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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미친 후강퉁, 中금리인하로 살아날까

입력 : 
2014-11-23 17:04:23
수정 : 
2015-01-12 10: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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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초기 차익실현 많아”…다친철도·상하이차 등 내수·고배당주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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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을까.’ 지난 17일 전 세계 글로벌 투자자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출발한 후강퉁(상하이-홍콩거래소 간 주식교차거래)의 첫 일주일 실적이 실망스럽다.

시행 첫날 상하이 A주 외국인 투자한도 130억위안(약 2조3000억원)이 장 마감 1시간 전에 소진되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을 끄는가 싶더니 바로 다음날부터 거래 유입 규모가 급감했다. 홍콩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상하이 증시로 흘러간 순매수 규모(후구퉁)는 21억위안으로 일일 한도 130억위안의 16% 수준에 그쳤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후강퉁 시행 당시만 해도 총외국인투자한도(3000억위안)가 소진되는 데 한 달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서너 달은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에 상하이 증시나 홍콩 증시도 맥을 못췄다. 후강퉁 실시 전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7일부터 3거래일 동안 도리어 뚝 떨어졌다가 겨우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일주일 간 2.7% 하락 마감했다. 후강퉁 시행 초기 주가 하락은 그간 기대감에 따른 조기 투자에 대한 차익실현 때문이다. 실제로 후강퉁 정책이 발표된 지난 4월부터 7개월 동안 상하이 증시가 22.3% 이상 상승해 장중 2500선까지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 상황도 비슷하다. 시행 첫날 후강퉁에 대한 문의전화가 빗발치면서 100억~150억원 뭉칫돈이 몰렸지만 다음날부터는 증권사가 쉬쉬할 정도로 투자 규모가 확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확히는 밝힐 수 없지만 시행 첫날 몰린 물량의 10~20%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할 수 있는 길만 열렸을 뿐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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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후강퉁 효과는 앞으로 어떨까.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주일 간은 후강퉁 효과가 없어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지만, 중국 정부의 의도를 고려하면 후강퉁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지향하는 자본시장 개방과 위안화 국제화를 살펴볼 때 후강퉁은 단발적인 이벤트로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당장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22일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부양에 나선 것도 외국인 자금 유입을 끌어들여 후강퉁 효과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가 선전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시를 잇는 ‘선강퉁’을 준비하는 등 앞으로 중국 증시 개방 폭은 더 커지게 된다. 더구나 후강퉁 시행으로 상하이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지수 편입 가능성이 커져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자연스럽게 각종 투자 자금의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후강퉁 효과가 당장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자금이 집중 매입한 종목 6개 특징주에는 관심이 쏠린다. 홍콩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최근 나흘 동안 글로벌 자금은 다친철도, 상하이자동차, 타이핑양보험, 핑안보험, 공상은행, 구이저우마오타이 주식을 집중 사들였다. 6개 종목의 순매수 비중은 전체 규모의 절반(47%)에 달한다. 특히 다친철도는 매수액이 17억위안에 달해 순매수에서의 비중도 약 15%를 차지했다. 다친철도는 중국 화물·여행 철도 운송 1위 업체로 중국 하반기 철도 투자와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 요인이 맞물리면서 매수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상하이자동차와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소비주이며 핑안보험과 타이핑양보험은 중국의 대표적인 내수주다.

최 연구원은 “일주일 동안 후강퉁으로 유입된 글로벌 투자자금의 선호도가 내수주와 고배당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친철도와 공상은행, 상하이자동차의 배당률은 각각 4.8%, 7.1%, 6.4%에 달한다.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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