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잊지 않는 것"

▲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제5주기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 다시 봄, 희망을 품다' 에서 재학생들이 선배들을 기리며 합창을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내 영혼 바람이 되어"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등학교 4층 단원관에서 학생 추모 합창단의 합창이 울려 퍼졌다.

이날 단원고에서는 봄을 맞아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함께 '다시 봄, 희망을 품다'를 주제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단원고로 향하는 길목에는 '곁에서 보고싶어'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그리워하는 추모 글귀가 적힌 노란색 플래카드들이 줄지어 이어지며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단원고 학생회가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이날 추모 행사는 참석을 희망한 재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200여명이 모여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히 진행됐다. 추모 행사 시작을 알리는 기억영상을 10여 분간 상영한 후 묵념으로 추모 행사를 시작했다.

추모 행사의 첫 번째 순서로 추모 합창 공연이 진행됐다. 목에 노란 리본을 두른 학생들이 강당 무대 위로 올라 '인연'과 '내 영혼 바람 되어'를 연달아 불렀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선배들과 선생님들을 추모하기 위해 50여명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추모 합창단을 꾸렸다. 두 손을 모으고 추모 공연을 지켜보던 학생들과 교사들도 눈시울을 붉히며 선배들과 동료교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추모 행사 사회를 맡은 김민희(단원고3) 학생부회장은 "모두를 떨게 했던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벚꽃이 만개하고 따스한 봄바람이 부는 4월이 왔다"며 "그날도 오늘과 같이 꽃이 만개한 따스한 봄이었지만 그 당시 우리의 몸과 마음은 한없이 차가운 겨울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덧 시간이 흘러 5주기가 됐지만 아직도 진실은 수면아래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진실이 확실하게 밝혀질 때까지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건 잊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명선 전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세월호 참사 후 세월호는 저에게 '망가진 가정'이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새로운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월호 참사는 권력 장악에 눈 먼 부도덕한 사회와 어른들이 만든 범죄행위였음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단원고는 이날 세월호 참사 추모를 위한 단축수업을 하고, 엽서쓰기, 노란리본 만들기 등의 추모 행사를 실시했다.

추모 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이날 오후 안산교육지원청 내 '기억교실'을 방문하는 등 희생자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