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북극 지역의 이산화탄소(CO₂) 순환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난 40년간 북극 지면생태계에 탄소가 저장되는 시간(carbon residence time)이 13%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가 주도한 미국립항공우주국(NASA), 미국립해양대기청(NOAA), 스위스 취리히대, 미국 노트르담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12일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북극은 수십 년간 온난화로 관목 등 지표식물이 증가하고 영구동토층이 녹는 등 큰 생태계 변화를 겪어왔다. 이런 변화는 탄소 순환에 영향을 미쳐 지구 전체 온난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땅속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할 수 있고 지표식물이 많아지면 오히려 이산화탄소 흡수가 늘어날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런 생태계 변화는 인간이 방출한 이산화탄소의 대기 잔류량을 조절, 전 지구적 온난화를 감소 또는 강화할 수 있는 조절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극지역 탄소순환에 대한 이해는 전 지구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온난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극 탄소순환에 일어난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NOAA가 1974∼2015년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 인공위성 관측, 지면온도, 대기 관측 등 다양한 관측 자료를 지면생태계 시뮬레이션 모델과 융합해 탄소저장기간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40년간 극지역의 극심한 온난화로 지면생태계에서 연평균 탄소저장시간이 1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난화로 북극 지면생태계의 식물 생장이 증가하면서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늘어나는 효과보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뜻한다.
정 교수는 “온난화로 탄소저장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강화될 온난화로 인해 지면이 흡수하는 탄소가 빠져나가는 시간이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구의 화약고로 불리는 극지방 동토층에서 탄소배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인위적 탄소배출뿐만 아니라 생태계가 배출하는 자연적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 우리가 예측하는 온난화보다 더욱 심각한 미래 기후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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