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오사카, 산업 공동화에 맞서는 지방정부의 대응

LAB2050 보고서 인사이트2050–04

LAB2050
LAB2050

--

조임숙 (순환경제연구소)

이 연구는 LAB2050과 경남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경상남도 청년도시모델 연구’ 중 해외 사례 부분의 바탕이 됐습니다. 지난 달 보내드린 인사이트2050 세 번째 보고서 ‘쇠락도시 위기에서 탈출한 도시들: 말뫼 빌바오 포틀랜드 히가시오사카’ 중 히가시오사카 부분에도 인용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LAB2050이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오래 의존해 온 산업이 위기를 맞았을 때 그 지역이 쇠락 도시(rust-belt city)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조임숙 순환경제연구소 연구원이 일본의 양대 도시형 산업 집적지 중 하나인 히가시오사카 지역의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특히 버블경제 이후 제조업 침체기를 극복한 과정을 지방정부 대응 측면을 중심에 두고 분석합니다.

보고서는 PDF(다운로드)를 통해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1. 들어가며

도쿄의 오타(大田)구와 더불어 일본의 양대 도시형 산업 집적지(cluster)로 알려진 히가시오사카(東大阪市)[1] 지역은 두 가지 점에서 관심을 끈다. 첫째, 소기업 비중이 높지만 하청 구조에 속하지 않는 독립적 기업이 많으며, 특히 높은 기술 수준으로 부문별 점유율 최상위를 차지하는 강소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둘째,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상황 하에서도 지역 전체가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회복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장기 불황, 산업 구조의 변화, 기업의 해외 이전 등으로 산업 공동화 현상을 겪는 일본의 다른 공업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국의 경우, 많은 제조업 중소기업들이 위계적 원하청 구조에 종속된 탓에 체질이 약해져 있다. 그런 가운데 조선업, 자동차 산업 등 주요 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자 중소기업들이 집중돼 있는 상당수 도시들은 산업공동화를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히가시오사카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이 연구는 ▲히가시오사카 산업 생태계 특성과 강점을 살펴보고 ▲그 역사적 과정과 요인을 짚어보며 ▲이를 지원해 온 오사카부(府)[2]와 히가시 오사카시(市)의 산업 지원 정책을 상세히 살펴봄으로써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2. 히가시오사카시 산업의 특성

히가시오사카시는 인구 약 50만 명으로 오사카부 내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다. 이 도시 사람들은 이 곳을 ‘모노츠쿠리(제조)의 도시’라고 부른다. 산업 구조를 자세히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히가시오사카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다. 특히 종업원 수 중에서 27.2%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전 지역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히가시오사카시의 공장 숫자는 5,954개로 전국 주요 도시(7개)[3]중에서 5위지만, 공장 밀집도는 11.2㎢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 사업소 규모를 보면 20인 미만 기업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어서, 이 지역 기업의 압도적인 다수가 소기업임을 알 수 있다(Higashioska city, 2020.2.8).

아래 <그림 1> 에 나타나 있듯이, 제조업 안에서의 업종은 매우 다양하다. 업종 별 기업 분포를 보면 금속 제품 26%, 생산용 기계기구 14%, 플라스틱 제품 11%, 철강 3%로, 이 네 개 업종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즉, 히가시오사카시는 금속 가공과 일반 기계 제조, 금형, 소성 가공 등 뿌리 산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림 1] 히가시오사카의 업종 별 기업 분포
출처: 東大阪市技術交流プラザa (2019.5.3)

이곳의 최종 생산품은 매우 다양하여 금속 가공 제품뿐 아니라, 부엌용품, 학용품, 우산, 선글라스 등 각종 소비재도 생산한다. 오사카라는 대도시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그 다종다양한 수요에 따라 발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Higashiosaka city, 2020.2.8.).

히가시오사카 기업 생태계의 두드러진 특성은 독립적 기업이 많다는 것이다. 모기업이나 계열사가 없는 독립적인 기업이 전체의 약 90%다. 일본 기업도시의 기업들이 대체로 대기업 중심의 하청 구조에 종속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히가시오사카에서는 중소기업 상호 간의 평등한 네트워크가 발달해 있고, 이를 조직하는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많다(東大阪市技術交流プラザa, 2019.5.3).

그 영향으로, 히가시오사카에는 자사 제품으로 일본 내 높은 점유율을 보이거나, 세계 시장을 지향하는 강소기업이 상당수 존재한다. 자기 전문 분야에 특화해 타사와의 차별적 기술로 최종 제품을 개발한 기업이 전체의 30%에 이른다(高慶元, 2014; 51–52).

외주 가공을 하는 기업들도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대기업 하청으로 종속된 형태가 아니라 특정 분야 전문화에 성공한 독자적 기업들이다. 히가시오사카 지역은 특히 너트와 볼트, 작업 공구, 플라스틱 생산의 세 개 업종을 중심으로 금형, 단조, 프레스, 절삭, 도장 등의 뿌리 산업 기업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다양한 수주에 공동으로 대응해 왔다. 이 기업들은 단지 수주뿐 아니라 제품 개발 측면에서도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平本健太 et al, 2008; 117–8). 아래 <그림 2> 에서 보듯 많은 핵심 기업이 인근의 협력 기업과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이 기업들은 유기적인 분업과 협업 시스템을 통해 새롭고 난해한 주문이나 큰 규모의 주문도 가리지 않고 받아 납품을 수행함으로써 사업의 효율을 기하고 있다.

