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시대·행정 전산처리
통장比 低 활동비도 영향
설문 거쳐 올 초 제도 폐지
의정부시가 44년간 운영하던 반장 제도를 폐지했다.

행정 전산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 등 사회 환경이 급변하면서 반장의 역할이 줄었다고 판단해서다.

27일 시에 따르면 1975년부터 반장 제도를 운영했다.

이들은 읍·면·동에서 반상회를 운영하며 통장 업무를 도왔다.

또 민방위훈련 통지서와 세금 고지서, 관공서 소식지를 전달하며 주민과 행정기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그러나 행정기관의 업무 전산화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 시대가 변하면서 반장의 역할도 점차 줄었다.

여기에 통장과 비교해 부족한 활동비도 반장 기피 현상을 부추겼다.

의정부 지역 일선 통장은 매월 수당 20만원을 받는다.

또 회의 수당과 명절 상여금도 지원된다.

상해보험도 적용된다.

반면 반장은 설날·추석을 합쳐 상여금 5만원만 받았다.

다른 혜택은 없다.

이 같은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반장을 하려는 주민도 많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의정부 지역 반장 정원은 총 3680명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활동한 반장은 1631명(위촉율 44.3%)에 그쳤다.

이와 달리 통장 위촉율은 98%를 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정부시통장협의회는 지난해 6~7월 사이 반장 제도 존치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 606명 중 498명(82.1%)이 폐지하자고 답했다.

이후 협의회는 시에 반장 제도 폐지를 건의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11월 통·반 설치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이어 올 1월 해당 조례를 공포한 뒤 반장 제도를 없앴다.

시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민들이 반장을 통해 행정기관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요즘은 본인들이 직접 민원을 처리하는 등 시대가 많이 변했다"며 "지금까지 지역사회를 위해 묵묵히 봉사한 반장 여러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이에 시장도 서한문을 보내 고마움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에서는 시흥시와 부천시가 지난 2009년과 2017년에 반장 제도를 각각 폐지했다.

/의정부=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