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전환 제동…전용공장 신설 '전면 재검토' [모빌리티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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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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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 전기차 콘셉트카.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그룹이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내년 초 착공하기로 했던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을 전면 재검토한다. 새로운 전기차에 적용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이 늦어져서다. 그룹내 전기차 전략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전용공장 신설 지연으로 전기차 전환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직원들에게 “모든 프로젝트와 투자의 시행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폭스바겐은 당초 20억유로(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해 내년 공장을 착공해 2026년 완공할 계획이었다. 이곳에서 자율주행 레벨 4까지 주행하는 전기차 트리니티 등을 생산하는 이른바 ‘트리니티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거시 경제 상황이 요동치고 있는 데다 신차에 적용하기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늦어져 이를 중단했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개발 계획을 다시 평가해 브랜드별 프로젝트 진행 시기를 재결정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의 행보는 최근 자율주행 선두업체 아르고AI 사업을 접기로 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폭스바겐과 포드는 이 회사에 36억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했지만, 별다른 결실을 보지 못해 개발을 중단했다. 자율주행 기술로 이익을 내지 못한 채 돈만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포드는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달에 사람을 보내기보다 어렵다”고 하기도 했다.

트리니티 프로젝트는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전기차 전환 정책이었다. 허버트 디스 전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미래 전략 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테슬라가 전용 공장의 생산성을 바탕으로 전기차 1대를 10시간만에 만들고 있지만, 폭스바겐은 30시간이 걸린다”며 새 공장에서 10시간으로 대당 생산 시간을 단축하려고 했다. 기존 내연기관 공장에서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는 ‘혼류 생산’으로는 테슬라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폭스바겐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모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다만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환이 늦어지더라도 배터리 납품을 요구하는 완성차 업체의 수요가 많아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유럽에서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의 라인을 전환해 2025년께부터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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