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5개국을 밝혔던 성화가 꺼진 지 5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AG)는 흔적만 남았다.
2조원을 들여 지난 2014년 9월19일부터 10월4일까지 열렸던 인천AG가 기억에서 잊히고 있다.
대표적인 유산 사업으로 꼽히는 '비전 2014 프로그램'은 존폐의 기로에 섰고, 신설 경기장을 활용한 국제 대회 유치도 지지부진하다. 재정난을 불러온 지방채의 그림자만 짙게 드리워져 있다. ▶관련기사 3면
3일 오전 11시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4층 아시아드기념관. 인천AG 폐막 5주년을 하루 앞둔 휴일이었지만, 기념관 방문객은 한 명도 없었다.
인천AG 1주년을 맞아 지난 2015년 9월 개관한 기념관은 대회 영상과 사진, 선수 유니폼과 용품 전시, 양궁·사격·축구 체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기념관을 관리하는 인천시설공단 관계자는 "봄가을에는 유치원·학교 등 단체 관람이 거의 매일 예약되지만 개별 관람객은 보기 드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건립 논란 끝에 4763억원을 들여 지은 주경기장은 빚만 쌓이고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 관리에 지출된 금액은 111억원이다. 임대·대관 등을 통한 수입은 55억원에 그친다.
축구장과 3만 관람석을 갖춘 공인 1종 육상경기장인데도 체육시설 기능은 인천AG 이후 잃어버렸다. 이날도 축구장과 트랙에선 콘서트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나마 인천시가 마련한 활용 방안은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한 관광단지 개발이지만, 정부와의 협의 단계에서 막혀 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16개 AG 경기장 신설 등으로 발행된 지방채 규모는 1조970억원이다.
5년이 지나도록 지방채 부담은 여전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AG 채무 잔액은 7925억원에 이른다. 시 본청 채무의 38.4%를 차지하는 규모다.
인천AG를 대표하는 유산인 '비전 2014 프로그램'은 사업비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비전 2014는 초청 전지훈련, 장비 제공 등으로 아시아 스포츠 약소국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회 유치 과정에서 시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제안하면서 인천AG를 상징하는 국제 스포츠 협력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비전 2014 사업비 잔액은 1억5000만원 정도에 그친다. 연간 4~5개국 전지훈련 지원으로 1억원 안팎이 쓰이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 이후에는 존속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지난 2017년 시 재정으로 사업을 활성화하는 '비전 2014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지만, 예산이 반영된 사례도 없다.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2014년 이후에는 추가 사업비를 조성하지 않고 이월되는 금액으로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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