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말소해도 운영은 계속"
10년 넘게 인천에서 활동해온 새터민 지원 단체가 재정난으로 '비영리민간단체' 지위를 포기했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 소재 새터민자립후원회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최종 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단체는 후원금 감소와 통일부가 각 지자체에 설립한 하나센터와의 사업 중복에 따른 기능 약화를 이유로 자발적으로 말소 신청을 했다.
복지센터와 다양한 종교재단 등 지원기관·단체가 늘어나고 각종 매체와 교육기관을 통한 새터민의 사회 적응·인식 개선 프로그램 활성화로 후원회가 맡아온 역할이 줄어든 점도 또 다른 이유다.

후원회를 이끌고 있는 구자선 후원회장은 "최근 경기 침체 악화로 후원자들이 줄어들면서 재정난을 겪어왔고, 2010년 북한이탈주민 지역적응센터(하나센터)가 전국 각지에 생겨나면서 굳이 무리하게 센터와 중복되는 사업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후원회는 통일부에서 위촉받은 통일교육위원 30명이 주축이 돼 민간 차원에서 새터민 정착을 돕고자 기금을 모아 2007년 설립한 단체다. 전국에 있는 새터민이 지원 대상이지만, 인천·경기 등 수도권과 인근 강원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다.

정부·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새터민 정착·사회 적응·권익 보호를 위한 각종 사업을 펼쳤고, 사회 문화 적응 교육과 상담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했다.
구체적으론 '새터민자립대학'이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부·사회단체 조직 기구와 역할, 생활 법률, 한국어, 의료 체계 등 필수적이고 유용한 상식들을 가르쳤다.

새터민 전문 상담사도 양성했다. 통일부에서 북한이탈주민 전문 상담사 교육을 위탁받아 40여명을 교육시켰고, 여기서 탄생한 15명의 전문 상담사들이 현재 인천과 경기, 강원지역의 하나센터 등에서 전문 상담사로 활동 중이다.

이밖에 지역축제 등 문화 체험과 산업시설 탐방, 취업 안내, 결혼·장례 지원, 의료 서비스 등 한국사회에서 자립하는데 필요한 정보·경험·서비스를 제공하고, '파랑새예술단'을 운영하면서 약 300차례 북한 전통무용 등 공연도 펼쳤다.

후원회는 비영리민간단체에서 말소되더라도 운영은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구 후원회장은 "정부나 각종 단체 지원 사업만 진행하지 않을 뿐 그동안 지원해온 새터민 가정들과 꾸준히 교류하면서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