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 전쟁…달러 내다파는 亞 외화 곳간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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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자료를 인용해 중국을 뺀 인도, 태국,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이 7개월치 대외 결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2020년 8월 16개월치, 올초 10개월치에서 꾸준히 감소했다.
아시아 외환당국은 Fed의 공격적인 긴축에 따른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억제하는 수단으로 달러 매각에 의존해 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달러 강세로 유로화 등 다른 외화의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것도 외환보유액 총액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양의 달러를 팔아치운 국가는 인도(810억달러)였다. 태국과 한국은 각각 320억달러, 270억달러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130억달러)와 말레이시아(90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로 보면 태국의 감소폭(-5.5%)이 가장 컸다. 이어 말레이시아(-4.3%), 인도(-3.7%), 필리핀(-3.1%), 인도네시아(-1.8%), 한국(-0.9%) 순으로 나타났다.
일종의 ‘외화 비상금’이 빠르게 고갈되면서 외환당국의 개입을 통한 환율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달러에 대한 태국 바트화 환율은 올 들어 9.3% 상승(바트화 가치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인도 루피화·달러 환율은 6%가량 올랐다.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 법인의 아세안 외환시장 책임자인 디비아 데베시는 “외환보유액 감소로 자국 통화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개입이 앞으로 더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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