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에 물도 편히 못 마셔
취객 행패·매연·최저임금 미달 문제도
6월 초인데도 한여름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뙤약볕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 운동원들은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더구나 간혹 일부 시민들이 선거 운동원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이른바 '꿀 알바'가 아닌 '극한 알바'로 치부되고 있다.

6일 오전 동인천역 북광장 사거리에서 만난 선거 운동원들은 기호와 후보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민들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전날보다 기온이 그나마 내려갔지만 선거운동 내내 시작된 무더위 속에서 선거운동원들은 지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날 선거 운동원들은 후보 이름이 적힌 우산까지 든 채 유세 활동을 벌였다.

선거 운동원들은 무더위 속에 돌아다니는 탓에 하루에도 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을 정도로 땀범벅이 된다. 그러나 물도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후보 이름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을 우려해 물병을 담을 수 있는 작은 가방조차 멜 수 없고, 옷 주머니에도 작은 크기의 물병을 넣을 수 없다.

선거 운동원인 조모(40)씨는 "화장실을 자주 갈 수 없기 때문에 물을 먹는 것 자체가 꺼려진다"며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침이 나오지 않아 그럴 때 물 대신 사탕을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취객이 행패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술에 취한 남성들이 율동을 할 때 행패를 부리거나 심한 경우에는 이유없이 다가와 폭행을 하는 등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매연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선거 운동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선거 운동원 이모(60·여)씨는 "매연 때문에 목이 따가울 때가 많다"며 "매연도 힘든데 담배를 피는 행인들이 있으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치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가진 일부 시민들은 짜증 섞인 꾸지람을 하루에도 수십 번 들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부평구에서 만난 한 선거운동원은 "잠깐 쉬려고 벤치에 앉아있으면 유권자들로부터 핀잔을 듣는 게 일상이 됐다"며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다 4대 보험도 가입되지 않은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정회진 기자·김예린 수습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