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마취된 곰 가슴 바늘로 찔러…쓸개즙 먹는 '보신관광'

입력
수정2014.01.30.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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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

동남아 여행가서 살아있는 곰의 쓸개 즙을 뽑아 먹는 보신 관광.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야생곰 농장의 불법 보신 관광 실태 MBC취재진이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김태윤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베트남 하롱베이의 곰 농장 입구.

한국 관광객 25명을 태운 버스가 들어갑니다.

한국인 농장 직원이 나와, 우리에 갇힌 야생곰을 관광객에게 보여줍니다.

◀ 인터뷰 ▶
기자 (머리 왜 흔드는 거예요?)
업자 "웅담 빼려고 온 곰들이에요. 열흘 정도 머물렀다 가는데 갑갑하겠죠."

절대로 사진을 찍지 말라는 한국인 직원.

◀ 농장 직원 ▶
"사진기 뺏길 수도 있어요! 한국 가서 인터넷에 올려서 보신 관광이 어떠니..."

관광객을 사무실로 데리고 간 뒤 곰 쓸개즙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 판매업자 ▶
"웅담의 주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린 산이라는 성분은 골수에 쌓인 약기운을 제거하고..."

잠시 뒤 문이 열리고, 마취돼 쓰러진 곰 한마리가 실려옵니다.

현지인 직원이 초음파 기계로 곰 쓸개 위치를 확인하고, 긴 바늘을 가슴에 찔러 호스로 쓸개즙을 뽑아 냅니다.

◀ 판매업자 ▶
"담낭에 찔러넣은 주삿바늘에 연결해서 담즙만 추출하는 거에요."

쓸개즙을 소주에 섞어 나눠주자, 관광객들이 서로 앞다퉈 마십니다.

관광객 "두 잔 마셔도 돼요?"
판매업자 "두 잔 드셔도 되는데, 손님이 많이 계시니까."

비닐에 포장한 곰 쓸개즙은 5cc 한 봉지에 30만 원.

돈이 부족하면 한국에 돌아가서 부쳐줘도 된다며 부추깁니다.

◀ 업자 ▶
"30만 원 (계산)하고, 30만 원은 외상으로."

멸종위기종인 곰의 쓸개즙을 뽑는 건 베트남에서도 불법.

하지만 단속을 하지 않다보니 한국인 업자가 베트남 사람 명의로 농장을 운영하며 여행사를 통해 관광객을 끌어옵니다.

곰 농장에서는 곰 쓸개즙 판매액에 따라 여행사에게 수수료를 주기 때문에, 가이드들은 현지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곰농장을 방문하도록 끊임없이 권유합니다.

국내 몇몇 여행사들은 '동남아 곰 쇼핑'이라며 보신 관광 일정을 대놓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여행사 관계자 "베트남은 곰집(농장) 쇼핑 가시고요."
기자 (쓸개즙 살 수 있나요?)
여행사 관계자 "사올 수 있는데, 불법이니까..."
기자 (알아서 하면 되죠?)
여행사 관계자 "그렇죠."

하지만 해외에서 곰 쓸개즙을 사오다 걸리면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은 물론, 세균에 감염된 쓸개즙을 먹었을 땐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김태윤 기자 kktybo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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