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역사관 논란’ 이인호 KBS 이사 추천 강행

이범준 기자

야당 위원 퇴장 속 속전속결… KBS 양대 노조 반발

방송통신위원회가 편향적인 역사관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KBS 보궐이사 추천을 강행했다. 방통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길영 전 이사장 사퇴로 공석인 KBS 보궐이사에 이인호 교수를 대통령에게 추천키로 의결했다. KBS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하며, 통례상 여당 측 최연장자인 이인호 내정자가 KBS 새 이사장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속전속결로 이뤄진 KBS 이사 추천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와 후보자의 편향적인 역사관을 지적하며 의결 보류를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최성준 위원장 등 여당 측 위원 3명은 야당 위원들의 퇴장 속에 의결을 마쳤다. 야당 측 김재홍·고삼석 위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한의 검증과 여론 형성 기간을 갖기 위해 1주일만 연기하자고 간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9월25일까지만 의결하면 되는 사안을 오늘 이렇게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날 이 이사 선임 반대 뜻을 밝힌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이어 KBS노동조합(1노조)도 성명을 내고 “다시 공영방송의 정치독립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며 이 이사장 내정에 반대했다. KBS노조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 검증 보도에 대해 방통위의 중징계가 내려지더니 곧이어 ‘문창극 강연이 감동적이었다’는 발언을 한 이인호씨를 이사장으로 앉히려 하고 있다”며 “정권이 KBS를 정권 편향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한다면 방송의 독립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임명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교수는 KBS 신임 이사장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한 행적을 보여온 바 있다”며 “이 교수는 친일독재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를 출간한 교과서포럼과 이를 주축으로 하는 현대사학회의 고문”이라고 지적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이 교수는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함께 ‘뉴라이트 교과서’ 편찬을 주도했던 인사”라며 “언론연대는 이인호씨를 절대불가의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며, 방통위가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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