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 감소세 … 지로 거부감 확산
정기 후원·캠페인 등 기부 변화
▲ 3일 인천 부평구 깡시장에서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자원봉사원들이 '적십자회비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지역 적십자회비 모금액이 매년 줄면서 적십자사의 모금 방향이 정기 후원과 기부 캠페인으로 바뀌고 있다. 지로용지 납부에 대한 거부감 등 시민들의 달라진 기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3일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적십자회비 집중모금기간(12~1월) 모금액은 2017년 17억3667만4464원에서 2018년 15억9898만8355원, 2019년(이달 2일 기준) 10억2802만3875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모금은 연중으로 진행되지만 회비의 대부분이 집중모금기간에 모인다.

적십자회비는 연말이면 가정으로 배달되는 지료용지를 통해 납부할 수 있다. 금액은 1만원으로 전국이 동일하다.

그동안 시민들은 공과금과 함께 회비를 내곤 했다. 이렇게 모인 회비는 위기가정과 취약계층 지원, 화재·풍수해 이재민을 위한 구호활동 등에 쓰인다.

하지만 회비 납부는 의무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내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지로용지를 받고 있다는 거부감이 확산됐다.

적십자 인천지사는 이 같은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회비 의존도를 낮추고 정기 후원과 기부금 형태의 모금을 확대하고 있다.

또 시민들이 기부금 납부에 그치지 않고 용도와 내역을 알고 싶어 하는 만큼 직접 참여하며 보람을 느끼는 기부 여건 조성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중구 일대에서 '나눔선샤인'이라는 주제의 행사를 열고 참가자들에게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방한용품을 만드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외에 기업체와 법인을 대상으로 매달 정해진 금액을 기부하는 '씀씀이가 바른 기업' 등의 캠페인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인 RCHC(Red Cross Honors Club) 회원 발굴에도 주력 중이다. 인천에서는 12명이 RCHC 회원으로 가입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관계자는 "모금은 사회적 분위기와 경제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달라진 모금 환경에 걸맞게 시민들의 기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