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초지자체 새출발.재도약 의지
경기도 내 기초지자체가 민선7기 출범과 함께 속속 새 출발과 재도약의 의지를 담은 시정구호(슬로건)를 정하고 있다. 특히 시정구호의 경우 단체장의 정치 철학과 지역 발전의 비전이 담겨 있어 민선7기 운영 방향과 행보를 예측할 수 있는 점에서 중요한 정책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여주지역에서 첫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선된 이항진 여주시장은 지난달 25일 인수위원회를 통해 '사람중심, 행복여주'로 확정했다. 여주시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뜻의 '사람중심'과 시민들의 안위와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의 '행복여주'를 결합했다. 일부 기득권 인사에게 집중됐던 여주시의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이 시장은 "농촌지역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아보는 따뜻한 여주를 만들어, 여주를 사람 냄새나게 바꿔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수도권 동북부 거점도시 남양주'를 내세웠다. 수도권 변두리의 '배드타운'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내고, 생활권·문화가 다른 시민들의 화합과 통합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시장은 평소 "도농복합도시와 여러 생활권으로 남양주로 묶이지 못하고 각종 규제로 남양주는 수도권 변두리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족기능을 갖춘 거점도시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천지역의 보수 아성을 무너뜨린 박윤국 포천시장은 '평화시대 남북경협 거점도시 포천'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작, 비상하는 포천'을 발표했다. 낙후된 도시 이미지를 벗고 남북 관계 개선을 기점으로 지역 발전을 모색한 전략 목표가 담겨져 있다. 박 시장은 "숙명 같았던 분단의 상처와 소외의 포천은 이제 평화의 길로 가는 데 있어서 더없이 좋은 기회의 땅으로 바뀔 것"이라며 "남과 북의 경제협력 중심지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거듭나 인구절벽, 소비절벽, 일자리절벽에 막혀있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등 포천 발전의 마중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상돈 의왕시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의왕, 새로운 의왕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시정구호를, 또 정동균 양평군수는 '바르고 공정한, 행복한 양평'으로 정했다.

또 일부 지자체는 민선7기에서 강조한 지방분권 실현과 시민 중심의 도시 건설을 목표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시정구호를 확정했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시민 공모를 통해 '살 맛 나는 생생 도시 안산'을 시정 비전으로 확정했다. 인구감소 등으로 도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사람이 돌아오고, 도시는 다시금 생기를 띤다는 의미를 지녔다.

'살 맛 나는'이라는 표현은 윤 시장이 후보자 시절부터 '살고 싶은 안산', '사람 사는 안산', '살 맛 나는 안산'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보편적 인류애와 촘촘한 복지 속에 모두가 행복한 안산시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도 품고 있다. '생생 도시'에서 생생은 안산의 침체된 도시 이미지와 분위기를 털어내고 생동감, 생기발랄함, 생명력, 생태, 생기, 역동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도시에 젊음과 활력을 불어 넣고 미래로 약진하는 도시로 혁신하자는 의지를 표현했다.

윤 시장은 "민선7기 새로운 시정비전을 정하는 과정은 시민과 공직자와 협의를 통한 첫 번째 소통이며, 이번에 정한 시정비전처럼 안산시민 모두가 살 맛 나는 안산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시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시정구호 공모전을 계획 중이고, 한대희 군포시장도 오는 20일까지 시정구호를 공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군기 용인시장은 별도의 시정구호를 정하지 않고 효율적인 측면에 따라 민선6기 슬로건을 그대로 이어간다. 백 시장은 민선 6기 시정구호인 '사람중심 용인'과 자신이 내세운 '사람들의 용인'이 의미가 같아 이전 슬로건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또 시정구호 교체에 따른 예산을 절감하자는 취지도 있다.
연임에 성공한 염태영 수원시장도 지난 6기 '사람중심 더 큰 수원'에 이어 '사람중심 더 큰 수원의 완성'을 구호로 정하고 지역 발전 구현에 나선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