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産 배터리, 中굴기 또 못 넘었다…3년째 보조금 제외

LG-삼성 배터리 탑재 車 막판 제외
“보조금 폐지까지 시장 안열겠단 신호”
中 2016년부터 韓 배터리 견제
외국산 차별 정책…현지 사업 ‘난항’
중국산은 국내서 보조금 혜택 받아
  • 등록 2019-05-09 오후 4:34:35

    수정 2019-05-09 오후 4:34:35

자료=SNE리서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중국 굴기(우뚝 섬) 앞에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한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 최종 제외되면서 중국에서의 사업 재개가 또 무산됐다. 일각에선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국 정부의 외국산 차별 정책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한국 배터리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 부처인 공업화신식부가 최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리스트에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둥펑르노 전기차 4종과 충칭진캉 1종에 대해 보조금 지급의 전 단계인 형식승인을 내주면서 업계는 중국 시장 재진출의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역시나 이번 명단에도 이름이 빠졌다. 최근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있긴 하지만, 1000만원 안팎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현지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자동차 기업이 보조금 명단에서 탈락한 건 지난 2016년 이후 3년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갈등을 빚은 뒤 한국산 배터리 패싱 기조를 유지해왔다. 업계에선 사드 보복을 빌미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속내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의 자국 보호 정책을 등에 업고 내수시장을 잠식한 중국업체들은 한 발 앞 선 한국기업들의 기술력까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쩡위친 CATL 회장은 지난달 말 투자자 간담회에서 “니켈 함량이 80%인 고성능 배터리 ‘NCM811’을 대량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은 니켈 함량으로 판가름난다. 니켈 함량이 많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주행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에 판매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은 23.8%의 점유율로 일본 파나소닉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또 다른 중국기업 BYD는 같은 기간 점유율(15.3%)을 2배 이상 키우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LG화학(10.6%)과 삼성SDI(3.0%)는 각각 4, 6위로 순위는 유지했으나 점유율은 하락 추세다. SK이노베이션은 분기 처음으로 톱10에 올랐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성장 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대로 중국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보조금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버스 판매 보조금 중 40.4%가 중국 업체에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BYD 역시 한국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배터리 등 부품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에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데 중국산 배터리는 우리나라에서 버젓이 보조금을 받고 있어 한탄스럽다”며 “정부는 세제지원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투자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2020년 이후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을 폐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또한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면서 “중국과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선도할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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