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혁신이 탄소중립 부른다

2022. 1. 1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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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전남 신안군은 ‘천사섬’으로 불린다. 신안군에는 우리나라 섬의 3분의 1에 달하는 1027개의 섬이 있는데 바닷물이 밀려올 때 잠기는 바위섬을 뺀 섬다운 섬만 합치면 1004개라서 붙은 별칭이다. 압해도에서 암태도를 잇는 길이 10㎞의 대교의 이름도 ‘천사대교’이다. 신안의 섬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갯벌을 품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갯벌에 칸막이를 만들어 바닷물을 들이면 염전이 된다. 갯벌을 흙과 섞어 복토한 땅 위에서 농사도 짓는다. 비금도의 시금치는 당도가 높아 맛있고, 마늘도 유명하다. 새우와 전복, 우렁이 등 양식업도 상당히 발전했다.

전남 신안군 자라도에 24㎿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신안군은 조례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분기별로 주민들에게 배당한다. / 신안군 제공


천사대교를 건너면 암태도에 닿고, 해상교량 2곳을 더 거치면 안좌면이 속한 안좌도가 나온다. 안좌도의 서남쪽에 붙은 작은 2개의 섬 박지도와 반월도는 ‘퍼플섬’으로 불리는데 최근 유엔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관광마을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화가 김환기의 생가도 안좌도에 있다. 신안의 자랑거리는 또 있다. 강한 햇빛과 바람이다. 일조량이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으로 전국에서 가장 좋고, 연평균 초속 7m의 바람이 분다. 안좌도를 찾은 지난해 12월 17일 오전에도 초속 13m의 북서풍이 불었다. 눈이 예보된 이날, 영상 5도에도 체감온도는 영하 1도까지 떨어졌는데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확연히 따뜻해졌다.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원인 햇빛과 바람을 풍부하게 갖춘 신안은 재생에너지 발전 후보지로 첫손에 꼽힌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 이미 상당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고 대규모 해상풍력도 가세할 예정이다. 소금과 시금치를 만드는 햇빛과 바람이 전기가 되어 빛의 속도로 전국 곳곳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에너지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가 전력거래소 데이터를 이용해 제공하는 햇빛바람지도를 보면, 지난 1월 6일 신안군 251개소(태양광 249곳·풍력 2곳)의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2678㎿h(예측치)의 전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약 480가구(4인 기준)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전국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가장 많은 전라남도에서 영광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햇빛과 바람으로 평생연금 만든다”

신안군은 이렇게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얻은 이익의 일부를 주민에게 나눠준다. 2018년 10월 제정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에 근거를 뒀다. 햇빛과 바람, 조류 등 지역 자원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분배할 때 지역주민이 소외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주의 자원은 주민의 소유”라는 주 헌법에 따라 1982년부터 석유 등 천연자원 수입 일부를 주 거주기간 1년 이상인 모든 주민에게 매년 지급하는 것과 비슷하다.

주민참여로 진행된 발전용량 96㎿ 규모의 안좌도 스마트팜앤쏠라시티의 경우 사업비 2826억원 중 113억원(4%)을 조합 명의로 대출해 충당했다. 사업자가 발전시설을 담보로 제공하고 이자와 원금을 갚기 때문에 주민의 금전적인 부담은 없다. 사업 참여에 동의하는 주민들이 회비 1만원을 내고 협동조합에 가입하면 분기별로 배당금을 받는다. 사업자는 영업이익의 30%를 배당금으로 지급하는데 안좌면 태양광조합은 지난해 4월과 7월, 11월 주민 1인당 12만~36만원씩을 지급했다.

섬의 길목마다 배당금 지급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안좌도에서 자라대교를 건너면 나오는 자라도의 빛솔라에너지(24㎿)도 주민참여로 완성돼 3차례 배당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11월 29일 3번째 주민참여 사업인 지도의 100㎿ 규모 태양광 발전 이익 배당금도 처음 지급했는데 3512명의 주민이 1인당 11만~35만원씩을 받았다. 신안군은 2년 내로 태양광발전 규모를 1.8GW로 확대하고, 2030년 세계 최대인 8.2GW 규모의 신안해상풍력까지 더하면 연간 태양광과 풍력으로 모든 군민이 각각 최대 600만원씩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 방문한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 사무실 한쪽에는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 평생연금 구현”, “주민참여 탄소제로·기후변화대응” 등이 적힌 ‘조합구호’가 붙어 있었다. “신재생에너지 민주주의로 새로운 주민 소득 복지 구현”이라는 구호도 적혀 있었다. 박두훈 협동조합 사무국장은 “국가에서도 주기 힘든 평생연금을 햇빛연금, 바람연금으로 제도화하는 것”이라면서 “(기본소득에 관심이 높은) 경기연구원과 여러 지자체에서 우리 사례를 배우려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 지역에서 나온 햇빛과 바람은 우리 것이고 여기서 나온 이익을 주민 모두가 나누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면서 “배당금을 현금이 아니라 지역상품권으로 주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신안군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인구가 유입됐는데 이익공유제가 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세계 각국의 정책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에서 비켜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해야 할 일이라면 전 국민이 평생연금을 받을 수 있는 형태로 제도화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이익공유제를 반겼다. 임선호 마진리 이장(66)은 “일부에게만 보상금을 주면 주민 간에 갈등이 심할 텐데 공동으로 나누니 좋다”면서 “배당금이 나오는 날은 반찬 사고, 비료나 농약도 사고, 외식도 하면서 마을이 북적인다”고 말했다.

