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은행원이 현명한 대처로 연이어 피해를 막아냈다.

남인천농협 인하대역지점은 지난달 27~28일 이틀에 걸쳐 경찰 신고를 통해 보이스피싱에 노출된 70대 노인 2명의 범죄 피해를 막았다고 1일 밝혔다. 피해를 예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은행원 정은지(29)씨다.

정씨는 지난달 27일 창구에서 업무를 보던 중 한 어르신을 만났다. 해당 어르신은 다급하게 500만원 인출을 요구했다. 평소 거래를 자주 하던 고객이 아닌데 거액 인출을 재촉하자 수상해 사용처를 물었지만 어르신은 손사래를 쳤다.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정씨는 쪽지를 작성해 어르신에게 최근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며 자녀 납치나 빚보증 전화를 받은 게 없냐고 물었다. 이에 어르신은 아들 번호를 적으며 전화를 대신해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아들로부터 연락이 왔고 어르신은 경찰을 통해 인계됐다.

다음날 창구로 2000만원을 인출하겠다고 온 또 다른 어르신도 같은 사례였다. 정씨는 어르신이 눈물을 보이는 모습을 알아채고 자녀와 관련된 보이스 피싱임을 직감, 기존에 숙지한 매뉴얼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정씨는 "최근 어르신을 대상 보이스피싱 범죄의 특징이 자택전화로 먼저 연락이 오고 추후 휴대폰 번호를 묻는 것"이라며 "어르신들은 자녀 목소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다 보니 이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