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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저/공진호 | 다산책방 | 2019년 09월 30일 | 원제 : Keeping an Eye Open 리뷰 총점8.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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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676g | 138*210*30mm
ISBN13 9791130625829
ISBN10 113062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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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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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1

저자 소개 (2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드, 잉글랜드』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등 12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등의 에세이를 펴냈다. 1980년대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의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그리고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뉴욕시립대학에서 영문학과 창작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루시아 벌린의 『청소부 매뉴얼』,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스콧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하퍼 리의 『파수꾼』, 이디스 그로스먼의 『번역 예찬』,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세계 여성 시인선 :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에드거 앨런 포 시선 : 꿈속의 ... 뉴욕시립대학에서 영문학과 창작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루시아 벌린의 『청소부 매뉴얼』,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 스콧 피츠제럴드의 『밤은 부드러워』,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하퍼 리의 『파수꾼』, 이디스 그로스먼의 『번역 예찬』,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세계 여성 시인선 :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 『에드거 앨런 포 시선 : 꿈속의 꿈』, 『안나 드 노아이유 시선 : 사랑 사랑 뱅뱅』, 『아틸라 요제프 시선 : 일곱 번째 사람』, 『월트 휘트먼 시선 : 오 캡틴! 마이 캡틴!』, E. L. 닥터로의 『빌리 배스게이트』,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의 『던바』, 줄리언 반스의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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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옮긴이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추천평

순수한 황홀감, 그 자체다.
- 워싱턴 포스트
경이로운 것들에 관한 놀라운 컬렉션!
- 인디펜던트
모든 미술 독자에게 강력 추천한다.
- 라이브러리 저널
모든 예술 에세이가 이 경지에 올랐더라면……
- 뉴 스테이츠먼
대단히 가치 있고, 유용하며, 세심하고, 사려 깊고, 즐거움을 주는 에세이.
- 이브닝 스탠더드
매혹적이고 탁월하다. 방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작품의 가장 사적인 면을 깊숙이 파고들며, 각 작품들이 서로 다른 작품들에 미친 영향을 포착해낸다.
- 파이낸셜타임스
명확하고도 열정적이며 사려 깊은 글… 세부적인 것들을 포착해내는 타고난 소설가의 눈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반스는 독창적인 해석과 직관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드가와 브라크, 마그리트와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화가들부터 아직 덜 알려진 훌륭한 화가들까지 그들의 진면목을 알게 한다.
- 뉴욕타임스
예술과 예술가 사이의 강력한 연결고리… 반스는 위대한 그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는 훌륭한 안목을 지니고 있으며,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여 그가 본 것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철학적이고 빈틈없지만, 접근성이 뛰어나고 흥미진진하다. 반스는 중요한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 세계를 절묘하게 분석해 독자들과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
- 커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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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눈'으로 그림을 마주할 때가 되었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e | 2019-10-31 | 신고

 

성질 급한 나답게 처음에 이 책의 제목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인 '사私적인'을 '시詩적인'으로 읽어 버렸다. 미술은 물감으로 그린 시詩임에 틀림없고, 범상치 않은 소설가 줄리언 반스의 저작이므로 다분히 시詩적이겠지. 이 책의 원제목 'keeping an eye open'에 따라 다시 보니 '사적인'이었다( 탁월한 번역의 손길에서 태어난 우리말 제목이 이 책을 더 빛내준다). 그러나, 반스의 '사적인' 미술 산책 여정을 밟다 보니 모든 이야기들은 가히 '시詩적'이었다. 반스가 거의 30년 동안 '눈'을 활짝 열어 '사적'으로 구축해온 미술 세계 속에서 황홀한 형태와 색채를 입은 '시詩적' 파노라마를 보았다.

