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와 돌고래 같은 고래목 동물들이 인간 사회와 매우 유사하게 견고한 사회 집단을 형성하고 복잡한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소통하면서 심지어 지역 방언까지 구사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과학저널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16일자에 발표된 이 연구는 대규모 자료를 바탕으로 고래류의 문화와 행동이 보여주는 복잡성을 두뇌의 크기와 연결지어 분석한 이 분야 최초의 보고다.
이번 연구에는 영국 맨체스터대학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런던 정경대(LSE),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고래류와 인간ᆞ영장류 사회문화적 유사성 많아
연구팀은 돌고래와 고래, 알락돌고래 등 90종의 서로 다른 고래 종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두뇌 크기와 사회적 행동과 관련한 방대한 자료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고래류의 사회적ᆞ문화적 특성은 뇌의 크기 및 두뇌의 팽창 (encephalisation)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고래류와 인간 및 영장류는 다음과 같은 많은 행동상의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고래류는 손가락 진화 안돼 가시적 문화 못 이뤄”
영국 맨체스터대 지구환경과학대 진화생물학자인 수잔느 슐츠(Susanne Shultz) 박사는 “우리 인간은 사회적으로 상호 작용하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능력이 있어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태계와 환경을 지배할 수 있었다”며, “고래와 돌고래도 예외적으로 크고 해부학적으로 정교한 뇌를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인간이 영위하는 것과 비슷한 해양 기반 문화를 창조해 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슐츠 박사는 “이는 고래류 두뇌의 명백한 공동진화와 사회구조, 다양한 행동들이 큰 두뇌와 활발한 사회성을 지닌 육지의 인간 및 다른 영장류에 비해 독특하면서도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불행하게도 고래류는 양손의 손가락을 진화시키지 못해 인간이 만든 대도시나 기술을 모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데이터세트를 사용해 사회적 뇌 가설(SBH)과 문화적 뇌 가설(CBH)을 테스트했다. SBH와 CBH는 원래 영장류와 육지 포유류들의 큰 두뇌를 설명하기 위해 개발된 진화 이론이다. 연구진은 큰 두뇌가 복잡하고 정보가 많은 사회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론적 반응이라고 보고, 이 가설을 대규모로 ‘지능형’ 해양 포유류에 처음 적용했다.
“상이한 뇌 구조에서 어떻게 유사한 사회행동 나올까?”
영국 정경대 경제심리학과 마이클 무터크리슈나(Michael Muthukrishna) 조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래와 돌고래의 지능을 살펴보는 것만이 아니라 인류학적으로 중요한 파급효과도 가지고 있다”며, “인간 행동에 관한 좀더 일반적인 이론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하려면 비교할 수 있는 통제그룹이 필요한데 영장류에 비해 고래류는 좀더 ‘생경한’ 통제그룹”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과학자인 키런 폭스(Kieran Fox) 박사는 “고래류는 사람이나 다른 영장류와 비슷한 복잡한 사회행동을 많이 하고 있음에도 우리와 두뇌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일부 연구자들은 고래와 돌고래가 높은 인지능력과 사회적 기술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폭스 박사는 “오히려 크게 상이한 종에서의 매우 다양한 뇌 구조 패턴이 어떻게 매우 유사한 인지적 및 사회적 행동을 나타내게 할 수 있는가 하는 새로운 질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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