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발에도 美상원, 대만정책법 심의 착수…백악관 "의회와 협력"(종합)

 [서울=뉴시스] 이승주 이종희 기자 = 미국 의회가 '대만정책법(TPA, Taiwan Policy Act)' 통과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법안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폐기하고 대만 정부를 대만 국민의 대표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미중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상원 외교위원회는 14일 오후 대만정책법에 대한 법안 심사에 돌입한다.

대만정책법은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공동발의해 초당적인 협력을 거쳐 지난 6월 발의됐다.

이 법안은 대만을 미국의 주요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으로 지정하고, 45억달러(약 5조9000억원)의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사실상 대만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미국과 중국이 1979년 국교를 수립한 이후 지켜왔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미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것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행위이자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는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수차례 어기고 대만 민진당 당국과 군사적 결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언행이 일치하지 않고 신뢰를 깨며 대만 분리독립세력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이 대만 무기 판매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대만과 군사관계를 맺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고, 외부세력의 대만 문제 간섭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이견이 없어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위해 백악관은 의회와 협력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우리 입법 및 행정 관계자는 이 법안 관련 의회 의원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너무 앞서고 싶진 않지만 진행 과정에 맞춰 의원들과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행정부가 대만에 관여하고 지원을 더해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다"며 "약 일주일 전 발표에 따르면 대만에 약 10억 달러(약 1조3908억원)가 넘는 무기를 판매했다. 이것이 대만에 중국의 위협에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만의 자주국방을 위해 헌신하고 이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단호히 주장해왔다"며 "이 법안 관련 의원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그것이 잘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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