 

(부끄러워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솔직히 반스의 그 어느 책도 읽어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대했다. 명성이 자자한 소설가(작가)로써 보다는 소설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의 미술 세계가 더 궁금했기에 이는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글쓰기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잘한 일이었다. 왜냐면 늘 소설보다 더 관심 가져온 미술 속으로 한 발 더 깊이 내딛게 되었고, 동시에 늘 매력을 느껴온 글쓰기에 대해서도 새로운 차원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당황스러울만치) 다양한 접근으로 풀어내는 미술 이야기에 홀딱 반해버린다. 화려하면서 정교하고 날카로우면서 치열하지만, 부단히 차분하게 아름다운 반스의 이야기는 내가 미술을 대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서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반스 자신의 이야기인 듯 미술 사조에 대한 요약인 듯 다채롭게 얽혀가다가 '미술은 단순히 흥분을, 삶의 전율을 포착해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미술은 가끔 더 큰 기능을 한다. 미술은 바로 그 전율이다'로 매듭 되는 순간, 내 눈과 온몸을 관통하여 정수리 부근에서 '전율'이 울린다. 열일곱 개의 장은 각자 다른 형식을 취하며 흥미를 증폭시키기도 하고 찬찬한 사유로 안내하기도 하고 심도 있는 미술적 지식을 선사하기도 한다. 첫 출발은 제리코(THEODORE GERICAULT)의 <메두사호의 뗏목>로 밀도 높은 긴장감이 가득하다. 마치 반스가 탐정이 되어 그 당시의 신문기사, 생존자의 증언 및 여러 자료를 파헤치는 것 같다. 나도 덩달아 16일 동안 벌어진 재난 사건이 응축된 엄청난 크기의 그림을 앞에 두고 진실의 파편을 한 개씩 집어내는 가운데 극도로 집중하게 된다.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로 넘어와서는 화가가 남긴 일기를 대거 인용하며, 그의 솔직한 생각과 경험에 맞춰 반스 자신의 의견을 풀어놓는다. 이때, 오딜롱 르동, 보들레르, 스탕달, 윌터 팩(들라크루아의 일기를 편집, 번역한 미술비평가) 등 여러 사람이 여러 각도에서 본 들라크루아도 등장시켜 짐짓 개인적 감상 어린 자기합리화로 흐를 수 있는 일기를 보편적으로 공감할만한 평론으로 발전시킨다. 드가(EDGAR DEGAS) 편에서는 드가를 여성 혐오자로 내모는 평론에 대해 조목조목 이견을 제시하면서 '멀쩡하게 훌륭한' 드가를 드러낸다. ' 너나 내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더 많은 방식으로' 여인을 그린 <국화 옆의 여인>을 바라보며, 반스에게 들린다는 '도전적인 항변과 암시된 질문의 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반스는 특정 화가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다른 화가 한 명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하는데, 비유(비교)와 대조에 의한 극적인 효과가 일품이라 재미와 지식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피카소가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 아니다. 간혹 툭툭 언급되다가 보나르(PIERRE BONNARD)와 브라크(GEORGES BRAQUE)에 와서는 이들의 인격적, 예술적 훌륭함을 부각시키는 대척점의 인물로 내몰린다. 마치 연극에서 주인공에 맞서는 반대 인물 덕택에 주인공이 돋보이고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처럼. 뷔야르(EDOUARD VUILLARD)를 이야기할 때는 사뭇 진지한 태도로 성토하고 있어 '잘잘못'을 분별해야 하는 재판관의 역할을 자청하는 듯하다. 미술작품을 왜곡시키는 전기(전기작가)의 잘못된 부분을 들추어내는 과정에서 '진짜' 뷔야르가 나타난다. 뷔야르의 그림은 그 어느 화가보다 새로운 이름을 많이 부여받았는데 (<잡담>인데 <신부 The Bride>로, <검은색 드레스와 초록색 드레스>는 <실내 화가의 어머니와 누이>로 불린다), 이는 그림을 자서전으로 취급하는 잘못된 태도라 꼬집는다. 왜냐면 화가의 전기를 들이대며 특히 그의 개인사를 그림에 전면 투영해버리면 화가가 의도한 '구성과 미학보다는 그림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찾게 되고 이는 화가에 대한 배신'이기 때문이다. 뷔야르의 그림을 볼 때는 '색과 형태는 그 장면의 사실에 우선한다'라는 사실에 입각하여 색조의 조화와 색의 배치에 집중할 것을 당부하며, 전기에 '패'를 선언한다.