히가시오사카가 위치한 오사카부 단위로 보더라도, 일본 전체 금속 산업의 절반 이상이 집중돼 있고, 뛰어난 연구 기관과 종합적 지원 기관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 간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일어날 만하다. 또한, 대학과 지역 기업과의 협력도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채로운 협력이 히가시오사카 중소기업의 생존력이자 혁신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여러 소기업이 모여서 만든 히가시오사카 우주개발협동조합(현 우주개발 협동조합 SOHLA)이 2009년 1월 인공위성 ‘마이도 1호’를 쏘아올린 일은 네트워크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대기업의 수주를 받는 기업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 관계가 종속적이지는 않다. 대기업들이 하가시오사카 중소기업들이 가진 기술개발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맺은 경우가 대부분이다(高慶元, 2014; 53).

[그림 2] 히가시오사카의 기업네트워크
출처: 東大阪市技術交流プラザa (2019.5.3)

3. 히가시오사카 지역 산업 생태계 변화 과정

가. 하청 구조를 벗어난 독립적 기업 출현과 네트워크 구성 과정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히가시오사카 지역은 중소기업들이 독자적으로, 혹은 이합집산을 통해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각 기업들 자체의 속성 때문이라기보다는, 오랜 제조업 역사 속에서 지역 업계가 여러 어려움에 대처하면서 발전시켜온 강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이 지역은 오사카 지역 중심과 선착장에 가깝다는 이점이 있어서 옛 야마토강 근처를 중심으로 면화 재배 농업이 번성했다. 자연히 이 주위로 무명을 가공하는 소규모 공업이 생겨났으며 이것이 발전한 목면 공업은 지역 공업의 뿌리가 됐다. 쇼와(1926~1989) 시대 초기에 도로가 정비된 데 힘입어서 금속 ·주물을 비롯한 다양한 업종의 공장가가 형성됐다. 제2차 대전 후에는 오사카 지역의 주요 공장에서 다양한 부품 산업이 성장하면서 작은 기계 공장들이 히가시오사카로 퍼져갔고, 그 뒤로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현상이 나타났다(十名直喜, 2015; 53). 1967년까지는 후세시(布施市), 가와치시(河内市), 히라오카시(枚岡市)로 나뉘어 있었으나 이 시점에 합병해서 현재의 히가시오사카시가 만들어졌다.

고도성장기에는 수출형 기계 산업과 대기업 가전제품의 하청 기업이 많아졌지만 그와 함께 철강재, 못과 나사, 작업 공구, 철망 등 각종 금속 가공 기술도 성장했다. 이로써 히가시오사카는 저변이 넓고 다양한 기술을 보유한 공업 집적지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오랜 발전 과정을 겪으며 서서히 성장한 것은, 일본의 다른 공업 도시들이 특정 대기업에 의존한 기업성하정(企業城下町)형 지역, 또는 특정 기업 및 산업을 유치해서 단기간에 성립된 기업유치형 지역과는 차별되는 점이다.

고도성장기 동안 일본의 내수시장이 커져 수출 중소기업들이 고급화된 제품으로 이에 도전하게 된 것, 그 과정에서 독자적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두드러진 계기는 1980년대 후반의 엔고 현상으로 인해 대기업들이 과감한 생산 합리화 전략을 편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이 시기에는 일본 경제의 산업 구조가 종래의 ‘캐치업’(catch up)형에서 ‘프론트 러너’(front- runner)형으로 바뀌면서 대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개척할 신제품 개발에 더욱 치중하게 된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하청 생산 시스템을 재편했다. 즉 엔고 현상에 따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저렴한 부품을 수입하고, 국내 기업으로부터는 고품질 가공품을 수급받는 생산 분업을 추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청기업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요구했다(上田達三, 1992; 342–420).

첫째, 원청 대기업의 전략인 복합화와 융합화, 신규 사업 추진 방향에 부응하는 고난도 가공품, 시제품, 신제품 제작을 요청했다. 그 결과 오사카부 내에서 고유의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해외 부품 기업들과의 경쟁력에서 밀려 도태되고 말았다. 반면 기술력을 높여서 적극적으로 대처한 기업들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둘째, 발주 방식이 바뀌었다. 유닛 발주, 또는 설계부터 가공, 완제품 제작까지 한 번에 요구하는 일괄 발주가 일반화 됐다. 예컨대 가전 브랜드는 그 전까지 각 부품을 여러 업체에 나눠서 발주했다. 이를 ‘분산 발주’라 한다. 그런데 이 시점 이후로는 부품을 어느 단계까지 조립한 유닛 단위로 한 기업에 발주하는 ‘유닛 발주’ 방식이 생겨났다. 이에 더해서 아예 완제품 발주를 하는 경향까지 나타났다. 이를 통해서 각 공정마다 존재했던 이중 삼중의 발주 단계를 생략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하청 기업들은 두 가지 형태로 대응했다. 스스로 기존 공정 외에 다른 공정까지 포괄하고, 나아가 완성 제품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거나, 그럴 여력이 없을 경우 필요한 공정 상의 여러 기업들이 공동 수주를 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전자를 택한 기업들은 점차 가공 과정의 완결성을 높이고 설계력을 갖춰서 독자적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되기도 했다. 후자의 경우도 네트워크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히가시오사카시 소재 5개 기업이 결성한 한 공동연구회에서는 공동 수주로 부품의 일부를 만들다가 차차 완성 부품을 만들었고, 더 나아가서는 최종 제품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또 선박용 부품을 생산하는 K사의 하청 기업들이 공동으로 VE(가치공학) 연구와 신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로 독자적 기업으로 거듭났다.

셋째, 원청 대기업들은 하청 기업에 전속도(全屬度), 즉 한 원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요구했다. 엔고 현상으로 인한 내수 경기의 불황,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 등으로 매출이 줄게 되자 원청 기업들은 더이상 하청 기업에 이전처럼 책임지고 안정적인 물량을 줄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하청 기업들로 하여금 각자도생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원하청 관계는 점점 느슨해져 갔다. 물론 일본의 장기 침체로 인한 불안정한 수주 상황에 하청기업들도 능동적으로 맞선 결과이기도 하다. 이 기업들은 스스로 제품 다각화와 수주선 다양화, 판로 개척을 꾀했고, 궁극적으로는 자사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독립적 기업으로서 전환을 추구했다.

