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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법카 사라진 코로나 2년…그럼에도 매출 오른 식당 비결은

신찬옥 기자
입력 : 
2022-03-13 17:43:26
수정 : 
2022-09-08 16: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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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상위 10곳 중 4곳 순위 밖
오프라인 소비 크게 줄어든탓
배달앱 마케팅 강자들 급부상

2년 전보다 순위 오른 12만곳
배달앱 매출 비중 36% 달해
하락한 18만곳은 5.8% 그쳐
◆ 매경-신한카드 빅데이터 보고서 (上) / 자영업 가맹점 44만곳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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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창업 시장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곳은 요식업, 그중에서도 개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음식점과 주점, 카페 등이었다. 2019년에 비해 2021년에 매출 순위가 오른 곳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것도 데이터로 확인됐다. 국내 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에 사업자등록을 한 전국 가맹점 300만곳 중에서 자영업 업장 44만여 곳을 집중 분석한 결과다. 요식업종은 창업 시장 중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게다가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업체 간 매출 순위 변동이 더 극심했다. 13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2년 새 상위 10%였던 요식업 매장 10곳 중 4곳의 매출이 떨어지면서 상위권에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단체회식과 법인카드 사용이 많았던 가게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빈자리는 배달앱 마케팅 등 코로나 시국에 '맞춤 전략'으로 대응한 신흥 강자들이 채웠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2년간 매출 상위 10% 자리를 유지한 가게도 66.5%나 됐다. 연구소는 이들 중 상당수가 배달 매출을 통해 매장 매출 감소를 벌충했을 것으로 봤다. 기존 강자와 배달앱 강자 간에 얼마나 손바뀜이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상위 10%는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데이터로 알 수 있었다. 2021년 4분기 오프라인 매출만 비교했을 때 상위 10% 가맹점 중 배달 매출을 합해도 상위 10%를 유지하는 곳이 76.7%에 달했다. 이른바 '배달앱 강자'들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2019년에 비해 매출 순위가 상승한 가맹점 약 12만곳의 배달앱 매출 비중은 36%에 달했다. 매출 순위를 유지한 가맹점 14만5000여 곳의 배달앱 비중이 11.3%(오프라인 매출 비중 88.7%)임을 감안하면 배달앱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2년 새 순위가 하락한 약 18만곳의 배달앱 매출은 5.8%에 불과했다. 94.2%를 오프라인 매출에 의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매출 하위 10% 가게 중 절반 이상(51.2%)은 2년째 계속 제자리였다.

매출 순위별로 매장과 배달 비중을 나눠 분석한 결과, 차이가 더 확연히 드러났다. 매출 상위 20% 매장의 배달앱 비중은 21.7%였지만, 하위 20%는 5.6%에 불과했다. 상위 21~40% 가게도 5건 중 1건(20.6%)은 배달 주문이었고, 41~60% 매장의 배달 비중은 15.4%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61~80% 가게들은 10건 중 1건(9.7%)꼴로 배달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상위 10%보다 상위 11~30% 매장들의 배달앱 매출 비중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상위 10% 매장의 배달앱 비중은 21%였는데, 11~20% 매장은 매출 중 23.4%를 배달 앱에서 올리고 있었다. 21~30% 가게들의 배달앱 매출 비중도 21.6%로 상위 10%보다 높았다.

전체 매출액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 4분기에 상위 10% 가맹점은 전체 요식업 매출에서 46.6%를 차지했다. 그러나 2021년 4분기에는 44.3%로 2.3%포인트 줄었다. 2019년 데이터는 배달앱 매출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2021년 4분기도 배달앱 매출을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 상위 10%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7%로 오히려 0.4%포인트 올랐다. 반면 하위 31~90% 가게들은 배달앱 매출을 제외했을 때 0.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에 의존하지 않았다면 '현상 유지'조차 힘들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남궁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챕터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된 2년간 개인이 운영하는 요식업 매장의 순위가 크게 바뀌었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 매출 상위 10%였던 가게와 2021년 상위 10%인 가게가 많이 달라졌다는 뜻"이라며 "여러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최대 변수가 배달앱이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한파를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대거 폐업으로 내몰렸다. 2020년에 급증했던 폐업률이 2021년에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변화다. 장재영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상무는 작년에 폐업이 급감한 데 대해 "폐업하려고 해도 비용이 드는 데다 금융권이 유예해주던 대출을 바로 갚아야 한다. 무엇보다 폐업하면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개점휴업' 상태여도 버티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봤다. 2020년에 폐업이 급증한 것은 정부 정책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8월 폐업이 급증했는데, 이는 정부가 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선착순으로 자영업자 폐업 비용 등을 지원하던 시기와 겹친다.

연구소는 60대 이상의 폐업률이 급증한 것에도 주목했다. 폐업한 가맹점 점주 가운데 60대 이상의 비중은 2019년 17%에서 2020년 17.9%, 2021년에는 20.2%까지 증가했다. 특히 2021년 전체 폐업률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30~50대의 폐업률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는데, 60대 이상에서만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준비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한 것이 60대의 폐업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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