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들의 선문답을 통해 깨달음을 전할 ‘선종 무문관’이 스크린을 찾는다.
10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선종 무문관’(감독 윤용진)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윤용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동업 우상전 조용주 안홍진 임대혁 송유담이 참석했다.
‘선종 무문관’은 각지에서 모여든 승려들이 숨막히도록 치열한 방행과 수행을 통해 한 깨달음을 얻어가는 수행 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10년 첫 연출 데뷔작 ‘할’로 철학적인 주제를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윤용진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윤용진 감독은 “이 영화가 나오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책을 사러 교보문고를 갔는데 작은 책인 ‘무문관’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들어올렸는데 그날 따라 책을 많이 샀다. 무문관이 책이 여러 권 있어서 빼려고 했는데 책장까지 들고 가려다가 힘드니까 작아서 샀다. 들고다니면서 여러 번 읽었다. 선문답을 계속 읽다 보니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테마 별로 대화를 뽑아서 시나리오를 만들어봤다. 그래서 탄생하게 된 것이 이 영화다”고 말했다.
‘선종 무문관’은 다양한 고뇌에 직면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영화다. 우상전 안홍진 조용주 등 베테랑 연극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또한 그는 “대사도 읽어야 하고 무슨 뜻인지 이해도 해야 되니까 자연스럽게 공부도 되고 지금도 그 인연이 이어져서 여기도 나왔다. 전생에 무슨 업이었는지 모르겠다. 머리도 두 번이나 밀었다. 정말 많이 공부했다. 배우라면 스님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저도 보면서 어렵다”고 고백했다.
‘선종 무문관’은 2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조용주는 “2년 전에 찍은 영화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니까 감회가 새롭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생각이 난다. 이 영화로 인해서 깨달음 얻고 그럴 수 없겠지만 조금 더 불법에 대해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홍진은 “지금도 어렵다. 어쨌든 ‘선종 무문관’을 통해 자기를 돌아볼 수 있었다. 여러분에게도 작은 불씨가 일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동업은 “일반 대중에게 불법을 전달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많은 사람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님 중 한 명을 연기한 임대혁은 “자기다움이 있다. 각자의 본분이 있다. 수행승 또한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과 기질이 다르다. 어떻게 개성적으로 나만의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감독님은 절 표현하라고 자율적으로 맡겼다. 그래서 개성적인 연기가 나왔다. 스님에 가깝게 가려고 노력했다. 딱 봤을 때 스님스럽게 가자고 해서 중간적으로 가려고 했다. 다운되지 않고 중간적으로 가려고 했다. 개성적으로 표현됐다며 다행이다”고 털어놨다.
윤용진 감독은 배우들에게 따로 연기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그는 “시나리오를 쓰고 어떤 느낌으로 연기하라고 줄 수 없었다. 선문답을 책으로 읽었지만 이걸 연기화했을 때 코믹한 건지 진중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연기자들의 각자 캐릭터가 녹아야 했다. 이것이 팩트를 이야기 해야 되는 게 아니라 선문답이라 어떻게 해야될 지 몰라서 시켜봤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떤 느낌으로 해야 할지 몰랐던 것들이 오히려 나름대로 틀이 잡혀갔다. 그런 것에 대해서 놀랐다. 굉장히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 보는 분 중에 재미있다고 하는 분도 있다. 그래서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부처님이 살아생전에 팔만 사천 법문을 했다. 그런 선문답을 보면 일대 시교가 뭔가 했을 때 때에 따라 한 말이다. 똑같은 사건을 봐도 보는 사람도 다 다르게 생각한다. 그런 걸 알리는 영화를 놓고서 이 영화를 이런 식으로 봐 달라고 말하는 건 모순이 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선종 무문관’은 13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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