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해외연수 중에 받은 국제 학회의 주목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는 학위과정 때 처음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으로 유전체를 분석했던 일이에요. 당시에는 NGS 분석을 맡길 곳이 많지 않아 비용이 비싼 데다 결과를 받기까지 반년이나 기다려야 했죠. 그런 상황에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공동기기원 원장님이 최신 기기를 도입해주셔서 신속하게 분석결과를 얻을 수 있었
요. 그러던 중 단기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선정돼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었어요. 연수의 첫 일정은 미국 학회 참석이었는데, 한국에서의 연구 내용을 포스터 형식으로 발표해 ‘우수 포스터상’도 받았죠. 우리의 연구가 국제 학회에서 주목받은 게 기뻤고, 팀워크를 통해 목표를 달성한 첫 성과라는 점이 의미 있었죠.
기술 및 연구산출물의 적용 사례에 흥미를 갖다
기업 연구소에 입사해 연구기반을 구축하고 제품 출시와 사업화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팀들 및 외부 기관과의 협의가 많았어요. 그 과정에서 기술이나 연구 결과가 사업 및 상품화로 이어지려면 여러 부서와의 협업이 필요함을 알게 됐죠. 자체 개발도 중요하지만, 연구를 가속화하고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 협력도 필요해졌고요. 연구팀에 있는 동안 Open Innovation 기회를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해외 업체들과의 미팅도 하면서 기술 및 연구산출물이 다양하게 적용되는 사례들을 보는 게 흥미로웠어요. 바이오 분야도 식물, 제약, 미생물 등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사용하는 플랫폼 기술들은 유전체 분석, 유전자 편집 등 공통적인 게 많거든요. 그래서 기술 및 연구산출물이 실제 제품 개발에 활용되는 것과 관련된 부서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죠.
1+1=2의 단순 합보다 더 큰 성과를 목표로
지금은 특허, 법무, 임상, 허가, 사업부 등 다양한 부서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시각이 다른 분들을 만나며 각자의 언어가 다름을 느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동일한 대상을 다른 관점에서 전문성을 갖고 보는 분들과 자주 소통할수록 더 많이 배우게 돼요. 그리고 정보 공유를 통해 중복되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토의나 협의에 사용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시너지도 나오는 것 같아요. 1+1=2의 단순 합보다 큰 성과로 이어지게 되죠.
그래서 후배들에게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대체 불가의 영역,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를 찾아 그 부분에서 전문성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본인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겠죠. 자신의 길을 찾는 일,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는 일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스스로를 격려하며 나아가야 해요.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서로 격려하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금은 연구자가 꼭 학교나 연구소에만
있지 않고 다른 영역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시대입니다.
학계에서 기업으로, 식물 분야에서 제약 분야로,
연구소에서 사업본부로 옮겨가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고 있는 LG화학 신진희 책임.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을
더 잘 활용하고, 기술의 가치와 파급력을 높이고
싶은 그의 꿈도 함께 영글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