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우세요? '어디나 5분 클래스'가 있잖아요~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1.11.26. 13:28

수정일 2021.11.29. 10:19

조회 4,196

서울디지털재단, 어르신 스마트폰 활용 돕는 유튜브 영상 살펴보니...
'어디나 5분 클래스'를 보기 위해 할머니와 서울디지털재단 유튜브에 접속했다. ⓒ조수연
'어디나 5분 클래스'를 보기 위해 할머니와 서울디지털재단 유튜브에 접속했다. ⓒ조수연

급히 지방에 갈 일이 생겨, 서울역에서 KTX를 기다리고 있었다. 약 20분 정도 여유가 남아 간단히 햄버거를 먹기로 했다. 서울역사 내 햄버거 가게에 들어서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긴 줄이 서 있었다. 사람이 많나 싶기도 해서 살펴봤더니, 어르신 한 분이 키오스크로 주문할 줄을 몰라 쩔쩔매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니 지난 3월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 생각났다. 햄버거 가게를 찾은 글쓴이의 어머니가 무인주문기 사용법을 몰라 20여 분을 헤매다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어머니가 속상함에 눈물을 보여 가슴이 답답하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글은 3일 만에 1만4,000건이 넘는 리트윗을 기록하며 디지털 격차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어르신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 꿀팁을 담은 ‘어디나 5분 클래스’ 영상을 공개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어르신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 꿀팁을 담은 ‘어디나 5분 클래스’ 영상을 공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1 디지털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연령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은 95%, 사용률은 90%를 넘겼다. 하지만 60대 이상 어르신의 경우 보급률과 사용률이 50%~60% 정도였다. 어르신들이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덜 하고, 또 가지고 있어도 잘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노인실태조사'에서도 디지털 격차를 실감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보유한 어르신 56.4% 가운데, 정보제공서비스가 온라인 중심으로 이뤄져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으며(74.1%), 스마트폰과 같은 일상생활 속 정보화 기기 이용 시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디지털재단은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에 어르신 스마트폰 활용 꿀팁을 담은 ‘어디나 5분 클래스’ 영상을 공개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된 어르신 교육 공백을 해소하고, 디지털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에게 5분 내외 짧고 간단하게 스마트폰 활용법을 알려주기 위한 취지다.
어르신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 꿀팁을 담은 영상. 어르신 또래의 강사진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어르신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법을 담은 영상. 어르신 또래의 강사진이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어디나 5분 클래스'는 스마트폰 교육 현장에서 어르신들이 가장 자주하는 질문을 중심으로 설정편, 소통편, 어플편, 제작편 등 4개 주제로 구성됐다. 24일 기준 총 19개의 강좌가 올라와 있었다.

필자의 할머니도 최근 스마트폰 이용을 시작했지만 조작법 등을 몰라 헤매고 계신다. 할머니와 함께 유튜브에 접속해 영상을 살펴 보았다. 먼저 올해를 뜨겁게 달궜던 단어 ‘메타버스’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서울시에서도 산하재단 등을 통해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메타버스를 시정에 도입했는데, 메타버스와 메타버스 제페토 등에 대한 설명을 5분 내외로 쉽게 풀어냈다. 

여러 강의 중 할머니에게 꼭 필요한 강의를 찾아 보았다. 평소에 꽃과 나무 사진을 많이 찍으시는 할머니는 사진을 이어 붙여 영상을 만들고 싶어하셨다. '휴대폰 사진을 편집하는 법'과 '사진으로 영상을 만드는 법'은 할머니에게 딱 들어맞는 강의였다. 항상 배터리가 빨리 닳아 불만인 할머니를 위한 '배터리 절약 꿀팁 강의'와 '스마트폰 글씨를 크게 설정하는 방법' 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꼭 필요한 기본 정보도 유용했다. 
어르신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중심으로 현재 19개의 강좌를 시청할 수 있다.
어르신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중심으로 현재 19개의 강좌를 시청할 수 있다.

할머니는 ‘어디나 5분 클래스’를 시청한 후 “노인은 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작은 화면인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오랜 시간 시청하기 어려운데, 5분 내외라 짧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셨다. 더불어 강사진에 대해서도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할머니는 “비슷한 또래인 시니어 강사가 설명을 해주니 더 알아듣기 편했다”면서 “화면 속 강사처럼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메타버스’나 ‘블로그 강의’ 등 큰 관심이 없는 분야에 대해서는 굳이 처음부터 교육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할머니처럼 스마트폰 활용 방법이 궁금해 유튜브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기본 활용이 급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강의가 올라갈 것이라는 필자의 말에 할머니는 “앱 같은 것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 영상은 오랜 시청이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5분 내외로 짧고 이해하기 쉽게 제작됐다.
교육 영상은 오랜 시청이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5분 내외로 짧고 이해하기 쉽게 제작됐다.

해당 교육은 비단 어르신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을 처음 하는 누구나 시청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11월 30일까지 교육 영상 댓글 이벤트에 참여하면 선착순 1,000명에게 유튜브 교육 내용을 요약한 Q&A 미니 교재를 제공한다. 이밖에 서울디지털재단은 KTX, 코로나백신어플 등 '인기 앱의 활용법'이나 단톡방 초대 및 프로필 수정과 같은 '카카오톡 활용법' 등 평소 많이 사용하는 앱을 중심으로 한 사용법도 추가로 업로드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중심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문제는 단순히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넘어 계층 간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5분 내외로 핵심만 짧고 간단하게 동영상으로 풀어낸 이번 서울시의 시도가 좋았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시도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서울디지털재단 ‘어디나 5분 클래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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