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주의 '겨울'이 길어진다. 최근 분식회계 논란으로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주가가 폭락하면서 패시브 자금이 이탈, 바이오주들이 연달아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스닥 바이오주들이 받은 타격이 더 크다. '셀트리온 3형제' 중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3.59% 내린 1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4.64% 하락한 6만3600원, 셀트리온제약은 1.8% 내린 8만7300원에 각각 거래중이다.
셀트리온 분식회계 안건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4일부터 계산하면 낙폭이 더 커진다. 이 기간(5거래일) 동안 셀트리온은 17.4%,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1.2%, 셀트리온제약은 18.8% 각각 하락했다.
바이오주들이 유탄을 맞았다. ETF 운용원칙에 따라 특정종목 총액 비중을 정해두는데 한 종목 주가가 급락할 경우 비율을 맞추기 위해 ETF에 편입된 다른 종목 주식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패시브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이다.
코스피는 셀트리온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몸집이 큰 바이오 종목들이 많지만 셀트리온 계열사 비중이 높은 코스닥 바이오주에는 특히 치명적이다.
더구나 2215억원 규모 횡령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신라젠 등 제약·바이오주의 악재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바이오주 투심이 얼어붙은 상태다.
KRX헬스케어 지수는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13.3%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이 지수에 포함돼 있다. 유탄을 맞은 에스티팜(-13.7%)과 씨젠(-11.8%)도 급락을 피할 수 없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바이오주는 내구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수급이 꼬일 경우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할 수 있다"며 "셀트리온 분식회계 관련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이오주 투심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 증선위는 분식회계 의혹을 받는 셀트리온그룹에 대해 조만간 제재안을 확정하는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