 

 

 

전기가 예술 작품 해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는 (내가 사적으로 파악한) 반스의 목소리는 제16장 루치안 프로이트 (LUCIAN FREUD)에서 다시 한번 크게 울린다. 조디 그레이그의 전기가 없었다면 평생 침묵과 비밀로 일관된 프로이트의 은밀한 사생활은 굳이 그의 작품과 연계될 이유도 필요도 없을 터이다. 본문을 읽지 않고 프로이트의 여성 누드화를 봤을 때는'뭐 이런 유의 별 감흥 없는 그림은 흔하지'라며 무심했지만, 반스가 인용한 전기 내용을 접하고 나니 프로이트의 괴팍함, 폭력성, 여성을 대하는 안하무인적 태도가 느껴져 불편했다. 쉼 없이 예리하게 써 내려가던 반스는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에 와서는 자신보다 할 말이 더 많을 것 같은 마그리트 전문가에게 귀를 기울인다. 마그리트의 훌륭한 해설자이자 옹호자로서 40년 넘게 마그리트에 관한 글을 쓰고 전시회를 기획해 온 데이비드 실베스터의 이야기를 내세운다. 물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와 같은 '말의 용도'시리즈는 잘못된 판단이며 다소 얄팍해 보인다는 반스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올든버그(CLEAS OLDENBURG)를 다룰 때는 팝아트라는 거시적 견지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낯선 화가 올든버그도 알게 되고 평소 '이건 또 뭐야?!'라고 어리둥절해하던 팝아트에 대해 여유를 갖게 된다.

 

'팝아트는 산만하거나 사소하거나 익살스러운 방식의 예술이다. 예술 주변에서 서성거리고, 예술의 옷을 입어보고, 예술이라는 것에 너무 감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는 것이 팝아트의 목적이다. 예술의 주제를 확장하고, 그 제작에 쓸 소재를 확장하며,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대부분의 팝아트의 목적이고 이는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330쪽

 

 

책이 진행될수록 이번 화가에 대해서는 어떤 기법으로 이야기를 끄집어내 어떻게 흐트러지지 않게 끌고 가서 과연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지 기대치가 점점 높아진다. 발단과 전개에서 '이건 뭐지?'하며 슬슬 빨려 들어가 클라이맥스에서 소스라치게 놀라다가 대단원의 막이 내리면 카타르시스를 느껴 꼼짝 못 하게 되는 단편소설을 한 편씩 읽어가는 듯하다. 반스 자신의 절친이기도 한 호지친(HOWARD HODGKIN)을 다루는 마지막 제17장에 이르러서는 앞서 열여섯 개의 장을 거치며 축적된 감탄이 결국 경탄으로 바뀌고야 만다. 「플로베르의 앵무새」를 쓸 만큼 반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플로베르에 대한 이야기와 호지킨에 대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섞어가는 가운데, 두 사람 모두에 대한 절도 있는 애정과 경외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소설을 쓸 때 줄거리는 색이나 명암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보다 중요하지 않다'라는 플로베르의 말을 인용하는데, 이는 '컬러리스트'라 불릴 정도로 색이 핵심을 이루는 호지킨의 '뜨겁고 거의 불타는 듯한 그림'에 대한 간접 칭송임을 알 수 있다. 플로베르가 자신의 소설에 삽화를 허락하지 않았듯이, 호지킨도 자신의 그림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다. 삽화든 말이든 군더더기가 필요하지 않은 글과 그림이야말로 최상의 예술이라고 결론짓는 셈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형식으로 매 화가마다 다르게 접근하는 글을 읽다 보면 그 어느 화가에든 ( 열렬히 좋아할 수는 없다 해도) 가까이 있는 것 같은 유대감을 느끼며 더 알고 싶어지게 된다(특히, 보나르, 발로통, 그리고 호지킨이 그렇다). 결국,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도대체 '줄리언 반스'는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을까)? '옮긴이의 말'에 정리된 반스 이야기를 살펴보면 얼추 답이 나온다. 사전 편집자, 법학 공부, 변호사 자격 획득,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문학 전문 편집자, 음식 평론가, 텔레비전 비평가 그리고 소설가 등등 나였다면 두세 번의 열띤 생을 살아야 이룰만한 지식과 약력을 소유한 그야말로 엄청난 사람이다( '20,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빈치'라 부르면 너무 식상할까?!). 또한, 프랑스인보다 더 프랑스에 정통할 것 같다. 어린 시절에 프랑스를 여행한 이후, 프랑스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품어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기까지 했다( 알퐁스 도데와 플로베르에 대한 문학 작업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작가로의 스펙트럼도 탐정소설, 단편소설, 장편소설, 수필, 전기, 평론((음악, 요리, 미술 등)에 이르기까지 방대하여 ... 정말 할 말이 없다('침묵'은 최고의 찬사이므로!). 이 책은 그저 재미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바꿔놓는 혁신적 보고서 같기도 했고, 아름다운 문장에 가슴 벅차기도 했고, 깊이 있는 앎의 영역에 들어서며 지적 흥분을 느끼기도 했고, 때로는 두세 번 곱씹어 봐야 할 만큼 어렵기도 했고, (말이 길어졌지만) 어쨌든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 글쓴이 반스의 '대단한 삶'때문이었다.

