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회생 적임자… 제주항공 경영본부장 재직 '재무通'정부 인수금융 선행조건인 해외결합심사 완료1700억 조달 탄력… 잔금납부 등 딜 마무리 속도
  • ▲ ⓒ 제주항공
    ▲ ⓒ 제주항공

    김재천 제주항공 부사장이 이스타항공 새 수장으로 낙점됐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김 부사장은 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를 회생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르면 이번 주 인사가 발표된다.

    신임대표 인사는 오랜기간 끌어온 이스타 인수의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김재천 부사장을 이스타 신임 대표로 확정하고 딜 종료를 서두를 것으로 전해졌다.

    결합심사 등 정부 지원 조건이 충족된 만큼 대표 인사에 맞춰 잔금 납부 등 딜 종료를 매조짓겠다는 방침이다. 인수를 위한 나머지 절차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베트남, 태국에 제출한 해외 기업결합심사는 최근 ‘승인’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인수를 허가했다.

    기업결합심사는 정부가 지원하는 인수금융의 선행조건이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1700억원을 조달받기로 했다.

    이번 인사는 잔금 납부 등 인수 절차를 일부 남긴 채 진행한다. 거래 종료 후 임원 인사를 내는 보통의 M&A와는 상황이 다르다. 정부 지원을 위한 사전 발표 성격이 짙다. 대표 인사를 포함한 인수 후 경영계획을 알려야 산은 측 지원금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400억 대 인수 잔금을 치를 여력이 없다. 현재까지도 노선 대부분이 중단 상태며 직원들은 순환휴직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적자는 657억원에 달한다. 내부 살림이 빠듯해 딜 종료를 위한 정부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 ▲ 김재천 제주항공 경영본부장(부사장) ⓒ 애경그룹
    ▲ 김재천 제주항공 경영본부장(부사장) ⓒ 애경그룹

    이스타의 새 수장이 될 김재천 부사장은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주특기는 자금 관리와 인사 업무다. 김 부사장은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와 제주항공 안살림을 살뜰히 일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12년 AK홀딩스에 입사해 줄곧 인사팀장(상무)으로 일했다. 2015년에는 같은 직책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 2017년엔 제주항공에 합류해 경영본부장(부사장)으로 근무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사·재무 전문가인 김 부사장은 수년간 애경에 몸담으며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항공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애경그룹의 의지와 이스타의 어려운 재무 상황을 고려해 그를 신임 대표로 낙점했을 것”이라 평가했다.

    지난 3월 기준 이스타항공의 채무는 115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유형자산은 450억원에 불과해 자본잠식 상태다. 항공유 구입비, 공항 이용료, 직원임금 등도 모두 체납상태다. 경영난을 버티지 못해 현재는 자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에 집중하는 단계”라며 “신임대표 선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이스타 인수에 착수했다. 작년 12월 인수양해각서(MOU) 체결 후 올해 3월에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달 초에는 인수 기일을 무기한으로 미뤄 '거래 무산' 우려가 일었지만 무탈히 성사될 전망이다. 최종인수가는 545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