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거지

아침이 밝았을까?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반쯤 개운한 몸을 이끌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세수를 하려 한 손으론 비누를 집고 다른 한 손으론 물을 묻혀 얼굴을 감쌌다.
손날을 세워 얼굴의 반을 가려보니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현명하디현명한 오른쪽 눈은 값싸고 좋은 질의 장을 봐오시는 우리 엄마의 눈을 닮았고,
꿈을 위해 한참을 달린 것일까 내 왼쪽 눈은 늘 평범이라는 두 글자를 지키기 위해 지쳐있는 우리 아빠의 눈을 닮아 있었다.
참 이상하게도 나에겐 닮은 듯 안 닮은듯한 남동생 녀석이 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얘기한다. “너희들 어렸을 때 자는 모습 보면 붕어빵 같았어”라고.
이와 같이 나의 모든 모습들은 사랑하는 가족 구석구석 닮아있었다.
세수를 마치고 물기를 다 닦은 모습의 난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이 또한 다른 사랑하는 이를 닮아있었다.


[credit]

producer 신경우

Vocal 신경우
Acoustic guitar 신승헌
Electric guitar 신승헌
Piano 김지우
Pad 김지우
Bass 한성현
Drum 이범희

Composed by 신경우
Lyrics by 신경우
Arranged by 신경우 신승헌 김지우 한성현 이범희

Recorded by 음악공장B @musicfactory_b
Mixed by 김용현
Mastered by 김용현
시인을 위하여 @for_the_poet.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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