 

 

소설가로 잘 알려진 비전문가가 쓴 미술 이야기, 탁월한 이력과 비할 데 없는 작가적 소질을 갖춘 반스가 쓴 미술 평론이기에 독자로서의 나 역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읽기가 가능했다. 소설가의 빼어난 사유와 감각을 통해 정제되고 적확하게 살아나는 문장들은 모든 화가들에 대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책에 소개된 열일곱 명의 화가들 ( 목차에서는 자리를 내주지 않았지만, 본문에는 자주 튀어나오는 피카소를 포함하면 열여덟 명의 화가들)을 대할 때마다 반스의 언어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르동(ODILON REDON)에 대하여, '우리는 그의 작품을 두 가지 수준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림의 뜻에는 신경 쓰지 않고 불타는 듯한 색채에 살짝 선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후기 작품이 있고,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는 은밀한 상상력의 돌연변이 산물처럼 공중을 떠다니며 우리의 뇌리를 맴도는 르동의 자랑거리, 누아르 그림들이 있다'라 하니, 그림도 자체발광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명작은 특정 장소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자유부상하여 시공간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보나르(PIERRE BONNARD)의 욕실 그림에는 '두리번거리는 듯 상반된 관점들의 혼합'이라는 표현을 써, 밝은 색채 속에서 나른하게 퍼져 있는 듯한 장면에서 긴장감마저 도는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포착하게 되었고, 역시 보나르가 그린 <식탁구석>에 대해 '20세기에 나온 것 중 가장 은근한 불안감을 주는 그림'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뭉크의 <절규>가 보여주는 노골적인 불안은 비교적 얌전하게 다가온다. 난해한 수수께끼처럼 인지적 도전을 일삼는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그림에 대해, '일식이 일어날 때의 경이감 같은 감정을 유발한다'라는 문장 덕택에 이젠 도발적인 제목에 아랑곳 않고 르네의 그림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절정은 아무래도 호지킨이다. '호지킨의 그림은 이야기가 아니라 추억이며, 격렬하게 감정을 끌어올리는 오페라와도 같다'라니, 이미 그의 그림에서 짙은 아리아가 울려 나온다. 그러다가, 반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따라서 수배의 감동을 몰고 오는) 반스의 표현에 휘청거리게 된다. 호지킨의 그림에 대해 '아, 그렇고말고!' '좋군!' '맞아!' '이제야 보이기 시작하는군!'이라며 대수롭지 않아 하다가, '내가 그의 작품과 맺어온 지속적인 우정, 그의 작품을 흡수하고 또 그 작품에 몰두하는 행위는 조리 있는 논평으로 표현되는 일이 거의 없다... 이 그림들은 내 눈과 가슴과 머리에 말을 건다. 단, 조리 있게 표현할 줄 아는 머리의 특정 부위에는 말을 걸지 않는다. 나는 이 그림들을 향해 주로 저 이상적인 브라크식 침묵으로 말을 한다... 이만하면 말은 할 만큼 했다'라고 끝맺어 버린다. 왜 이렇게 그려놓고선 <드기 이후>하는 거지? <알프스의 눈>이라 제목을 달아놓고선 온통 '이글이글 타오르는 ' 빨강, 핑크, 검정에 청록을 막 발라놓은 거지? <연인>에는 초록과 오렌지를 찐득하니 칠해놓았을 뿐이잖아! 이렇게 궁시렁거렸던 나도 반스의 눈과 가슴과 머리를 빌려 입을 닫고, 호지킨의 그림을 가만히 보게 된다.

