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밀집' 도로공사 인재개발원
인근 주민 입 모아 “우리들의 일
불안하지만 찬반 문제가 아니다”
/화성시청

 

“불안하긴 하지만,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우리들의 문제'잖아요. 다 같이 힘을 보태야죠.”

25일 오전 화성시 동탄동 한국도로공사 인재개발원. 인근에서 마스크를 쓴 채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에 이처럼 입을 모았다. '그들만의 일'이 아닌 '우리들의 일'이라는 이유였다.

정류장을 지나가던 시민도 “지금 같은 시국에 그건 더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죠”라며 거들었다.

지난 24일 중앙대책본부의 방침에 따라 한국도로공사 인재개발원이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뒤 격리자 입소를 이틀 앞뒀다. 총 110실로 적지 않은 규모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 님비(NIMBY·기피) 현상은 없었다.

장모(54·여)씨는 “우리 동네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라면서 “하지만 현재 누구에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모두가 도와야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인재개발원이 위치한 동탄 7동은 7만8853명이 거주하고 있는 신도시이다. 한 동에 보통 3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봤을 때, 상대적으로 주민들이 밀집한 장소다. 이 때문에 현재 분동까지 계획하고 있다는 게 화성시 설명이다.

특히 한국도로공사 인재개발원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엔 유치원을 비롯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이 모두 있다. 앞서 시는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 정부에 치료시설로 부적합하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인근 카페 등이 밀집해 있는 상가에선 반대 여론도 일부 있었다. 생활치료센터로 단골손님의 발길이 끊기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주민들이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것은 아니라고 화성시는 보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워낙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데다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기에 반대 의견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게 사실이다”라면서 “하지만 주민들의 성숙한 의식 덕에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라 다행이다. 철저하게 방역하며 주민들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수원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수원시에선 지난 2월부터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확진자의 접촉자를 수용하는 임시생활시설 등을 운영해오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해당 시설의 이용도 높다”면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기에 현재까지 큰 어려움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수도권 병상 공동대응 체계를 운영하며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남산 유스호스텔, 태릉선수촌, 한전 인재개발원, 경기도 교육연수원 등 4개소가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받아 운영을 개시했고, 국방어학원과 삼성화재연수원 등 7개소가 이미 지정돼 입소를 앞두고 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