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온 관광버스 수십대, 복귀않고 도로점령 다반사
교통난·보행사고 우려 … 아파트 입주도 앞둬 대책 시급
▲ 10일 오전 수원역에서 화서역 방향 덕영대로 양쪽도로에 수십대의 대형 버스가 무단으로 도로를 점거한 채 주차되어 있다.인근 재개발 공사와 맞물려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수원역을 찾아 몰려온 전국 각지 버스들의 '알박기식 주차'가 성행하고 있다. 엄연히 불법이라 교통흐름에 차질은 물론,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받는 실정이다.

10일 수원지역 운수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수원역 인근 육교사거리~고등동 방향의 덕영대로의 불법 주정차 차량과 관련한 원성이 자자하다.
불법 주정차는 어디든 있을 법하지만, 이곳은 규모도 워낙 크고 상대가 버스인 탓에 문제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당장 안전사고 우려가 크다.

매일 길게 늘어진 왕복 6차로 끝 차선에 대형버스 수십대가 대열을 갖춘 듯 줄줄이 서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자리가 부족해 1차선까지 점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횡단보도 등 교통시설 근처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방해가 되는가 하면, 보행자는 신호등을 볼 수 없는 사고위험이 높다.

이날 오전 찾은 현장도 무려 500여m 길이 도로 1~3차선에 15~45인승 버스가 한가득이었다. 차량 사이로 나오는 보행자 등 예측 못한 상황에 경적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운수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주정차한 버스는 모두 전국에서 몰려온 관광버스였다. 수원역 발 통근버스를 운행한 뒤 차고지로 돌아가지 않고 주차한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주차 알박기가 언제부터 이어졌는지 종잡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고질적인 문제였다고 전했다.
한 마을버스 기사는 "밤낮 가릴 것 없이 버스가 서 있어 위험한 경우가 많다"며 "6년째 이쪽 노선에서 일했는데 요즘 극성이다"고 설명했다.

정차 중이던 관광버스 업체 관계자는 "요즘 관광 쪽이 워낙 어려워서 수원역 쪽 통근버스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다"며 "위험성을 고려해 최대한 주차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도로교통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위반되는 행위인 만큼 최대 20만원의 과징금 처분에 나서는 등 조치해왔다.

그러나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이나 지역에 이용 가능한 차고지가 없다는 현실 등을 고려해 강력한 단속보다 탄력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내년 이 일대에 4000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입주예정이어서 해결방안을 찾는 일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