 

 

 

 

 

 

이 책에는 수준 높은 미술평론답게 지식적인 소산도 풍요롭다. 몰랐던 사실을 발견했고 잘못 알고 있었거나 불완전하게 알고 있던 점도 정정, 보완하여 미술의 지경이 넓어졌다. 우선, 화가 저마다의 독특한 초상화를 보며 초상화가 사람을 그리는 것을 넘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영혼이 저절로 드러나는' 세잔의 초상화가 있는가 하면, 385점이나 그려 약간 병적으로 보일 수 있는 보나르가 아내 마르트를 그린, 더 정확하게는 '마르트가 있는 분위기'를 그린 초상화도 있다. 또한, 평소에 이름만 겨우 알고 있었던 화가들에 대해서 수준 높은 입문을 달성한 것 같다. 오르세에서 <감은 눈>을 처음 보았을 때 그 환하게 잠겨드는 신비로움으로 긴장감을 풀어주었던 화가 르동(ODION REDON)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술은 오직 소재를 뛰어넘거나 환하게 밝힘으로써 혹은 증폭시킴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신비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라는 르동의 말을 발견하고선 (이 책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검은 눈>이 발하던 그 환한 신비로움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르동의 '둥둥 떠 있거나 위로 흐르듯 오르는 형상들'은 초현실주의자 못지않게 '기이한' 그림이지만 기분 좋아지는 '따뜻함'을 발산한다. 펠리스 발로통(FELLIX VALLOTTON)도 새롭게 알게 된 화가이다.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잊혀졌다기보다는 아예 잘 알려지지 않은 나비파 화가,로 소개하여 애잔했지만,'미국 볼티모어 미술관을 가야 하는 이유가 발로통의 <거짓말>때문'이라고 하니 그 특별함이 크게 와닿는다. <거짓말>은 '친밀감' 연작 중 하나로써 '색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구성과 호화로이 대비되는 색조',' 대체로 어둑한 조명'이 특징이며 '호퍼를 연상시킨다'라는 설명만으로 발로통이 좋아진다. '흑백 대비가 선명'하고 '크기가 작지만 직물의 세밀한 질감을 구분'하며 '제한된 공간 안에 역동적인 군중의 풍경을 담는다'라는 더없이 실감 나는 설명에 목판화로도 제작된 그의 '친밀감' 시리즈를 그 어느 하나라도 내 생전에 볼 수 있을지 조급해진다. '힘차고 관능적이며 활활 타오르는 폭발 같은 그림'으로 소개된 그의 일몰 그림들, '여러 장소의 자료를 혼합해 구성했기 때문에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말하는 듯'하다는 일명 '혼합풍경화'들이 궁금해지며 다음번 오르세에 가면 반드시 두 눈 뜨고 '펠리스 발로통'을 찾아다니리라 맹세한다. 르네 마그리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제목과 그림을 번갈아보게 하는 그림만 그린 게 아니라, 소위 '햇볕 든 초현실주의'라는 화사한 르누아르 화풍의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마그리트만의 인상주의 시기 그림들을 '예술적인 남성 갱년기의 한 예'이자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에 반발한' 이해 못 할 예라고 평한 걸로 보아, 제목과 내용이 따로 존재하는 것 같은 그림들이 마그리트를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더 주효했던 것 같다. 마그리트의 전후 야수파 혹은 바슈(vache) 시기도 처음 듣는 말인데, '상스럽고 속된 것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상과 소재'를 채택했다는 반스의 의견 덕택에 마그리트에 대해 평소 가졌던 '범접할 수 없는 창의적 화가'라는 이미지에 인간미가 끼어든다.

