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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코프는 1917년 10월 혁명 이후 20년대에 들어서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사회주의의 수도’ 모스크바의 다양한 모습에 대한 외적 인상이나 내면 의식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으로 자신의 문학 창작의 서막을 장식했다. 실제로 불가코프는 1921년 말 모스크바에 정착한 직후 베를린의 러시아 망명자들이 발행하는 신문 『전야』의 모스크바 판에 ‘문예기사(фельтон)’를 작성해 주는 식으로 창작 활동을 개시했는데, 이 지면을 통해서 그는 자신이 직접 관찰하며 체험한 1920년대 초 모스크바의 다채로운 이미지를 생생한 필치로 기록하여 전달했다. 그와 동시에 불가코프는 이 시기에 이야기나 수필, 수기 등 다양한 형식의 소품들을 통해서도 당대 모스크바 도시의 공간풍경과 모스크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때로는 핍진하게 때로는 환상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특히, 이 시기 모스크바 도시공간과 일상생활을 묘사하면서 불가코프가 보여준 다양한 묘사 방식들은 1920, 30년대 불가코프 창작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예술 공간의 독특한 재현 양상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의 문학 기법과 현실 인식이 생성, 진화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총체적으로 조명하고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석 작업들에 중요한 단초들을 제공해준다. 본고에서는 불가코프의 문학 인생 전체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도시 모스크바의 이미지가 그의 초기 창작에서 어떤 식으로 형성, 제시되어 있고, 또 그것이 당대 현실의 맥락과 작가 자신의 창작 안에서 어떤 문학적, 문화적 함의를 갖고 있는지 그의 창작 초기의 대표작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고찰해보고자 한다.


Mikhail Bulgakov began his career by writing literary sketches, notes and diaries, many of which are devoted to the impression and reflection on the urban images of Moscow in the early 1920s. He describes in detail the urban landscape and life of Moscow sometimes realistically, sometimes fantastically. Especially, his various ways of writing on Moscow give us the insight to appreciate and analyse the idiosyncratic representation of artistic space in his entire creation and the process in which his unique literary technique and sense of reality originates and develops. This paper aims to show how the urban image of Moscow was formed and represented in the early works of Bulgakov and what it ultimately signifies in his time and cre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