요약하면, 1980년대 후반 엔고 현상 하에서 대기업들의 생존 전략에 따라 원하청 관계의 변화가 생겨났고, 히가시오사카 지역의 중소 제조업 기업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높은 기술력과 넓은 범위의 가공 능력, 일부는 완결적 제품 생산 능력까지 가지게 됐다. 이는 이 기업들의 독립성 강화로 이어졌다. 독자적 능력을 갖추기 어려운 경우 주변 기업들과 협력하게 됨으로써 자연히 지역 기업들 간의 네트워크 문화가 생겨났다. 그 결과, 종래 피라미드형이었던 하청 구조가 네트워크형으로 바뀌었고, 히가시오사카의 산업 생태계는 저변이 넓은 네트워크 형태를 띠게 됐다.

나. 도쿄 오타(大田)구와의 비교로 알아본 히가시오사카 산업 생태계의 특성

히가시오사카 지역의 특징을 보다 뚜렷하게 정의하기 위해, 오사카 지역과 더불어 일본의 양대 도시형 산업 집적지로 알려진 도쿄 오타구와 비교해 보고자 한다. 오타구는 높은 기술을 가진 소기업의 집결, 활발한 기업 네트워크, 그 속에서의 창업과 혁신이 일어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산업 지구와 종종 비교되면서 학문적 연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히가시오사카 지역 역시 몇 가지 점에서는 오타구와 유사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장기간에 걸쳐 이 두 지역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변화를 겪었다. 이 두 지역에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산업 구조의 변화와 엔고, 버블경제 붕괴와 기업의 해외 이전 등의 영향이 있었다. 이에 따라 1980년대부터 기업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983년과 2005년을 비교하면, 히가시오사카시는 1만 33개였던 기업 수 중에서 3,578개가 줄었다. 오타구는 9,190개였던 기업 중 4,412개 기업이 감소했다. 히가시오사카시 기업 감소율은 35.7%로 오타구의 51.3%보다는 작은 편이었다(前田啓一, 2008; 81).

1995년에서부터 2007년까지 히가시오사카 지역[4]과 오타구시의 금속 관련 제조업의 구조적 특징과 변화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前田啓一, 2008; 池田潔, 2008). 첫째, 히가시 오사카시에는 독립적 기업이 많고 그 중에서도 자기 분야에서 점유율 최상위를 자랑하는 강소기업들이 많으며, 외주를 받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독자적인 설계 역량을 가진 기업이 많았다. 반면 오타구에는 하청기업이 더 많고, 독자적 설계 역량을 가진 기업이 드물어 주로 원청에서 내려온 설계(대여도)에 따라 가공을 했다.

둘째, 양 지역 모두에서 세계화가 진행됨에 따라 질 높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문 단위의 소량화, 가공 정밀도의 고도화 등의 경향이 나타났다. 즉 고도의 기술에 입각한 특수하고 정밀한 부품(혹은 제품)을 다품종 소량 주문 받는 경향이 보였다는 것이다.[5]

셋째, 10년 전과 비교할 때 히가시오사카 지역 중소기업은 종업원 수를 늘렸고, 오타구 중소기업에서는 반대로 감원을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특히 연구개발 인력은 히가시오사카 지역에서는 수를 늘린 곳이 많았는데 오타구에서는 줄인 곳이 더 많았다. 또 히가시오사카에서는 영업사원의 증원이 두드러졌다.

이상과 같이 오타구와 비교해 본 결과, 히가시오사카 지역 산업 생태계의 특징을 요약한다면 다음과 같다. 기업 수 자체는 줄었으나 기업별 규모는 커졌고, 독자적인 강소기업, 자체적 설계 능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영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오타구는 히가시오사카에 비하면 기업 수나 종업원 수 측면 모두에서 감소가 더 크게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 우에다(前田啓一, ibid)는 오타구에는 시제품을 생산하는 하청 기업들이 많았는데 시제품 생산이 점차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넘어가게 된 것이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히가시오사카는 산업 집적지로서 업종의 다양성은 갖췄지만 전문성은 약하다는 분석이 있었고 이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산업 환경 변화를 거치면서 이 점은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됐고, 높은 기술력과 개발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전문성 측면의 약점은 극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결과로 다른 산업 집적지와 달리 급격한 축소나 공동화 현상을 겪지 않고 여전히 활력을 유지하며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 제조품 출하액 추이로 본 히가시오사카 산업의 차별성

버블경제 이후의 제조업 침체기에는 히가시오사카 지역 역시 영향을 받았다. 1989년부터 기업이 빠져나가거나 폐업, 도산하는 일이 빈번해졌으며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기업 숫자는 크게 줄었고 지금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제조품 출하액 측면에서 보면, 1989년 (1조 7,975억 5,169만 엔)부터 계속 줄다가 2010년(9,832억 1,229만 엔)에 바닥을 친 이후 2011년부터는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2017년 1조 1,432억 1,530만 엔)(東大阪市a, 2019.6.1.). 이는 일본 전체가 오랜 제조업 침체를 딛고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2009년 이후의 흐름과 같이 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렇다 해도 <그림 3>과 같이 제조품 출하액을 기준으로 볼 때 히가시오사카의 성장세가 보다 안정적이다. 특히 2016~2017년에는 히가시오사카시의 제조품 출하액 증가율이 일본 전체 평균보다 높다. 2012~2017년 기간을 보더라도 전국 평균 증가율은 2.3%인데 히가시오사카는 3.5%로 더 높았다. 이는 곧 히가시오사카가 생산성 향상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림 3] 제조품 출하액의 증가율(일본 전국 평균과 히가시오사카시)
출처: 経済産業省大臣官房調査統計グループ, 平成 30 年工業統計速報(2019.5.1) & 東大阪市, 平成29年版 統計書 工業 (2019.6.1)
*2011년과 2015년의 통계는 빠짐.