발전소·송전망 건설 둘러싼 갈등 여전

발전사업자는 이익공유로 주민 반발과 민원이 줄어 사업 추진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정상권 안좌도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장은 “기업이 지역사회에서 개발사업을 할 때 지역민과 상생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앞으로 갈수록 더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개발 이익을 주민들과 일정 부분 나누자는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발전사업은 단기 사업이 아니라 20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 주민들과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면 일정 부분 이익을 공유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두훈 안좌면 신재생에너지 주민·군 협동조합 사무국장이 지난해 12월 16일 주민 이익공유제를 소개하고 있다.(왼쪽) 정상권 안좌도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장이 같은 날 태양광발전소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 주영재 기자


배당금 지급을 시작하면서 반발 여론이 많이 누그러졌다고 하지만 토지를 빌려 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반감이 크다. 읍동리에서 만난 최성문씨(44)는 “땅을 가진 지주나 연세 많은 분들은 좋아하지만 땅을 빌려 새우 양식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젊은 사람들은 지주가 발전소 사업을 시작하면 다 그만두고 나와야 한다”면서 “농사를 지으려고 만든 멀쩡한 간척지 땅에도 태양광발전소를 지으려 일부러 땅을 깊이 파 염해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역상품권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불만도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이 늘면서 변전소나 송전망이 주변에 건설되는 것에 거부감이 강했다. 창마리의 한 주민은 “배당금을 받아 좋긴 하지만 발전소나 송·변전 시설 건설에 따른 피해 보상이라고 본다”면서 “나중에 몇백만원씩 평생연금으로 온다면 좋겠지만 대통령이나 군수가 바뀌면 또 뒤집힐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걸림돌은 주민 수용성만이 아니다. 더 큰 숙제가 있다. 기후나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재생에너지의 특성 탓에 전력계통의 안정성 문제가 불거진다는 점이다. 전력망을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운영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전력계통의 주파수는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60Hz다. 전력 수급이 일정하지 않으면 주파수 변동으로 전력망에 물려 있는 전기 관련 모든 설비가 영향을 받는다. 심하면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최순호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반 가정용은 문제가 없는데 59Hz보다 주파수가 감소하면 화력발전기가 설비 보호를 위해 운전을 멈추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주파수가 떨어지면 수급을 일치시켜 주파수를 회복하도록 일부 지역에서 임의로 정전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주파수 안정을 위해 임의로 발전기 출력을 줄이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출력제약(Curtailment)을 한다. 제주에서 출력제약이 빈번한데 2015년 3회로 시작해 2020년 77회, 2021년 64회 등 7년간 225회에 달했다. 화력이나 가스발전기는 최소출력을 유지해야 하므로 재생에너지 발전에 먼저 출력제약을 건다. 주로 풍력발전이 대상이었지만 지난해부터 태양광으로 확대했다. 출력제약은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을 낮추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낭비하는 비효율성의 원인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에 앞선 독일, 호주, 미국, 일본이 모두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에선 제주에 이어 지난해 육지에 상륙했는데 신안군이 첫 번째 지역이다.

