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관리비 부담"
시의회 활용 요구에도
구입가 7분의 1로 넘겨

남양주시가 몽골문화촌에 있던 공연마를 헐값에 처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과 관계자는 별다른 활용방안 없이 몽골문화촌을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급하게 말을 팔다보니 생긴 일이라는 반응이다.

23일 시와 이영환 시의원에 따르면 몽골문화촌 마상공연으로 숙련된 15필의 공연마가 1250만원에 지난 4월 팔렸다. 한 마리당 100만원도 채 되지 않은 가격이다. 시는 해당 말 15필은 약 9000만원에 구입했다. 구입할 때의 1/7도 못 미치는 가격에 말을 처분한 것이다.

이영환 의원은 22일 열린 남양주시의회 제262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의원은 "말이 그 가격에 팔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허탈함에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저를 포함해 시의회에서는 몽골문화촌 활용 방안을 집행부에 여러 차례 요구했고 건의했는데, 집행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모든 일을 책임져야 할 관광진흥과장 자리가 공석이라는 사실도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주민들과 관계자는 안타깝고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광신 주한몽골문화대사는 "폐마도 아니고 지난해까지 멀쩡하게 마상공연을 진행했던 말을 몇 십만원대에 팔았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가격을 제대로 쳐줄 구매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노력 없이 부랴부랴 말을 팔다보니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수동 지역주민 이모씨는 "말을 너무 싸게 판 측면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구체적 대안 없이 마상공연을 폐지해 몽골문화촌을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관광지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말 매도와 관련해 공개입찰을 진행했으나 5차례 유찰됐고, 최종 단계인 수의매각까지 가다 보니 말 가격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관리비 부담 때문에 말을 팔려고 했던 3월쯤이 말 거래 비수기여서 말을 싸게 팔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말 가격을 전문적으로 감정평가하는 전문가가 국내에 없는 것도 말을 팔아야 하는 시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그 가격에 말을 팔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하지만 해당 공연마는 노쇠했고 원형경기장에 길들여진 말이라 다른 조건이나 환경에서는 훈련 기간이 필요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시에서도 축제에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했으나 말 관리에 드는 비용 부담이 커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남양주=심재학 기자 horsepi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