 

 

 

 

목차에 나와 있지 않지만 반스의 분명한 의견을 엿볼 수 있는 한 명의 화가가 더 있다. 내가 평소에 이 화가에 대해 가졌던 (설명 못할) '좀 과하다. 그래서 싫다'라는 생각이 반스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 같아 내심 뿌듯했으니, 이는 바로 피카소! 피카소의 '뻔한' 위대함은 잊고 잘 알려지지 않은 민낯의 일면을 본 것 같아 안도감마저 든다. 보나르(PIERRE BONNARD)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피카소가 보나르에게 던진 말들을 공개하여 은근히 보나르를 질투했던 피카소를 들추어낸다. 피카소는 보나르가 '필요 이상의 감수성'을 가졌고 '구시대 사고방식의 끝'일 뿐 모더니즘의 화가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는데 이에 대해 반스는 직접 반박에 나선다. 위대한 화가인 이상 모더니즘 화가인지는 중요하지 않고(즉, 피카소가 뭐라 하든 보나르는 위대한 화가이다), 오히려 30년 넘도록 자신만의 화풍을 연마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피카소는 파악 못했겠지만) 화폭 공간의 탐구, 압축-융통, 조화롭지 않은 각도와 현기증 나는 급경사면 등 급진적 화풍을 구사했기에 (피카소가 인정하든 말든) 보나르는 현대화가임에 틀림없다. 또한 색의 경우 '극적인 복잡화'를 구현하여 지극히 현대화된 화풍이 맞다. 더 나아가, 반스는 피카소의 질투에서 유발된 그릇된 평가에 결정적 반격을 가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도 위대한' 자연을 내세운다. 보나르의 마지막 완성작인 <꽃이 활짝 핀 아몬드 나무>를 언급하며(그림이 실려 있지 않으므로 다른 매체에서 찾아본 후 읽어야 하는 문장!),

 

'보나르의 장례식 날 분홍빛 밝은 아몬드 나무에 눈이 내렸다. 자연은 비굴한 노예가 아닌 정열적인 연인에게 작별을 고 있었다. 피카소가 죽었을 때 자연은 그를 위해 무엇을 했을까?'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228쪽

 

 

