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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바이든 유럽 방문길에 카스피 송유관 폐쇄 '보복'

카자흐스탄 원유 140만배럴 수출중단…"폭풍 피해로 차단"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22-03-24 10:46 송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의 원유 수출로를 차단해 버렸다.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원유 수출까지 막아 에너지 공급차질을 유발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직접 유럽땅을 밟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는 듯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카자흐스탄의 원유는 러시아의 흑해 항만까지 연결되는 송유관을 통해 수출되는데 흑해에 폭풍과 기상악화를 이유로 러시아가 해당 송유관을 통한 원유수출을 완전 차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가 가뜩이나 부족한 원유공급을 더 줄일 것이라는 우려에 이날 유가는 5% 넘게 급등했다. 이번 폐쇄로 일평균 14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수출이 중단됐다. 카자흐스탄 원유 수출물량의 90%가 카스피 송유관을 통해 이뤄진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과 러시아 서남부 흑해 항구도시 노보로시스크를 연결하는 카스피 송유관을 운영한다. 운영업체 카스피 송유관 콘소시엄(CPC)은 폭풍 피해를 이유로 1500km에 달하는 송유관과 유조선을 잇는 3개 선착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CPC의 니콜라이 고반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적재가 폭풍으로 인해 완전 중단된다"며 "선착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고반 CEO에 따르면 노보로시스크 항만터미널의 3개 선착장 가운데 2개는 폭풍에 따른 "심각한" 피해로 운영이 완전 불가능하다. 나머지 1개는 피해 여부를 확인중이지만 폭풍이 가라 앉을 때까지 잠수사들이 피해 정도를 살펴볼 수 없다고 고반 CEO는 말했다.
서방 기업들이 부품 공급을 꺼리고 있어 피해 복구는 지연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제재를 통해 러시아 에너지 업계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와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금지했다.

카스피 송유관 폐쇄는 유럽 연합(EU) 정상들과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러시아가 서방의 추가제재에 대한 일종의 보복을 시작한 셈이다.

날씨는 러시아가 카스피 송유관을 폐쇄하기에 편한 구실이 될 수 있다고 컨설팅업체 라피단에너지그룹의 밥 맥날리 대표는 FT에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고문을 지냈던 맥날리 대표는 "러시아가 자국 원유에 대한 수출 엠바고(금지)를 발동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대신 카자흐스탄산 원유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차단해 전세계 경제국과 전쟁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반 CEO에 따르면 카스피 송유관을 통해 해안으로 원유는 보내지지만 유조선이 항만을 떠날 수 없고 유조선은 24일이면 원유적재량을 다 채우게 된다. 그러면 카스피 송유관 전체가 완전 폐쇄된다고 FT는 전했다. CPC는 러시아산 원유 뿐 아니라 셰브론, 엑손모빌과 같은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카자흐스탄에서 생산하는 원유를 실어 나른다.

CPC에 따르면 지난해 카스피 송유관을 이용해 원유를 실은 유조선 585척 가운데 213척은 이탈리아로 보내졌다. 41척은 스페인, 39척은 프랑스, 26척은 미국으로 갔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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