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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 증식에 '4대강 사업 탓' 공방

금강·영산강·낙동강서 잇따라 확인…'환경파괴 경고' 우려 목소리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2014-07-07 08:53 송고 | 2014-07-07 09:19 최종수정
만경강에 출현한 큰빗이끼벌레. /뉴스1 © News1

금강과 영산강 등 4대강 사업 지역에 큰빗이끼벌레라는 괴생명체가 대량 증식하는 것으로 나타나 발생 원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대구환경운동연합, 4대강 범대책위원회 등은 6~7일 낙동강 유역에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강정고령보와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본류에서 큰빗이끼벌레 서식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환경부도 최근 금강과 영산강 지역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강변에 수몰된 고사목 주변에 큰빗이끼벌레들이 붙어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큰빗이끼벌레는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나 저수지에 주로 서식하는 1mm 정도의 작은 생물체이다. 개체는 매우 작지만 군집을 이루면 상당한 크기로 불어나는데 해외에서는 지름 2.8m짜리 덩어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수질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조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름철 호수나 흐름이 약한 곳에서 서식한다는 것과 16도 이하로 기온이 낮아질 경우 속이 부패하면서 암모니아 가스를 배출한다는 정도가 전부다.
지난6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달성보에서 전문조사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들어 보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는 북미지역의 외래종으로 1 ㎜ 미만의 개충들이 응집해 군체를 형성해 축구공만 한 크기로 자란다. /뉴스1 © News1
이름조차 생소한 이 벌레는 일반적으로 독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김새가 마치 괴생물체처럼 징그럽고 혐오스러워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 부실 등 '환경파괴'의 경고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낙동강, 영산강, 만경강 등 대부분의 강에서 이 벌레가 번식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4대강이 오염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4대강 보 사업으로 강물이 정체되면서 대량 증식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당국은 과거에도 영산강 하류 등 흐름이 약한 곳에서 이 벌레가 발견된 적이 있어서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4대강 사업 등 수질악화로 인한 다량 번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연관성을 크게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큰빗이끼벌레는 수질과는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며 "다만 강에 여러 가지 목적으로 댐이나 보 등의 구조물이 설치되면서 유속이 좀 느려진 부분이 증가 원인의 하나로는 생각된다"고 밝혔다.

큰빗이끼벌레는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 번성했다가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에 죽으면서 수질오염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생태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우려에도 환경당국은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2년 전 이 벌레를 연구했던 강원대 환경연구소 최재석 교수는 "이 벌레가 갑자기 불어나면 수중생물체의 서식지를 잠식하거나 사체 등이 부패해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수질에 미칠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대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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