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에 13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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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24. 오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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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충남 아산 탕정에 13조원을 투자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아산 탕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을 퀀텀닷발광다이오드(QD-OLED) 라인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하며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 이런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 탕정에 13조원을 투자할 경우 고용 창출 효과는 5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탕정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삼성 LCD 라인 QD-OLED로 교체 … 5만명 고용 창출 효과

당시 이 부회장은 “지금 LCD가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선 안 된다”며 선제적 투자를 통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기업과 치열하게 경합 중인 LCD에서 QD-OLED로 한층 빠르게 전환할 전망이다. 또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력도 LCD에서 삼성의 QD-OLED와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는 QLED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에 따르면 2017년 출시한 QLED TV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올해 연말이면 연간 500만 대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추산된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따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은 중국 업체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3년 이후엔 한국의 우위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정부의 지원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선 삼성이 차기 디스플레이로 QD-OLED를 선점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들렸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 탕정 LCD 일부 라인을 철거하면서 이 자리에 QD-OLED 생산 설비를 들여올 수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었다.

삼성이 추진하는 QD-OLED는 청색 자발광 소자 위에 적색과 녹색 컬러필터를 붙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기술적 난이성 때문에 중국 기업이 QD-OLED나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대형 LCD 패널을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 삼성전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 수년간 중국발 LCD의 저가 물량 공세 대응에 실기하면서 전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시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LG디스플레이는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을 제치고 LCD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BOE를 포함한 중국 기업은 잇따라 10.5세대 LCD 공장 가동을 늘리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 주력 생산 라인은 8.5세대여서 수익성이 떨어진다.

박수련·강기헌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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