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알리바바 정부에 계란으로 바위치기식 도전 칼 맞을 수도

알리바바 정부에 계란으로 바위치기식 도전 칼 맞을 수도

기사승인 2015. 01. 30. 17:4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정부가 작심하면 공룡도 일거에 사라지지 말라는 법 없어
중국에서 최고의 갑은 누가 뭐래도 공산당이 주도하는 당정군(黨政軍)이라고 해야 한다. 나머지는 아무리 내세울 것이 많더라도 그저 기타 여러분이나 을병정에 불과하다. 재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갑인 듯 보여도 당 앞에서는 한 없이 굽혀야 한다. “노!”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교묘하게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속된 말로 한다면 칼을 맞게 된다. 중국이 일당독재 국가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보인다.

중국 관영 언론의 최근 보도를 보면 이런 갑에게 겁 없이 “노!”라고 한 기업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구글이나 애플이 부럽지 않은 중국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28일 공상총국(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몰 타오바오(淘寶)의 제품 63%가 짝퉁이나 중고품 등 비정품이라는 사실을 밝힌 백서를 발간해 공개하자 즉각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항변했다. 심지어 조사 결과가 잘못됐다면서 공상총국을 제소하겠다는 성명까지 냈다. 이 정도 되면 정부가 진짜 갑인지 헷갈리게 된다.

마윈
타오바오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 중국의 당정으로부터 미운 털이 박혀 있는지도 모른다. 납작 엎드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야 한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물론 알리바바가 자신들이 을인 줄 모르고 마냥 흥분한 채 정부에 도전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백서가 공개된 당일 “정부가 적시한 제품들은 타오바오가 만든 짝퉁이 아니다. 지식재산권 같은 문제는 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문제이지 기업 혼자 풀 수는 없다.”는 항변을 이례적으로 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자신들은 유통만 책임졌을 뿐이니 백서를 통해 두들겨맞을 정도로 비도덕적인 기업은 아니라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실제로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대체로 상황이 대동소이한 것을 상기하면 알리바바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아직 중국은 공산당이 지존인 국가라고 해도 좋다. 공산당이 가는 길이 바로 법인 것이다. 그 앞에서 까불면 진짜 큰 코 다칠 수 있다. 더구나 알리바바는 털어서 먼지가 너무 많이 난다. 판매하는 제품 중에 진품은 37%밖에 안 되는 것은 솔직히 기본에 속한다. 여기에 너무 방자하게 나대는 마윈 회장의 존재, 라이벌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신흥 업체들의 싹을 무참하게 밟아버리는 영업 행태 등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정부의 언질도 받지 않은 채 금융업 쪽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흘리는 행보 역시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일반인들이 쉬쉬 하면서도 뒤에서 수근거리는 소문도 알리바바로서는 치명적이라고 해야 한다. 바로 전 정권의 최대 실세였던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친인척 및 측근들과 유착 관계에 있었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사정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너무나 많은 먼지가 날 수도 있는 입장에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혀 있을 수밖에 없는 알리바바가 끝까지 중국 정부에 대해 “노!”라고 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바로 꼬리를 내리고 순순히 정부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쪽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알리바바의 정부에 대한 도전은 뻔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자칫 잘못하면 후폭풍이 더욱 클 수도 있다. 한 방에 훅 갈지도 모른다는 결론은 가볍게 나온다. 만약 정부가 작심하고 알리바바를 건드렸다면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제대로 걸렸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다. 알리바바가 향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