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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조선인 강제노동 인정 안했다…징용 불법 아니다"(종합2보)

송고시간2015-07-0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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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등재 관련 日성명문구 'forced to work' 한일 각자 해석日정부, 국내용 해석엔 '강제노역'→'일하게 됐다'로 물타기'국민징용령·한반도 식민지 지배는 합법'이라는 인식 지닌 듯

영상 기사 일본 외무상 "강제노동 인정한 것 아니다"
일본 외무상 "강제노동 인정한 것 아니다"

일본 외무상 "강제노동 인정한 것 아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된 일본의 근대산업시설에서 조선인 '강제 노동'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직후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토 구니 주유네스코 대사의 발언에 대해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사토 대사는 등재 결정과 관련해 "일본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된 산업시설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노동을 인정한 것을 한일 청구권 문제에 활용하면 안 된다는 뜻을 강조했으나 그 바탕에는 한반도를 식민지 지배한 것이 합법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에 이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세계유산 등재 직후부터 잇따라 일본 언론을 통해 '물타기'에 나섰다.

그는 5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시설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직후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토 구니(佐藤地) 주유네스코 대사의 발언에 대해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토 대사는 등재 결정과 관련해 세계유산위 위원국들을 상대로 읽은 성명에서 "일본은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돼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했으며(forced to work),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도 징용 정책을 시행하였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결국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양국이 자국 국민에게 내 놓은 해석에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외교부의 '강제징용 관련 일측 발언문 평가'
외교부의 '강제징용 관련 일측 발언문 평가'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조선인 강제노역을 우회적으로 반영한 일본의 산업혁명시설 세계유산 등재 결정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일본 측에서 강제노동을 부인하는 언급이 나와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윤병세 장관이 일본측의 발언을 평가한 내용을 들고 있다. 'brought against their will(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동원)'과 'forced to work(강제로 노역/노역이 강요된)'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포함돼 있다. 2015.7.6
dohh@yna.co.kr

한국은 '강제 노역'으로 해석했지만, 일본은 일어판 번역문에서 원하지 않음에도 '일하게 됐다'('하타라카사레타'(동<人변+動>かされた)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강제성'을 흐렸다.

한국 정부 측이나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는 '일본이 강제 노역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고 평가하고 있음에도 일본은 정작 자국 내에서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한국은 세계유산위 회의에서의 입장 표명 기회에 '강제노동'의 의미를 명확히 담은 'forced labour'라는 표현을 쓰려 했으나 결국 한일 간 절충에 따라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어 한일 간 청구권 문제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발언(forced to work 등)을 일한 간 청구권의 맥락에서 이용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관도 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forced to work'가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시다 외무상이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스가 장관은 또 "한국 정부와의 고위 외교 교섭에서 우리나라 대표의 이번 발언을 한일 청구권의 문맥에서 이용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문제에 관해 "종래의 정부 입장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1944년 9월부터 1945년 8월 종전(終戰) 때까지 사이에 '국민징용령'에 근거를 두고 한반도 출신자의 징용이 이뤄졌다"며 이런 동원이 "이른바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은 (일본) 정부의 기존 견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간의 징용이 국제노동기구(ILO)가 금지하는 강제노동에도 해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의 발언은 국민징용령이 합법이라는 견해에 따른 것이고 이는 일본이 과거 한국인과 한반도를 식민지배한 것 역시 합법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 기사 일본 "강제노동 인정 아냐…일하게 됐다"
일본 "강제노동 인정 아냐…일하게 됐다"

[앵커] 일본이 또 딴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강제노동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강제 노역'을 일본어로 옮기면서는 '일하게 됐다'로 물타기까지 했습니다. 도쿄에서 조준형 특파원입니다.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된 자국 산업혁명 시설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편 것입니다. 일본 정부 대표단은 5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조선인 강제징용과 관련해 영어로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선인들이 강제로 노역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한국은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기시다 외무상은 그 직후 기자회견에서 "강제노동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관방장관> "우리나라 대표단의 발언은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는 어제 기시다 외무상이 말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 일본 정부는 'forced to work'라는 표현에 대해 일본어 번역문에서 '하기 싫지만 누군가가 시켜서 일을 한 경우'에 두루 사용되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강제성을 애매하게 한 것입니다. 이는 강제노동 사실을 인정할 경우 한국이 배상 청구 등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기시다 외무상은 "한·일간 청구권 문제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문제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식민지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간의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여준 일로 해석됩니다. 도쿄에서 연합뉴스 조준형 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결국 '강제노동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청구권 문제나 강제동원 피해자가 손해배상 청구 재판에서 주장을 펼치는 근거가 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근저에는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라는 한국의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주장이 깔렸다고 할 수 있다.

1965년 한국과 일본이 수교를 위해 체결한 기본조약에는 1910년 한일병합조약에 관해 무효시점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채 '이미 무효'라고 모호하게 표현됐다.

한국 측은 이를 토대로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될 때부터 무효이므로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일본 측은 체결 당시에는 유효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무효가 됐으므로 식민지 지배가 합법이라고 주장한다.

日정부 "조선인 강제노동 인정 안했다…징용 불법 아니다"(종합2보) - 2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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