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을 무효화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한 사무엘 알리토 대법원 판사(출처-위키피디아)
낙태권을 무효화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한 사무엘 알리토 대법원 판사(출처-위키피디아)

여성의 낙태권을 둘러싸고 미국 사회가 둘로 쪼개져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인 사건인 1973로 대() 웨이드 사건의 연방대법원 판결을 무효화하는 내용의 초안이 유출되면서 정치이념 대결이 격화되고 있다.

로 대 웨이드 사건은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제인 로(Jane Roe)가 텍사스 주정부를 상대로 낙태권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한 사건으로 당시 댈러스 카운티의 지방 검사장 헨리 웨이드(Henry Wade)가 주 정부를 대리했다. 연방대법원은 72로 로의 손을 들어줬고,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합법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과 모든 주에서는 낙태를 금지하던 기존 법률이 폐지됐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유출된 문서는 보수 성향의 사무엘 알리토(Samuel Alito) 대법관이 작성했는데, ‘법원이 낙태문제를 주정부에 돌려보내고 개별 주정부가 매우 구속적인 반낙태법안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절반 가량의 주에서 반낙태법안 도입을 시작했다. 가장 최근에는 오클라호마주가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을 포함해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불법화하는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의료적 응급상황을 예외로 설정했으나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 예외 조항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문서 유출로 여성과 생식권 캠페인 관련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들은 대법원의 결정은 헌법상의 권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대법원 밖에는 시위대들이 몰려들었고,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민주당 상원의원은 나는 화가 나고 속상하다. 미국 의회는 로 대 웨이드 사건판결을 유지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태를 둘러싼 미국의 문제적 상황과 관련해 인디펜던트는 세계에서 가장 구속적인 낙태법을 가진 국가들과 이를 폐기하려는 캠페인들을 소개했다.

 

영국의 낙태법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즈에서는 ‘1967 낙태법에 따라 임신 236일까지는 낙태를 할 수 있다. 치명적인 태아기형 또는 임신 지속시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에는 임신주수에 제한이 없다.

낙태는 NHS(국민건강보험) 병원이나 면허가 있는 클리닉에서 시행되며, NHS 병원의 경우 통상 무료다. ‘영국임신상담서비스(BPAS, British Pregnancy Advisory Service)’에 따르면 등록된 임상의가 시술하면 합법이고 의사 2인의 공인을 받게 된다.

20203월까지 영국에서 낙태가 불법인 지역은 북아일랜드뿐이었는데, ‘2020 낙태규정에 따라 임신 12주 이내, 산모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위험한 임신은 24주까지, 그리고 아기의 장애 위험이 매우 높거나 사망 가능성이 높은 태아 기형의 경우 낙태가 가능하다.

< 예외조항이 있는 낙태금지 국가들 >

낙태를 금지하는 국가들 중에서 예외를 두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산모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와 강간 또는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가 포함된다.

폴란드

폴란드에서는 임신이 산모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경우, 태아기형이 있는 경우, 그리고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임신이 된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된다.

이 법안을 강화하려는 법안에 대해 20183월 많은 낙태 찬성자들이 검은 금요일시위에 참가했다. 또한 200여개의 비정부단체들이 이 법안을 거부하는 공개항소에 서명했다. 이들은 이 법안이 여성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폴란드의 국제인권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에도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낙태를 금지하려 시도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위로 무산됐다.

리히텐슈타인 공국(인구 약 4만명, 중부 유럽에 위치)

1987년의 형사법에 따라 낙태한 여성은 1년의 징역형을 받는다. 다만 산모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와 임신 당시 산모의 나이가 14세 미만인 경우는 예외다. 낙태를 행한 의사는 3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2011년 임신 12주까지와 아기가 장애가 되는 경우 낙태를 합법화하는 법안이 상정됐지만, 국민투표에서 거부됐다.

< 낙태를 완전히 금지한 나라들 >

전 세계적으로 아이티, 마다가스카르, 모리타니아(Mauritania) 외에도 다음의 국가들이 있다.

안도라(인구 약 8만명, 유럽서남부에 위치)

유럽에서 낙태가 완전히 금지된 3개국 중 하나다. 낙태를 하거나 이에 동의한 임산부는 최고 26개월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산모의 동의를 받고 낙태를 행한 사람은 최고 4년의 징역형에 처해지는데, 의사나 보건의료진 또는 관습적으로 낙태술을 하는 사람인 경우는 최고 6년형을 받을 수 있다. 산모의 동의없이 낙태를 한 경우는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받는다.

엘살바도르(멕시코와 인접한 중미 국가)

1998년 모든 낙태를 불법화했다. 지난 3, 엘살바도르 대법원은 낙태혐의로 30년 형을 받은 여성 3명을 석방했다. 실제로 이 여성들은 (낙태가 아니라) 유산이었다. 이들 중 알바 로드리게즈(Alba Rodríguez)와 마리아 델 트란시토 오렐라나(María del Tránsito Orellana)9년을 복역했고, 신시아 로드리게즈(Cinthia Rodríguez)11년을 복역했다.

앞서 국제사면위원회는 엘살바도르를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 중의 하나로 분류했었다.

EU회원국 중 유일하게 낙태를 전면 금지한 몰타(출처-pixabay)
EU회원국 중 유일하게 낙태를 전면 금지한 몰타(출처-pixabay)

몰타(인구 약 44만명, 시칠리아 남쪽의 남유럽에 위치)

EU 회원국 중 낙태가 전면적으로 금지된 국가는 몰타뿐이다. 스스로 낙태를 했건 낙태에 동의를 했건 낙태를 한 여성은 18개월~3년의 징역형을 받는다. 낙태시술을 한 의료전문가는 18개월~4년의 징역형을 받고 면허가 취소된다.

산마리노 공화국(인구 34000명으로 이탈리아 반도에 위치)

산마리노에서도 낙태가 전면금지다. 2016년 낙태금지 법안이 표결에 부쳐졌다. 산모에게 매우 위험한 경우, 폭력에 의한 임신, 그리고 태아가 기형인 경우에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필리핀

1870년 스페인 점령 하의 형사법에 의해 낙태가 금지됐는데, 1930년 미국 점령하의 개정형사법에 포함됐다

낙태금지에는 예외가 없다. 산모의 동의하에 낙태를 시술한 의사와 조산사는 최고 6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낙태 여성은 2~6년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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