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서 안전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관련 기관·기업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3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인천공항공사 협력사 직원 A씨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컨베이어 벨트에서 야간작업을 하던 중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지난 3월1일에도 같은 협력사 직원 B씨가 이 터미널 컨베이어 벨트에서 야간작업을 하다가 손가락 일부가 절단되는 사고가 났다.

중부노동청은 최근 이 회사가 산업재해 사고를 은폐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 10월에 발생한 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상 한 달 이내 산업재해 조사표를 작성해 관할 노동청에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회사가 3월 사고의 산업재해 조사표를 7개월이 지난 시점에 제출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해 과태료 700만원을 부과했다고 중부노동청은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이 사고를 은폐하려던 정황은 없었다고 했다.

문제는 컨베이어 벨트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비슷한 안전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인천공항 승객들의 수하물을 처리하는 컨베이어 벨트에는 손가락 등 작업자 신체 일부가 낄 수 있는 '협착점'이 여러 개 있다. 일부 협착점엔 안전사고를 대비한 '비상정지장치'가 설치돼 있으나 여전히 컨베이어 벨트 곳곳에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선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부노동청 관계자는 "인천공항 컨베이어 벨트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