이상과 같이 히가시오사카 지역이 일본 제조업 침체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지역 산업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변화시켜온 기업들의 노력이 컸다. 또한, 이 지역 연구 기관과의 산학 협력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돼 왔다는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긴키(近畿) 대학이 대학원에 ‘히가시오사카 모노츠쿠리 전공’을 설치하고, 지역 기업과의 공동 연구 테마를 설정, 신기술 개발을 해 온 것이다. 도후쿠(東北) 대학 금속재료연구소 역시 히가시오사카의 금속 관련 중소기업과의 공동 연구를 위한 기관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제조업의 경쟁력을 위한 종합적 지원 기관이 있다는 점, 이를 통해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이 지역의 지방정부, 즉 오사카부와 히가시오사카시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다. 이하에서는 지방정부의 산업지원 정책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다.

4. 산업 공동화 위협에 맞서는 지방정부의 지원 정책

1990년대 시작된 일본의 저성장 추세와 함께 오사카부 전반의 제조업도 출하와 고용, 기업 설립 수 등 모든 면에서 저하되는 현상을 겪었다. 전통적 제조업이 많은 히가시오사카시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히가시오사카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모노츠쿠리 지원 정책을 늘렸고, 2000년대에는 산업진흥책를 펼쳤다. 오사카부와 히가시오사카시의 산업지원 정책은 매우 포괄적이어서 어느 부문 하나 빠진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 연구에서는 그 종류를 일일이 나열하기보다는 정책 접근 방식에 깔린 특성에 초점을 두면서 일부 구체적 내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 특성은 두 가지다. 첫째는 네트워크 중시주의다. 둘째는 기업 밀착적 실용주의 정신이다. 일본식 표현으로 ‘얼굴이 보이는’ 지원을 표방하면서, 기업 가까이에서 그들의 수요에 맞는 실질적이면서도 정밀한 지원을 하는 것이다.

가. 네트워크 중시주의

히가시오사카 지방정부 지원의 첫 번째 특징은 비즈니스 관련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것이다. 오사카부 역시 지원 대상을 개별 기업뿐 아니라 그룹(네트워크)까지로 두고 있으며, 오사카 지역의 산업 생태계(집적지)를 보존, 발전시킨다는 것을 분명한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더 나아가 오사카 지역 기업들이 대기업의 부품 공급자로 머물지 않고, 여러 기업이 협력해서 ‘메이드 인(Made in) 히가시오사카’의 지역 브랜드, 최종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ibid; 51). 이같이 지역 중소기업의 독자성을 중시하면서도 네트워크를 통해 활성화 된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오사카 지역 지방정부의 지향은 다음의 구체적 정책들에 잘 나타나 있다.

중소 제조업을 위한 종합 지원 조직인 ‘제조 비즈니스 센터 오사카’(MOBIO, 이하 모비오)는 비지니스 간 교류를 목표로 하는 ‘모비오 카페’(MOBIO-Cafe)를 운영한다. 이는 세미나와 교류회 성격을 합친 것으로, 지역 기업과 전문가, 지원 기관 등의 만남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2010년 1회가 개최된 이후 2012년 12월 말 현재 200회가 열렸고, 누적 참가자도 4,500인을 넘고 있다. 즉, 모비오는 제조 중소기업 간의 네트워크의 형성, 다양한 전문가와 지원 기관, 대학 등과 기업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MOBIO, 2019. 5.10).

시 정부 역시 기업 그룹, 이업종(異業種) 교류 네트워크를 직접 조직하거나 장려하고 있다. 그렇게 조직된 기업그룹의 한 예는 현재 히가시오사카 시립 산업기술지원센터에서 시내 금형 관련 기업과 연구자 등의 교류의 장으로 66번째 열리고 있는 ‘금형 살롱’을 들 수 있다(東大阪市立産業技術支援センタb, 2019. 5.1). 이미 조직된 네트워크로서 현재는 공식적으로 15개의 업종 교류. 공동 수주 사업네트워크가 있어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중에는 복지, 건강, 돌봄 관련 기기를 만드는 기업들이 모인 ‘웰페어-히가시 오사카’ 그룹, ‘금속가공 그룹 HIT’, 여성경영자 모임 ‘카가야키 네토’등이 있다(東大阪市技術交流プラザc, 2019.5.3).

이업종 교류 네트워크는 시에서 특별히 노력을 쏟고 있는 활동이다. 시 정부는 지역 내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들의 생산품이 서로 연계된 경우가 있고, 이 때 이를 둘러싼 기업 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는 등의 혁신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1990년 중반부터 10년 간 10개 이상의 이업종 그룹을 조직해 왔다(Edgington & Kenkichi, 2011,40).

이중에서 대표격인 ‘로댕21’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보겠다. 이업종 간의 융합을 촉진한다는 정책에 따라 히가시오사카 시청이 공모를 실시했고, 여기서 선정된 13개사가 모여 1998년 로댕21을 발족했다. 월 1회 정례회의를 축으로 서로의 공장을 견학하는 등 활동을 시작했고, 각 사가 잘 팔리지 않은 제품을 가지고 오면 함께 토론해서 실패의 요인을 찾아보는 등의 프로그램으로 교류했다. 1999년에는 이업종 교류 그룹인 ‘로댕 21’과 병행해서 운영하는 형태로 공동 출자 회사인 유한회사 ‘로댕 21’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는 2001년에 주식회사로 전환됐다. 주식회사 ‘로댕 21’은 공동 사업의 코디네이팅을 주로 담당한다(小竹暢隆 et al, 2002; 24).

