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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소개]

언젠가 이상과 현실, 또는 자신과 타인을 모두 충족시키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욕심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편, 땅에 정착해 살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새처럼 시원하게 날아오르지도 않는, 그저 꽃무리 위를 배회하는 잠자리의 애매함이 그런 '욕심'과 어딘가 닮아있다고 느꼈다. '하늘-땅' ‘이상-현실’ '자신-타인'과 같은 이분법적 구도는 어쩌면 진부하고 오래된 것일지 모르지만, 인간이 어느 한 쪽만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지점 사이를 오가며 살아왔다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말하고 싶었던 건, 현실의 속박에서 벗어나 소위 나만의 이상을 향해 날아가고 싶다거나, 이상을 내려놓고 현실에 뿌리 내려 안정적으로 어울리고 싶다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영역 사이를 오가며 부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구도 자체를 넘어선, '그 중 무엇도 아닌' 더 큰 가능성과 자유를 증거해 주는 것은 아닐까.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유롭기에 불안하고 애매한 비행을 할 수도 있는 건 아닐까. 떠돎에서 오는 불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배가 고플 땐 땅 가까이에 머물며 허기를 채우고, 나아갈 힘이 생기면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하면서 그렇게 잘 떠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으로도 규정되지 않는 세상의 애매한 존재들이 이렇게 저렇게 부유해도 괜찮은 세상이었으면, 또 그래도 괜찮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곡을 만들었다.

글 도요


[CREDIT]

Composed by 도요
Lyrics written by 도요
Sung by 도요
Arranged by 도요
Keyboard, Synth, Bass sequenced by 도요
Guitars performed by 오권호 @gwon.u, 조현준
Drums performed by 윤석빈 (recorded by 노상준)
Mixed by 오권호 @gwon.u
Mastered by 신재민 @Philo's Planet Studio
Artwork by 김혜인

부족한 곡에 이렇게 저렇게 색채를 덧붙여 주신,
혼자서는 해내지 못했을 과정을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