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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화큐셀의 신선한 노동 문제 접근법

문재인 대통령이 1일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큐셀의 충북 진천 공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10대그룹의 국내 첫 방문지를 한화큐셀로 정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태양광 발전의 핵심부품인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의 진천공장은 셀 생산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긴급수입제한 조치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의 신에너지정책, 통상압박 피해의 상징적인 곳이다. 대기업 공장의 국내 유턴, 지역 균형발전의 의미도 있다. 한화는 당초 공장 후보지로 말레이시아를 염두에 뒀으나 전략산업 육성 측면에서 진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일자리와 관련된 움직임이다. 한화큐셀은 2년 전 공장 가동에 맞춰 청년을 중심으로 한 지역 거주자 1500명을 고용한 데 이어 이날 노사공동선언을 통해 4월부터 현재 3조 3교대인 근무 방식을 4조 3교대로 바꾸고 500명을 더 뽑기로 했다. 노동시간 25% 감축으로 인력 25%를 충원하는 셈이다. 사측은 임금 감소를 우려하는 노동자를 위해 기존의 90% 수준에서 보전을 약속했다.

노동시간이 길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한국적 풍토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오랜 숙원이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연간 2150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1750시간에 비해 월등히 많다. 여야는 오는 7월부터 기업 규모별로 3단계에 걸쳐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지만 비용 증가를 걱정하는 사측과 급여 감소를 우려하는 노동자들의 입장차는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큐셀의 사례는 상징성이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 문제가 국가적 과제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좋은 일자리로 취급받던 제조업은 갈수록 고용창출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구구조상 향후 3~4년간 20대 후반이 취업시장에 대거 진입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이 따로 일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이날 한화큐셀 임직원에게 “업어드릴까요” “지켜드리겠다”고 말한 것은 일자리가 그만큼 간절하다는 뜻이다. 최근 재계에서는 “사회적 가치 창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최태원 SK 회장), “이익 짜내기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신동빈 롯데 회장)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이 함께하지 않으면 사회발전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한화큐셀의 일자리 나누기가 재계 전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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