‘로댕 21’이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문의가 급증했고, 이를 통해 상품 수주와 개발 의뢰도 늘어났다. 이 의뢰를 기존의 참여 기업들만으로는 다 대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역 밖 기업까지 포함시키는 분야 및 영역 별 클러스터가 생겨나기도 했다. ‘로댕 21’ 회원과 클러스터 기업 관계자 총 80여 명은 매주 열리는 기획개발부 회의에 참가, 개발 상품에 따른 지원 체제를 짠 뒤에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는 고무, 금속 부품, 정밀 판금, 가공, 잡화, 물류·운반, 기업서비스 등 여러 부문이 포괄되며, 디자인 기업만 10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 및 생산력을 통해서 태양광 조명 장치나 전광 게시판 등의 제작으로까지 영역이 넓어지고 있으며, 산학협력에 의한 수요 예측 소프트웨어 개발도 제품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東大阪市技術交流プラザc, 2019.5.3).

나. 기업 밀착적 실용주의

오사카 지역 산업의 쇠퇴 위기에 직면해 오사카부 정부는 관청이 아니라 ‘종합상사’를 자임하고, 오사카부의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라 ‘코디네이터’이자 ‘영업사원’처럼 뛰겠다는 콘셉트로 임했다. 우선 오사카부는 2010년, 모비오를 축으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재구축하기 시작했다. 아예 모비오 운영을 담당하는 오사카부의 부서(과장, 3명의 그룹원 등 총 20명)를 부(府)의 히가시오사카 시내 ‘크리에이션 코어’ 건물로 옮겼다(十名直喜, 2015; 51). 이 건물은 원래 오사카부의 제조업 지원 거점으로 2003년에 지어졌다. 2010년 오사카부 모비오 담당 부서가 이 건물로 옮겨왔다는 것은 오사카부가 산업 현장과 밀착해서 지원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일이었다. 히가시오사카시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태도가 보인다. 다음 몇 가지 정책이 그 대표적 사례다.

(1) 홍보와 판로 개척 지원

히가시오사카 같은 산업 지구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는 산업의 수요를 어떻게 유지하고 확대하는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이 지역에는 부품 생산과 가공 등 제품 생산의 중간 과정을 담당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최종 생산품을 제조하는 업체들로부터 발주를 받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력 등 정보를 충분히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関智宏, 2011; 147). 전통적으로 히가시오사카에서는 중핵기업이나 도매상이 주변 지역에서 수주를 끌어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인터넷과 물류가 발달한 시대에는 일본 전역과 해외까지 수주를 범위를 넓힐 수 있어야 하는데, 전통적 역할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에 부응해서 이 지역 지방정부는 지역 기업들의 기술 및 경력을 널리 알리는 데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다.

시 정부는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시내 제조업 약 1,100개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해서 인터넷에 올림으로써 검색이 쉽게 되도록 하고 있다. 이 온라인 페이지는 ‘히가시오사카시 기술 교류 플라자’이다. 이 웹페이지 상에서는 발주자가 수주 대상 기업에 대해 문의하고 답을 받는 것도 쉽다. 각 기업들은 이 곳에 스스로 자사의 강점 등을 알리거나 수시로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실제로 2002년 등록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2001년 1~12월의 거래에 대해 “(웹페이지) 방문자로부터 문의가 들어온 적 있다.”고 대답한 기업이 전체의 36.2%, “방문자로부터 거래 의향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답한 기업이 14.8% “방문자로 인해 새로운 거래가 체결됐다.”고 답한 기업이 4.4%였다(河藤佳彦, 2006; 67). 최근 통계를 보면 일본 전역에서 이 페이지에 접속하는 숫자가 월간 6만 건, 연간 70만 건에 달한다(東大阪市立産業技術支援センタa, 2019.5.1).

그밖에도 히가시오사카시 경제부는 지역의 유수한 기업을 대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긴보시(金星) 히가시오사카’라는 책자도 발행한다. 2016년의 경우, 점유율 최상위 제품 혹은 타사에 없는 독자 기술 및 제품을 가진 기업 중 137개사를 중심으로 그 기업의 개요를 정리, 수록했으며 이를 책자 발간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널리 전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간에 ‘히가시오사카에는 독특한 기술이나 테크놀로지를 가진 많은 중소기업이 많다’는 평판이 생기게 됐다고 평가된다(Edgington & Kenkichi, 2011; 40).

광역 단위인 오사카부에서도 오사카부 전역의 기업에 대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해왔다. 그 중 하나가 히가시오사카시에 소재한 ‘크리에이션 코어’ 건물 내에 200개 부스로 구성된 일본 최대 중소기업 제품 상설 전시장을 운영하는 일이다. 여기서 오사카부 내의 중소기업은 자신의 제품을 직접 보여주고 주문 상담에 응할 수 있다. 개설 이후 2년째인 2011년 관람자 수는 2만 4,432명, 시찰 수는 236건, 상담 건수는 1만 3,268건에 달했다(領家誠, 2013; 66).

(2) 비즈니스 매칭

단순한 홍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오사카부는 모비오를 통해 직접 비즈니스 매칭과 거래 알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간꾼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간 거래 알선 사업에는, ‘거래 진흥 등록 기업제’, ‘B2B 네트워크’, ‘환경·신에너지 비즈니스 매칭 사업’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거래 진흥 등록 기업제는 약 5,000개의 등록 기업 중 적절한 가공처나 시험 제작처(試作處)를 주문자에게 알선하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검색 서비스도 있고, 산업 특성과 기업별 특징을 잘 아는 베테랑 코디네이터가 적절한 기업을 찾아주기도 한다. ‘B2B 네트워크’는 16개의 지역 금융 기관의 고객 기업과의 매칭을 위한 것으로, 금융 관련 대기업 출신의 은퇴자가 코디네이터로 콜센터에서 일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발휘된다. 환경·신에너지 비즈니스 매칭 사업은 13명의 전문 코디네이터가 발주 측의 요구를 파악한 뒤에 약 900개 기업과 ‘제국 데이터 뱅크’의 기업 정보 등을 바탕으로 적절한 기업을 1대 1 매칭해 준다. 매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로 성사되기까지 팔로업하면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한다(十名直喜, 2015; 52–53).