제주에서 육지로 확대된 출력제한

지난해 12월 16일 안좌도 서쪽 끝에 있는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를 찾았다. 24만6240장의 국산 태양광 모듈이 지표면에서 약 1.2m 높이에서 15도 각도로 태양을 향하고 있었다. 전력을 보내는 동안 손실을 막기 위해 154kv로 승압하는 변전소도 근처에 있었다. 땅에는 염생식물인 함초가 자란다. 이날 날이 흐려 발전량은 100㎿h 정도로 평균치의 3분의 1이 채 되지 않았다. 일조량이 좋은 3~4월에는 하루에 거의 700㎿h까지 나온다. 이렇게 햇빛이 좋은 날, 강한 바람까지 불면 출력제약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팜앤쏠라시티 발전소도 한전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3월 이후 3차례 출력제어를 했다. 정 소장은 “안좌변전소에서 (해남의) 하원변전소로 연결되는데 최대 수용치가 250㎿”라면서 “바람도 좋고 햇빛도 좋은 날은 과부하의 우려가 있어서 올해 출력제약이 있었고, 앞으로 이를 대비하기 위해 한전에서 안좌·화원 간 해저케이블 증설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가를 중심으로 출력제약에 따른 발전사업자 보상 방안이나, 출력제약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전력 공급)피크 때 4~5% 정도만 잘라도 피크를 모두 수용할 때에 비해 송전망 부담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서 “4~5%의 출력제약은 무보상으로 하고, 그 이상 계속될 경우 보상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출력제약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입찰제를 제안했다. 돈을 내고서라도 발전하겠다는 사업자는 제외하는 대신, 출력제약에 참여한 사업자에 보상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력거래소도 비슷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주간경향의 문의에 “2023년 10월 신재생입찰제도를 도입해 발전계획량을 입찰하고, 출력제어에 참여하는 신재생발전기에 보상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입찰에 참여해 발전계획에 반영된 용량 중 출력제어 지시로 발전하지 못한 양은 시장가격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가 제공하는 햇빛바람지도를 보면 전국 각지의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예측 발전량을 파악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신안군의 재생에너지 발전 현황 / 햇빛바람지도


남거나 부족한 전기를 서로 주고받는 유럽과 달리 전력계통의 ‘섬’으로 존재하는 한국은 국내에서 출력제약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터리 저장, 수소 생산, 양수 발전 등이 해법으로 거론된다.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주던 보조금이 사라져 배터리 ESS를 통한 해법은 동력이 꺾인 모양새다. 태양광발전소는 크게 두가지로 수입을 얻는다. 화력·가스·원전 등을 통틀어 전력 생산 원가를 뜻하는 계통한계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통한 매출이다. 지난 1월 6일 기준 SMP 평균가(육지)는 ㎾h당 162.41원, REC 평균가는 1REC당 4만7원이다. 발전소는 1000㎾h당 1REC를 받는데, 이는 일종의 탄소배출권으로 전기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는다. 화력발전을 하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일정량의 REC를 구매해야 한다.

REC 가중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좌우하는데 정부는 2020년 12월까지 태양광 연계 ESS에 가중치 4를 줬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지만 투자 비용이 크기 때문에 4배로 보상한 것이다. 비용 부담이 크고, 운영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해 지난해 1월부터 이 가중치를 없앴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태양광 연계 ESS에 주던 가중치가 사라지면 적자가 나기 때문에 ESS를 붙일 수 없다고 말한다. 정 소장은 대안으로 잉여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RE100(생산 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뜻함)이나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대세가 됐다. 탄소중립으로 가려면 재생에너지가 늘 수밖에 없는데 이를 늘리려면 사업적인 메리트를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력망 보강은 출력제약을 막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2~3년이면 건설하는데 송전망은 계획부터 주민반발에 의한 건설 지연까지 합하면 평균 7년이 걸린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충 속도에 전력망이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발표해 ‘선 전력망 후 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의식에서다.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말도 나온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어놓고 활용을 못 하면 안 되니 일종의 에너지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옛날에는 설비를 먼저 지어놓고 송배전망을 확충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송배전 계획을 먼저 실행하고 그다음 설비가 들어오는 식으로 우선순위가 변했다”고 말했다.

옥상을 발전소로

에너지의 전기화가 진행되면 전력 생산 확대에 맞춰 송전망 확충도 불가피하다. 밀양의 송전탑 반대 운동이 지금까지 13년째 이어지듯 송전망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은 강하다. 결국 전력 수요지에서 최대한 에너지를 자급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공장과 물류센터의 옥상 등 유휴부지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추는 움직임이 주목을 받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인천 영종도에 있는 제1통합물류센터에 연간 발전량 1371㎿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가동했다. 물류센터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것은 국내 면세점 최초다. 축구장 두 배 크기의 옥상에 태양광 모듈 2240장을 붙여 물류센터 연간 전기소비량의 67%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했다. 옥상이 태양광 설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구조 진단을 거쳤고, 수익성 시뮬레이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15일 현장에서 만난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ESG 경영 차원에서 우리의 유통망이나 인프라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전기차를 도입했는데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직접 생산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태양광발전을 하기로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생산량이 잘 나와서 탄소 절감효과가 큰데 이런 사례가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은 물론 시민 모두가 자기가 쓰는 전기를 스스로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은 모두가 에너지 생산이 가능한 시대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소장은 “주민수용성 문제 때문에 특히 초대형 송전탑을 건설하는 것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그래서 지역 단위의 분산발전 시스템을 택해 지역 생산·지역 소비, 수요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옥상과 공단 지붕에는 기본적으로 태양광이 올라가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올해 태양광 예산을 삭감한 서울시의 행보는 도시의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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