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불명확 고증반론 등
학계 일부 "불일치" 언급도
수원시 발굴조사 사업 중
"자료 미진해 파악 어려움"
▲ 고려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수원 창성사가 때 아닌 문화재 진위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장안구 상광교동 광교산 중턱에 절터만 남아있는 창성사지 발굴현장에 기와파편과 깨진 그릇이 흩어져 있다(왼쪽).광교산 버스 종점 인근에 위치한 현 창성사.이 사찰은 2010년 법성사에서 창성사로 개명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수원시 대표 유적, 창성사지(彰聖寺址)가 때아닌 진위 논란에 휘말렸다.

여태까지 나온 고증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어서다.

25일 시에 따르면 시는 창성사지의 창건, 중창, 폐사 등 역사과정을 조명하고 유적을 확보하기 위한 발굴조사사업을 추진 중이다.

창성사는 고려 시기 높은 위상을 지녔던 사찰로, 현재 1만3995㎡ 면적의 절터만 남아있다.

광교산(상광교동) 자락 계곡부에 위치해있다.

2017년 건축적 연구 가치와 문화재적 가치가 큰 유적으로 평가받아 경기도 문화재(기념물 제225호)로 지정됐다.

1986년 수원시가 향토유적 제4호로도 지정한 바 있다.

앞서 2014년부터 3차례 창성사지 발굴조사를 했던 시는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 4차 계획까지 세웠다. 예산 4억원도 편성했다.

하지만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시 계획을 전면 반대하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달 12일 모두 두 차례 시의 예산을 전액 삭감조치도 했다.

그동안의 조사 결과가 신빙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조사는 무의미하다는 이유다.

창성사지는 시가 수차례 고증에 나섰으나 개운하게 증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실제 '창성사가 있던 곳'이 어디인지부터 논란이 있다.

현 창성사지 터에서 200여m 나아가면 창성사라는 사찰이 운영되고 있다.

1968년 '법성사'라는 명칭으로 창건됐다가 2010년 개명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찰 관계자들은 고려 역사 속 창성사 터가 자신들이 있는 사찰 일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창성사 관계자는 "문화재로 지정된 창성사지에 옛 창성사가 있었단 건 추정일 뿐, 확실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학계 일부에서 '암자(庵子·큰 절에 딸린 작은 절)' 등 가설로 문화재 위치가 잘못됐다는 언급도 한 바 있다. 시의 발굴조사에서는 해당 사찰과 문화재 창성사지 모두에서 유물이 발굴됐다.

김정렬(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몇 년 전부터 7억원이나 들여서 조사했는데 창성사의 본래 위치, 진각국사탑비(보물 제16호)와 문화재 창성사지와의 일치여부 등이 증명되지 않았다. 탄소연대 측정 등 과학적인 분석도 없다"며 "시민세금이 들어간 만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창성사로 이름을 개명한 사찰에서 기와 등이 발견됐으나 기와편이 없는 특성상 다른 사찰로 추정된다"며 "진각국사탑비가 왜 매향동으로 갔는지는 회의자료 등이 없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