모비오는 또 2009~2011년 긴급 고용 사업을 통해 벤처기업 약 1,100곳에 대해 1대 1의 동반형 비지니스 매칭을 실시했다. 매칭 조건이 어려워서 조정을 요하는 건에 대해서는 오사카 산업 진흥 기구가 넘겨받아서 끝까지 일이 성사되도록 책임 지원을 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샤프, 마쓰다, 다이하츠 등 유명 대기업으로부터 지역 기업이 수주를 받는 데 성공한 바 있다(領家誠, ibid).

(3)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

히가시오사카시는 1995년 중반 산업 진흥 정책을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대표적인 것이 ‘히가시오사카 시립 산업기술지원센터’를 통해서 지역의 중소 기업들에게 다양한 기술 지원을 해온 것이다. 이 센터는 ‘기술 진료소’를 자처한다. 각 분야의 기술 상담원이 품질 향상과 트러블 슈팅(trouble shooting) 등 제품 생산과 관련된 상담,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적 과제 해결을 위한 상담 등에 응하는 식이다.

특히 기술 상담 인력들은 평균 30여 년의 시험, 연구, 기술 상담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무료로 상담에 응하고 있다. 필요하면 시내의 중소기업의 생산 현장에 직접 나가보고, 자신의 전공과 다른 분야의 문제는 다른 기관에 연결시켜주는 등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고도의 전문 분야 기술 지원이 필요할 경우에는 오사카부 내의 국립, 공립, 사립대학과 연결해 준다. 이렇게 한 결과 매년 기술 상담의 이용실적이 늘어나고 있다. 2010년의 경우 이용 건수는 890건으로 반복 이용자가 많았다(ibid; 20).

또 히가시오사카 시립 산업기술지원센터에서는 중소기업이 스스로 보유하기 어려운 고가의 측정 기기·가공 기계들이 32기 구비돼 있다. 중소기업의 일상 업무나 제품 개발 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기 사용법에 대한 강습도 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기본적으로는 전화 예약을 통해서 기기를 이용하거나 기술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지만, 그냥 방문하는 사람도 기기만 비어 있으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ibid; 22–23). 기업들이 행정의 지원 제도와 프로그램을 최대한 쉽게 여기고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4) 인재 육성과 기술 업그레이드

지역의 미래는 인재 육성에 달려있는 만큼 지역의 일꾼들이 기술을 연마하고 보다 첨단 기술을 익혀가는 것은 지역의 제조업 발전을 위해 핵심적인 일이다. 히가시오사카 시립 산업기술지원센터에서는 지역 산업 기술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의 기술을 접하고 익혀가도록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기술 강좌 및 세미나, 강연회, ▲야간 모노츠쿠리 대학교, ▲모노츠쿠리 개발연구회의 세 가지다. 먼저 제조업에 관계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공통 기술, 지역 산업과 연관된 기술, 트렌디한 기술, 첨단 기술 등에 대한 전문가 강좌와 세미나, 강연 등이 수시로 열린다. 또한 오사카 산업기술연구소와의 협력으로 제조업 관련 야간대학이 운영 중이다. 마지막으로, 모노츠쿠리 개발연구회는 기업들과 함께 제품 생산의 기초 기술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한편 중견 인재 육성 지원을 하고 있다(東大阪市立産業技術支援センタa, 2019, 5.3).

이와는 별도로 히가시오사카 창조근로자지원기구에는 종합 상담이 가능한 ‘모노츠쿠리 원스톱 상담 창구’가 있다. 여기서는 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한 베테랑 기술자들과 컨설턴트들이 상담에 응한다. 또 판로 개척이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서는 유수 기업들에서 30년 이상 근무했고 해외 근무 경력이 있는 컨설턴트들이 일 하고 있다. 기업을 직접 방문해 상담해 주는 인력도 4명이 있으며, 이중에는 다년간의 관련 기업 경력을 가진 보험, 융자, 부동산 등 금융상담 전문가들도 있다(東大阪市産業創造勤労者支援機構, 2019.5.3).

(5)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산업 업그레이드 정책

히가시오사카에서는 금속기계 관련 제품(부품)뿐 아니라 다양한 공산품, 생활에 필요한 소비재들도 만든다. 예를 들면 특수 안경, 우산, 부엌용품이다. 지방정부는 이 제품들의 고급화와 수출 진흥을 위해 디자인 지원도 하고 있다. ‘히가시오사카 디자인 프로젝트 사업’이 그것이다. 세계적 공업 디자이너인 키타 토시유키(喜多俊之)를 시의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로 두고, 디자인이라는 자원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세미나를 열기도 하고 기업들의 제품에 디자인 요소를 넣어 재설계 해 주는 ‘디자인 상담회’도 운영 중이다. 기업들은 상품의 외관뿐 아니라 시장의 요구, 소재, 비용, 품질, 기능, 안전성, 편의성, 포장, 프로모션, 판매 방법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와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시는 디자인 사무소나 디자인계 대학 등과 협력해서 시내 기업의 디자인 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성과 중 하나로, 일본 디자인진흥회가 주최하는 ‘굿디자인상’의 수상 제품 등도 여기에서 탄생했다(東大阪市技術交流プラザc, 2019.5.3).

나아가 시 정부는 전통적 제조업에서 벗어나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환경 비지니스에 강조점을 두고 지원책을 펴왔다. 친환경 관련 사업을 미래지향적인 사업으로 보고 이에 대해서 시내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산업화 가능성이 높은 테마에 대해서는 기업과 함께 로드맵을 깊이 조사해 주고, 필요한 기업 간의 협력과 연계를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연구·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환경비지니스 연구회’가 설립되기도 했다(十名直喜, 2015; 57).