이것으로도 '피카소 때리기' 가 부족했는지 ( 나도 성에 차지 않았고), 브라크(GEORGES BRAQUE)를 다룬 챕터에서는 아예 직설적으로 피카소를 브라크의 아류로 격하시킨다(이루 말할 수 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브라크에 대한 모든 설명에 마치 "그러나, 피카소는 이렇지 못했다" 또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라는 뉘앙스를 덧대었다. 가령, '브라크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며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하지도 않았다'라는 설명은 "그러나 피카소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고자 애썼다",라고 읽히게 되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회유에도 넘어가지 않았던 브라크의 도덕성은 '형태감, 균형감, 조화로운 색감, 사실성에 대한 진지함' 등으로 그의 그림 자체에서 나온다 (피카소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글쎄'로 들린다).늘 말이 많았던 피카소에 반해 브라크는 '입 다물고 물러나기'를 주요 전술로 삼았고, 그리하여 '피카소에게 저항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아내 마르셀과 반세기 이상 함께 한 신의'라는 대목에서 온 천하에 가십으로 내려오는 피카소의 연애사를 꼬집는 게 분명하다. 예술 면에서도 브라크가 한 수 위임을 부각하기 위해 피카소가 브라크의 '작업실'시리즈를 보고, 자신의 <라스 매니나스> 재해석 시리즈를 그렸다는 사실도 말해준다. 거의 모든 면에서 극과 극이었던 두 사람은 (어쩌면 당연히) 결별했지만, 완전히 갈라서지는 못했는데 애걸하는 쪽은 피카소였고, 피카소에게 '브라크 시기'가 있다 (브라크의 '피카소 시기'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한다. 즉, ( 브라크도 반스도 그리고 나도) 피카소에 대해 '그냥 천재였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끝!

 

 

 

미술을 사랑하는 감상자로서 철이 들게 된 것도 큰 수확 중 하나이다. 미술에 더 다가갈수록 '희한한' 작품들 때문에 당황하여 한발 물러서게 되는 사례가 빈번해진다. 이 존경스러운 책에 실린 몇 작품도 이 의문을 불러내긴 마찬가지이다. 여기서는 탐정소설처럼 흥미롭게 읽히는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 (원래 의도한 제목은 <난파장면>)이지만, 3년 전 루브르에서 처음 봤을 때는 (미술적 가치는 차치하고) 이토록 비극적 재난을 공공연히 '구경'해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름도 낯선 클라스 올든버그(CLEAS OLDENBURG)의 '나는 사람이 앉을 수 있는 미술을 지향한다','바지처럼 입고 벗을 수 있는 .. 먹을 수 있는.. 경멸하며 버릴 수 있는' 미술을 추구한다는 말도 이해가 안 되고, 거대하기만 할 뿐 실물과 다를 바 없는 치즈버그, 진공청소기 등도 팝아트로 분류되는 사실에 난감해진다. 반스도 '그 상상력의 모방에 따분하다 못해 멍청한 기분이 든다', '기억에 나기도 하지만 마음을 움직인다고까지 말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걸로 보아 내 생각이 예외적인 건 아닌가 보다. 이에 못지않게 충격적인 화가 루치안 프로이트(LUCIAN FREUD)에 와서는 거의 지겨워졌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반스의 이야기로 미루어볼 때) 적잖게 망측한 여성 누드화에 대해 프로이트가 왜 그렸고, 왜 예술로 간주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더욱이, 충동적 행동이 수두룩한 일화주의적인 사생활로 악명 높은 데다가 모델에게 무조건 순종을 요구하고 자신의 심기를 거스르는 사람과는 거침없이 절교해 버리고, 폭력 행사도 서슴지 않았던 괴팍한 인간이 그려낸 작품을 어떻게 감정의 개입 없이 순수하게 예술로 바라볼 수 있을지 난감하다(반스 자신도 '머리가 좋은데도 관념을 넣은 그림은 대개 형편없고 투박'하다고 했지 않은가!). '이것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라는 (누구가 한 번씩 고민해봄직한) 질문을 반스도 직접적으로 제기한다.

 

'미학의 제1규범인 흥미 면에서는 대부분의 예술작품은 형편없다. 형편없는 개인적인 작품보다 더 형편없는 것은 없다.(텍스트를 저자의 의도에서 해방시켜 독자에게 자율권을 주자고 선언한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을 설명한 후) 그림은 화가의 의도에서 벗어나 해방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 '독자'의 자율권은 더 커진다.... (작품을 만든) 장인들에게 예술적 의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사실상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이에 대한 우리의 살아 있는 반응이다'

---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345쪽~346쪽에서 부분 발췌

 

 

