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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유기하지 않을 거면 반려동물 등록을 하면서 내장칩 삽입까진 하지 않아도 되죠?”

 

많은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에 들를 때마다 수의사에게 묻는 질문이다. 국내에서 반려동물등록제를 시행한 지도 어느덧 6년. 아직까지 반려동물등록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보호자가 상당수이고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내장칩 삽입까지는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아이의 몸에 금속칩을 넣어야 하는 데 추후 몸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지, 삽입 과정이 극도로 고통스럽지는 않을지 불안해서다.

하지만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내장칩이 없으면 아이들은 유기동물보호소에 갈 수밖에 없고, 운이 나쁘면 안락사 명단에 오르고 만다. 실제로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실종 반려동물이 보호소를 거쳐 반려인에게 돌아갈 확률은 13%에 불과하다. 반드시 반려동물 등록을 하고 웬만하면 내장칩 삽입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반려동물등록제란?


반려동물과 반려인에 대한 정보를 행정기관에 등록해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경우 신속하게 주인을 찾아주고, 보호자들의 책임의식을 높여 동물 유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이 등록 대상으로 미등록 시 40만원의 과태료가 발생한다. 또 광견병 무료 접종 및 펫보험, 용품 구매 시 할인 혜택이 있다. 아직까지 반려견에 한하지만 반려동물등록제 실효성 검토 후 반려묘까지 확대 예정.

 

왜 반려동물등록제를 해야 하나요?


수의사 노현우 

많은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버려지는 이유가 아이의 병이나 병원비 부담 때문으로 꼽는데 실상 유기동물보호소에 가보면 어리고 건강한 유기동물이 많습니다.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이유가 병원비 때문이 아닌 보호자의 무책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죠. 출생 혹은 분양 시 반려동물 등록을 의무화한다면 유기동물은 현저히 줄어들 것입니다. 등록된 반려동물만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광견병 무료 접종이나 펫보험 가입 등이 가능하므로 꼭 하세요. 

수의사 이지윤 

반려동물등록제는 아주 좋은 제도입니다. 내장칩이 종양이나 감염의 부작용을 갖고 있다는 부분에서 완전히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부작용도 점차 줄어가는 추세이고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도 0.01% 정도로 적습니다. 외장형 인식표는 제거가 쉬워서 효용성이 크지 않습니다.

반려동물협회 최시영 대표

많은 반려인들이 내장칩 삽입을 꺼리는 이유는 아이에게 있을 통증, 혹시나 하는 부작용 때문인데 잃어버릴 확률이 높은 어린 반려견에게는 칩 삽입이 필수입니다. 물론 수의사들도 100% 부작용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이는 사람이 처방 받은 약을 먹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부작용과 같지요.

반려동물등록제 3가지 방식


①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삽입

마이크로칩을 반려동물의 피하조직에 주사기로 삽입하는 방식. 종양 발생 문제가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 내장칩으로 종양이 발생했다는 확정적인 증거는 전혀 없는 상태다. 단점이라면 MRI를 찍을 때 체내 금속이 영향을 준다는 점. 따라서 아이가 경추 디스크 등이 와서 MRI를 찍어야 한다면 다시 칩을 빼내야 한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내장칩을 통해 14년만에 고양이를 찾은 기적 같은 사연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이 고양이는 집에서 20km나 떨어진 곳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내장칩 덕분에 늦게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것. 해외뿐 아니라 국내도 내장칩을 통해 실종되었던 동물들이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등록 수수료 3만~5만원(개인 부담), 1만원(거주하는 지자체 지원 금액이 있을 경우)

② 외장형 인식표 부착

동물등록번호, 반려견과 보호자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팬던트 위에 각인하는 방식. 외장형 인식표를 갖고 있는 병원에 방문해 구매하면 된다. 구매 후 병원에서 동물등록번호를 전산 상으로 입력해준다. 외장형 인식표의 경우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수술까진 필요 없으나 쉽게 떨어트리거나 잃어버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동물등록번호는 부여 받았지만 아이가 인식표를 잃어버리면 끝이다.
등록 수수료 2만~3만원(디자인에 따라 차등) 
 

③ 동물등록번호 발급

동물등록번호만 발급받은 뒤 보호자가 팬던트, 목줄 등을 구입해 번호를 작성하는 방식. 
등록 수수료 3천~5천원(거주하는 지자체 지원 금액에 따라 차등)

내장칩 삽입 과정, 어떻게 진행되나요?


1단계, 서류 작성

반려동물등록제와 관련된 서류는 보호자가 직접 작성한다. 동물등록번호는 병원에서 입력해준다. 반려동물등록제 전산화 작업을 위해 보호자는 개인정보활용동의서에 반드시 서명해야 한다.

 

2단계, 바늘 끝에 칩이 들어간 주사 준비(동물등록번호가 적혀 있음)

주사, 칩마다 품질 차이가 있고 병원마다 구비하고 있는 주사, 칩이 다르다. 칩의 크기에 따라 주사 바늘 굵기도 달라지지만 보통 쌀알만큼 작은 크기의 칩을 삽입한다. 칩을 제조하는 회사는 다양하지만 동물등록번호는 겹치지 않도록 되어 있으니 반려동물의 등록번호가 겹칠 우려는 없다. 등록번호가 겹칠 경우 병원에서 전산 등록 시 기등록 번호라고 뜬다.

 

3단계, 목 뒤 피하조직에 삽입

주사기를 개봉한 뒤 바늘 끝에 칩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 알코올 솜으로 목 뒤를 충분히 소독 후 주사를 놓는다. 주사는 반려동물의 목 뒤 두꺼운 피부에 놓기로 약속되어 있는데, 실종, 유기된 아이 몸에 내장칩이 있는지 누구나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주사를 놓으면 순식간에 내장칩 삽입이 끝나는데 바늘을 찌를 때 ‘깨갱’ 소리를 내는 식으로 거부반응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무렇지 않아 하는 아이들도 많다. 중성화수술이 필요한 어린 강아지라면 수술 시 마취 상태일 때 내장칩도 함께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기획 임소연 사진 박충열(텐스튜디오) 도움말 노현우(이룸동물병원 원장)
*노현우
이룸동물병원 원장.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후 임상수의학대학원에서 외과/안과, 치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안과, 치과 전문 수의사로 블로그(https://blog.naver.com/pablo301)를 통해 여러 진료, 수술 사례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보호소에서 입양한 믿음직하고 얌전한 강아지 ‘미남이’를 키우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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