5. 히가시오사카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

히가시오사카시는 산업 정책뿐 아니라 다른 사회적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혁신적 정책을 펼침으로써 이 지역을 젊고 활기찬, 지속가능한 곳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 그 바탕에 깔린 것은 민주주의적, 평등주의적, 미래지향적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몇 가지 정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주택지와 공장 간 갈등의 민주적 해결

대도시에 인접한 산업 지구에서는 주민과 공장들 간의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공장지대에서 공기 오염, 폐수 방류, 소음과 진동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공장이 뿔뿔이 흩어져서 집적단지의 이점이 줄어들고, 나아가서 지역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대표적인 대도시 공업 집적지인 히가시오사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지역 공장들이 폐업하거나 이전하면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이 자리에 주택, 맨션 등이 들어서게 됐다. 이 지역은 여러 선의 철도가 지나기 때문에 주택지로 개발했을 때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문제는 주거 지역의 주민 수가 많아지면서 공장들과의 갈등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소음, 진동, 악취, 공장들의 야간 작업으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해서 시청에 민원을 냈고, 시의 중재로 소음 및 진동 방지 장치를 도입하거나 조업 시간을 줄여야 하는 공장들은 반발했다. 그렇다고 시 정부로서는 산업지구가 위축되도록 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어떻게든 공장과 주거 지역 간의 조화를 추구해야만 했다(高慶元, 2014; 45–55).

히가시오사카 시 정부는 시민, 기업, 건축주 등 이해관계자들과 시 정부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과, 각 주체의 책무를 시 조례로 정했다. 그리고 2015년 ‘주공공생住工共生)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 지역별로 마을만들기 협의회를 통해 규칙을 만들어 주민 주도로 갈등을 해결하도록 했다. 그리고 시에서 파견한 코디네이터가 이 프로세스를 독려, 관리하도록 했다(東大阪市b, 2019.5.5.). 모범적인 사례가 공장 집적도가 가장 높은 타카이타구(高井田區)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 내 공장 위치 등 지역 실정을 조사했다. 둘째, 시에서 파견한 코디네이터가 자치회 임원·기업·주민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면접조사를 함으로써 주민과 행정이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셋째, 주민 자치회 임원과 기업들의 대표자가 중심이 된 마을만들기 협의회를 조직했다. 넷째, 협의회에서 지역 규칙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고 협의를 이뤘다. 공장 부지의 기준·높이제한·건물의 구조 등의 사항들을 여기서 정했다. 그리고 지역을 산업 육성 블록, 주거지 블록 등으로 용도에 따라 나누는 ‘조닝’(zoning)을 했다. 이처럼 주민이 주체가 되고 시민이 참여하는 해결책 도출 과정을 거치자 그 효과가 발휘됐다. 이전에 빈 땅이 나면 무분별하게 주택을 짓던 방식을 중단하고, 2006년부터는 지역 규칙에 따라 정해진 구역에 주택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과 기업(공장)들 간의 갈등이 방지될 수 있었다(河原知樹 et al, 2015; 関智宏 et al, 2014).

나. 남녀 공동 참여를 추구하는 평등주의적 정책

성평등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은 히가시오사카시의 진취성을 보여주는 측면이다. 시 정부는 ‘남녀 공동 참여 사회 실현’목표의 정책을 종합적, 계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04년 7월 ‘히가시오사카시 남녀공동 참여 추진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시에서는 2011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히가시오사카 미래를 위한 날개 짓’이란 이름의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東大阪市人權文化部男女共同參劃課, 2011.5.5). 이를 위해 시 정부는 ‘남녀 공동 참여 추진 본부’ 아래 실무 담당자를 두고, 각 사업에 대해 성과지표와 목표치를 설정하고, 계획 진척도를 관리한다. 이와 함께 시청에는 남녀공동참여과가 있고, 여성을 위한 상담센터도 마련돼 있다.

기본 시책의 내용을 보면 ▲시청과 각종 심의회, 기업의 여성 관리직 등에서 여성의 등용을 계획적,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취업 현장에서 남녀의 균등한 기회와 대우를 촉진하며 ▲ 일과 육아·돌봄의 양립을 위한 사회 서비스 확충 ▲남성의 가사·육아·돌봄에 대한 참여를 촉진한다 등이다(東大阪市人權文化部男女共同參劃課, 2011.5.5).

히가시오사카시의 성평등 실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시립 남녀공동참여센터 ‘이코라무’의 존재다. 이코라무란 ‘이퀄’(equal)과 ‘포럼’을 합친 말이다. 이 건물에서는 성평등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여성들 간의 교류, 여성 평등 그룹 활동이 일상적으로 펼쳐지기도 한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보면 성평등 관련 법률, 성소수자 문제, 여성 빈곤 등에 대한 강좌, 여성 문제에 관한 영화 상영, ‘여성에 대한 폭력을 없애는 운동 모임’의 활동 안내, 성소수자 인권 교육 등을 하고 있다. 이처럼 시가 성평등 촉진을 위한 별도 기관을 두고 일상적으로 시민을 교육하거나 시민 모임을 지원하는 일은 흔치 않다. 더구나 성소수자 인권 교육까지 포괄한다는 점에서 히가시오사카의 진취성, 개방성을 엿볼 수 있다(東大阪市立男女共同参画センター’イコーラム’, 2019.5.5).

다. 미래 세대를 위한 모노츠쿠리 교육

시립 산업기술지원센터는 젊은 세대가 제조업을 기피하면 산업이 활력을 잃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모노츠쿠리 체험 교실’을 운영한다.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공장 견학 및 체험 교실, 회화·도예 교실 등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경진대회도 개최한다. 이 연장선에서 ‘히가시오사카시 소년소녀발명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여름 방학에는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참여해서 제품 개발에 참여해 보는 체험 교실도 열린다(東大阪市立産業技術支援センタc, 2019.5.3).