음, 그러니까 프로이트의 누드화가 심상적으로나 내포된 개인적 스토리상으로나 부담스럽다면, "싫다. 예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나의 '살아 있는 반응'이니까. 올든버그의 거대 치즈버그, 진공청소기, 시커멓게 축 늘어져 보는 이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리는 <거대하고 물렁한 선풍기>에 대해서도 "싫다. 장난 같다"라고 있는 그대로 살아 있는 반응을 하면 된다. 다행스럽게도 이 땅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작품들이 훨씬 많다. '예술이 주는 지속적인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의외의 각도에서 접근하여 우리의 걸음을 멈추게 하고 감탄을 자아내는 힘이다'라는 반스의 예술론에 공감하며, 나를 감탄으로 멈추게 하는 작품들을 계속 만날 것을 기대한다.

 

 

어떻게 하면 미술을 더 잘 알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이 책을 읽으면서도 잊지 않았다. 어쩌면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찾았으니, 무엇보다도 이제 미술은 나의 '사적인'영역으로 들어와야 한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미술 애호가라는 사실은 하나의 콤플렉스처럼 미술 앞에서 항상 나를 주눅 들게 했다. 미술 전문가들의 해설을 신성시했고, 미술에 대해 좀 아는 것 같은 사람들이 풀어놓는 지식 앞에서도 움츠려 들었다. 미술에 정통한 이들에게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로 그들의 말에 엄숙하게 '귀'를 열어두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알아가고 있는 것, 이것도 상당히 쓸모 있으니까! 나의 '눈'을 토대로(원제를 빌어 KEEPING AN EYE OPEN이다) 나의 '머리와 가슴'을 움직이며 미술을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게다. (호지킨의 그림에서 배운 대로) 말을 무색게 하는 강력한 감동을 받아들이고 (올든버그나 프로이트의 그림에서 당한 대로) 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들면 이 또한 당황하지 말고 "이상하네!"라며 넘겨버리자. 또한 (<메두사호의 뗏목>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같은 특정 그림 또는 쿠르베, 마네, 드가, 세잔, 마그리트 등 이미 유명한 화가들의 유명작들처럼) 수차례 보아왔다 하더라도 (반스를 조금이라도 모방하며) 다른 각도에서 내 마음대로 고쳐보자. 그리고,(올해 봄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개최되었던 '보나르 전시회'처럼) 내가 잘 모르는 화가라고 하여 '별로 볼 것이 없을 것'이라는 무례한 발상을 한 탓에 보석 같은 기회를 날려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자. '아직' 내가 모르는 화가들이라도 접할 기회가 있으면 어디서든 언제든 무조건 달려들어가자. 그러는 사이, 나의 '눈'을 통해 나의 지식과 감각 안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나만의' 미술의 세계가 견고하게 자리 잡아갈 것이다. 그다음 단계는 '보편적 공감'의 세계에 들어서는 것이다. 반스의 '지극히 사적인' 미술 세계가 여러 형식과 내용을 통해 '너무나 보편적인'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시공간을 종횡무진하며 만나는 화가들로부터 '오늘, 여기'서도 생생하게 울려 퍼질 '인간'과 '삶'의 이야기를 길어 올린다. 그리고는 이 감동을 제대로 수습할 길 없어 나의 '사적인' 미술 세계를 조금씩 열어 공유하고 또한 타인의 '사적인' 미술 세계도 더불어 향유하고 싶다. 결국, 수많은 화가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그러나 꽤 자주) 치열하게 미술을 창조해내는 이유도 이것 아닐까... 시공간을 넘어서서 '나'를 이야기하고, '나'를 보게 하고, '나'를 생각하게 하여 '우리'를 이루어가는 것!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은 줄리언 반스와의 길고도 어려웠지만, 분명 멋진 미술 산책이었다. 이 산책길에서 만난, 내 삶에서 영원히 울릴 한 문장으로 이 황홀했던 순간들을 기린다.

 

 

예술의 목적은 보게 하고 그다음은 꿈꾸게 하는 것이다

---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390쪽

 

 

 

☆이 글은 예스24의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진심을 다해 행복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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