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도 채권도 "아시아, 신용위험서 잘 격리"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채권에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고 인도네시아 채권에는 1월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 기간 해외 자금은 태국과 인도 채권도 사들였다.
에버딘 "한국 채권 내년까지 보유할 것"…비중 확대 아시아 채권에 쏟아진 '뜻밖의' 매수세는 글로벌 은행 위기의 후유증을 극복하려는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변동하자 대체할 피난처를 찾은 여파다. 블룸버그는 이 지역의 통화 가치 회복세와 인플레이션 정점 징후가 채권 투자자들에 안정감을 줬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에버딘(Abrdn)이 대표적이다. 에버딘은 만기가 긴 미국 국채를 줄이는 대신 저평가된 신흥시장 채권을 사고 있다. 싱가포르의 아시아 국채 책임자인 케네스 아킨테웨에 따르면 이 자산운용사는 한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한국의 원화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와 인도에서도 글로벌 충격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비슷한 증권을 매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메이뱅크증권의 채권 리서치 책임자인 윈슨 푼은 "이머징 아시아 채권은 이 시점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더 잘 보호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피난처가 될 수 있다"며 "또 은행 위기가 악화되고 글로벌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지 않는 한 아시아 지역은 신용 위험 여파로부터 보다 잘 격리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개도국 채권 수익률 '아웃퍼폼'… 통화 안정세도 도와 실제로 지난주 개발도상국 채권은 1.4% 상승하면서 대부분의 글로벌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매력을 높였다. 반면 유럽, 중동, 아프리카 채권은 1% 하락했고 라틴아메리카 채권은 2% 가까이 하락했다.
신흥 아시아 통화가 최근 며칠 동안 상대적으로 잘 견딘 것도 채권수익률을 고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지난주 한국의 원화, 태국의 바트, 대만 달러가 23개 신흥국 통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민 다이 등 모건스탠리 전략가들은 리서치 노트에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에 대한 실물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가벼웠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펀더멘털도 신흥 아시아 채권에 우호적으로 보인다. 한국과 필리핀, 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 경제의 2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를 밑돌아 물가 압력이 정점에 달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앤드류 틸튼을 비롯한 골드만삭스그룹 이코노미스트들은 메모에서 아시아의 평균 인플레이션은 중남미와 중부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코로나 억제 정책의 반전 덕분에 아시아 경제 성장세는 글로벌 신흥국에 비해 강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