젊은 세대로 모노츠쿠리가 계승될 수 있도록 시 정부가 벌인 사업 중에서 획기적인 것 하나는 2009 년 1월, 히가시오사카 우주개발협동조합(현 우주개발 협동조합 SOHLA)이 작은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것이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여러 기업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협력했으며 여기에 지역 엔지니어들과 오사카현 대학 교수들의 지원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시 정부도 이 프로젝트를 지원했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지역의 청년과 청소년, 차세대 기업가들에게 히가시오사카를 알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Edgington & Kenkichi, 2011; 41).

이밖에도 히가시오사카는 ‘럭비의 도시’로 브랜드화 하는 등 시의 이미지를 젊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1929년에 개장한 하나조노(花園) 럭비 경기장은 90년 가까이 일본 럭비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는데 시는 이 경기장을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문화공연 등을 유치하고 있다. 여기서 매년 전국 고등학교 럭비 풋볼 대회를 열고 있으며 2019년에는 럭비 월드컵을 개최하기도 했다(東大阪市花園ラグビー場, 2019.5.5).

6. 나가며

히가시오사카 지역의 발전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하청 구조에서 벗어나서 독자적 기업, 대등한 외주(하청) 관계를 구축해온 데 따른 것으로 한국에 시사점을 주는 좋은 사례다. 물론 한국 현실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의 차이가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 자동차 산업은 모듈, 유닛 단위 수주가 이루어지더라도 일본처럼 하청 기업의 재량과 역량을 키우는 것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전속 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관계로 발전할 여지가 별로 없다. 일례로 현대자동차의 경우 모듈 공급을 현대모비스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전속 관계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없었다(조형제 외, 201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청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중, 삼중의 가공 과정을 생략하려는 경향은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원청이 주요 하청기업에 전속도를 낮추도록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수직적 하청구조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은 커지고 있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은 일본의 불황기와 같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을 맞고 있다. 원청 대기업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김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엄혹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도쿄 오타구나 히가시오사카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소기업 생존전략은, 가능한 한 빨리 고정밀 고난도 가공으로 질적 수준을 높여가야 할 뿐 아니라 가공 분야를 확장해 완성 부품 생산을 함으로써 독립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그럴 여력이 없을 경우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대처할 수 있다. 즉 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처럼 행세해야 한다. 비슷한 업종끼리, 예를 들어 금속 부품 생산에 있어서 금형, 주물, 도금, 가공 업체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완성 부품 혹은 시제품을 공동으로 수주받는 방식을 꾀해 볼 수 있다. 나아가 부품 업종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 유닛 또는 모듈 단위 수주를 받아낼 수 있게끔 규모를 키울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수주에 응해 봄으로써 각 기업의 경쟁력과 체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도쿄 오타구와 비교할 때 히가시오사카 기업들이 더 강한 생존력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자체 설계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 연구개발 및 마케팅 역량을 키우기 위해 많은 자원과 노력을 쏟아부었다는 점, 독자 제품의 생산 및 판매 기업이 되는 것을 지향해왔다는 점 등이다. 그에 반해 오타구는 높은 가공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외주(하청)에 의존한 것이 점차 취약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한국의 제조 중소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이와 별도로, 히가시오사카의 사례는 지방정부 지원 정책이 지역 산업에 구체적이고도 포괄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별 수 있다.

첫째는, 히가시오사카 지방정부는 개별 단위 기업 지원보다는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지원, 혹은 네트워크 단위에 대한 지원을 함으로써 산업 집적지로서의 생태계 활력이 만들어지는 데 중점을 뒀다. 이와 같은 지원 방식은 우리나라 지방정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므로 히가시오사카 지방정부의 선도적 역할을 참고할 만하다. 특히 시 정부가 이업종 네트워크에서 혁신이 일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해서 의도적으로 이업종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업종간 네트워크는 향후 산업의 융합이 중요해짐에 따라 더욱더 요구될 것이지만 동종간 네트워크와는 달리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히가시오사카 지방정부는 실용주의적 태도로 기업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시내 기업을 전국과 해외에 홍보하고, 판로 컨설팅을 하거나, 발주 기업과 수주 기업을 직접 매칭하는 서비스, 기술 및 디자인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지방정부는 마치 지역 기업 지원을 위한 ‘종합상사’처럼 움직이면서 기업의 필요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방정부가 산업 정책뿐만 아니라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 온 점도 주목할 만하다. 주거지와 공업지구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해 이해관계자 간의 민주적 프로세스를 만들고, 특히 주민 주체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한 점은 한국 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벤치마킹해야 할 사례다.

또 미래 세대를 위한 제조업의 기술 전수 교육에 노력하는 모습은 산업 공동화에 직면한 우리의 공업도시에도 시사점을 준다. 여성 사회 참여 촉진, 성평등 정책에 있어서도 이를 구호로만 독려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 목표치 하에 실무 단위를 두고 정책을 추진해 온 점, 별도 건물에 기관을 두고 프로그램을 일상적으로 운영하는 점 등이 돋보인다. 성소수자에 대한 프로그램까지 운영함으로써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지역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이를 벤치마킹 하려 한다면 여러 가지 문화적·사회적 맥락 차이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히가시오사카 지방정부처럼 지역 산업을 위한 정책을 주체적으로 펼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이라는 조건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및 주석

보고서(PDF) 다운로드

관련 포스트

지방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법

지방에 ‘혁신’ 정책이 더 필요한 이유

관련 보고서

쇠락도시 위기에서 탈출한 도시들: 말뫼 빌바오 포틀랜드 히가시오사카

제조업 도시들이 흔들린다:지역별 고용위기 시그널과 위기 대응 모델

--

--

LAB2050
LAB2050

다음세대 정책실험실 Policy Lab for Next Gene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