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고쳐 화물 날랐는데... 날개 펴지 못하는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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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1-1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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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실적 소폭 호전됐지만 역부족

  • 매출 70~80% 차지 국제선 수요 회복이 관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좀체 적자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객실을 뜯어고쳐 화물을 나르고, 이색상품으로 항공권 판매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그나마 지난 2분기를 정점으로 적자 폭은 줄어들고 있어, ‘절망’ 속 ‘희망’을 찾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0일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LCC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CC업계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3분기 700억원 내외의 적자가 예상된다. 직전 분기 848억원 적자보다 150억원가량 줄어든 수치지만, 대규모 손실은 피해가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나마 영업이 되고 있다고 하는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500억원과 4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두 회사는 지난 2분기 각각 596억원과 4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국내선 여객 수송량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 폭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8월 국내선 여객 수송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제주항공이 3.6% 증가했고, 진에어는 74.0% 늘었다. 티웨이항공은 80.9% 확대됐다.

화물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한몫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부터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싣는 '기내 운송' 사업에 뛰어들었다. 진에어도 지난달 24일부터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를 띄워 추가 화물 운송에 들어갔다. 티웨이항공도 이달부터 여객기의 객석을 활용한 인천-베트남 호찌민 화물 운송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극적인 실적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 것은 국제선 수요 회복이 미진했기 때문이다. 국내 LCC 전체 매출의 70~80%는 국제선에서 나온다. 지난 8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23만6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7.1% 축소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한정된 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한계를 보인 셈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중소형기 위주의 LCC업계가 화물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국제노선 재개 등도 다른 사업들과 시너지를 통해 전반적인 적자 폭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CC들은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선 노선 재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중단했던 인천~일본 도쿄 노선의 운항을 이달 21일부터 재개한다. 인천~하얼빈(중국) 노선도 지난달 2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이달부터 인천~일본 오사카, 인천~도쿄 노선 항공편의 운항을 시작했다. 

최근 확대하고 있는 항공화물 운송 사업의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운임이 많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화물 운송 지수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유럽과 아시아-미주 항공화물 운임은 각각 전달 대비 25%, 28% 상승했다. 상하이-북미 항공화물 요금도 지난달 26일 전주 대비 26.2% 뛴 ㎏당 6.07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6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LCC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재확산 등 악재로 생존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운송 등 새로운 사업에도 적극 나서 보릿고개를 버텨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여객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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