전문가 “초기 차익실현 많아”…다친철도·상하이차 등 내수·고배당주에 몰려
시행 첫날 상하이 A주 외국인 투자한도 130억위안(약 2조3000억원)이 장 마감 1시간 전에 소진되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끄는가 싶더니 바로 다음날부터 거래 유입 규모가 급감했다. 홍콩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상하이 증시로 흘러간 순매수 규모(후구퉁)는 21억위안으로 일일 한도 130억위안의 16% 수준에 그쳤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후강퉁 시행 당시만 해도 총외국인투자한도(3000억위안)가 소진되는 데 한 달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서너 달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에 상하이 증시나 홍콩 증시도 맥을 못췄다. 후강퉁 실시 전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7일부터 3거래일 동안 도리어 뚝 떨어졌다가 겨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일주일 간 2.7% 하락 마감했다. 후강퉁 시행 초기 주가 하락은 그간 기대감에 따른 조기 투자에 대한 차익실현 때문이다. 실제로 후강퉁 정책이 발표된 지난 4월부터 7개월 동안 상하이 증시가 22.3% 이상 상승해 장중 2500선까지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 상황도 비슷하다. 시행 첫날 후강퉁에 대한 문의전화가 빗발치면서 100억~150억원 뭉칫돈이 몰렸지만 다음날부터는 증권사가 쉬쉬할 정도로 투자 규모가 확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확히는 밝힐 수 없지만 시행 첫날 몰린 물량의 10~20%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할 수 있는 길만 열렸을 뿐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 연구원은 “일주일 동안 후강퉁으로 유입된 글로벌 투자자금의 선호도가 내수주와 고배당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친철도와 공상은행, 상하이자동차의 배당률은 각각 4.8%, 7.1%, 6.4%에 달한다.
[전병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