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청림中, 용기있는 도전
교사-학생 불필요 갈등 해결
하의도 치마·바지 자율선택
▲ 동탄청림중학교가 용기있게 바꾼 야구점퍼·후드 티 교복(동복) . /사진제공=동탄청림중학교
▲ 동탄청림중학교가 용기있게 바꾼 야구점퍼·후드 티 교복(동복) . /사진제공=동탄청림중학교

"고정관념을 깨는 일에 용기 있게 도전합니다."

동탄청림중학교가 불편한 교복 대신 야구점퍼와 후드 티를 학생 교복으로 제작하며 경기도내 학교 교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3월 개교한 동탄청림중은 1년간의 진통 끝에 올해 교복(동복)으로 흰색 면티와 푸른색 후드 티, 야구점퍼 등을 각각 채택했다.

일부 학교에서 생활복 등으로 추가 구매하기도 하는 야구점퍼가 교복으로 탈바꿈했다.

동탄청림중이 기존 교복에 고정관념을 깬 이유는 교사와 학생들 간 불필요한 갈등을 없애기 위함이 첫 번째다.

'단정한 교복'을 이유로 펼치는 학생생활지도는 결국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교육 본질'에 충실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물론, 부정적인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고 판단해서다.

여기에 여학생들이 입을 교복 하의로는 바지와 치마,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하복으로 제작된 반바지도 마찬가지다. 치마를 반드시 구입한 뒤 바지를 추가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기존 교복구매에 대한 여학생들의 고민도 덜었다.

또 교복 하복으로 제작된 반팔 티와 반바지 그대로 학교 체육시간에도 입을 수 있도록 잠정 결정했다.

굳이 체육복(하복)을 갈아입지 않더라도 교복을 쉽게 세탁할 수 있기 때문에 체육활동에도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체육교과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더 이상 '불편한 교복'을 입고 싶지 않다는 학생들의 입장도 함께 담았다.

방한용 외투(패딩 등)를 교복 위에 입는 문제가 학교의 공통된 골칫거리로 떠오르자 근본적인 원인인 불편한 교복 자체를 없애자는 취지다.

동탄청림중이 용기를 내기 시작하자 점차 학교공동체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고 공유하기 시작했다.

학생, 학부모들과 협의를 거쳐 당초 흰색 블라우스는 긴소매 티로, 검정색이었던 후드 티는 파랑색으로 각각 변경했다.

이 모든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도 있었다.

'교복이 교복 같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문제로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와 경기도교육청에 수차례 민원도 제기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그럴수록 정미애 동탄청림중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모으는데 힘썼다.

먼저 지난해 4월 구성한 교복선정위원회와 학교운영위원회 등과 4~5차례에 걸쳐 1년 간 협의를 지속했다.

또 학생자치회 토론회와 교복 전시회 및 설명회 등도 수차례 열어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경기도와 도교육청이 업무협약을 맺은 착한교복사업에도 동참해 20만원 후반대의 가격으로 동·하복을 공동 구매하면서 교복 구매비용의 단가도 낮췄다.

정미애 교장은 "교표에 담긴 '林'(수풀림) 한자처럼 교육공동체가 손을 잡고 함께 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아이들이 입지 않는 이유가 불편함 때문이라면 그 원인을 알아서 해결해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교복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