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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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믿기지 않는 이야기
여백
공백
나의 결혼 정보 회사 후기
모두를 찢어 붙인 모자이크
쉬운 년, 이상한 년, 지질한 년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잠수종과 나비
데칼코마니
잘 모르는 사람들
그는 해가 서쪽에서 뜨는 나라에서 왔어
우연이 겹치면 운명이라고 믿게 된다
운명이 아니라 우연이었다면
도망자들
도망가자
미처 시작하지 못한 이야기
미처 마치지 못한 이야기
흑
백
에필로그 사랑을 썼다
책 속으로
나는 그와 오래 있고 싶은 마음에, 늘 술 약속을 잡고 술을 마셨고, 기억도 하지 못할 실수를 크게 크게 저질러놓고 다음날이면 사과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마음이 앞서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것을 분명 배웠는데, 배움과는 다르게 마음과 몸은 따로 놀았다. 젠장. 나는 또 나를 망쳤다.
_19쪽, 「여백」 중에서
역시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은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리스크와 손해가 없는 사랑. 보험 같은 사랑, 혹은 툭툭 털고 일어설 수 있는 누군가는 “그게 사랑이야?”라고 되물으며 비아냥거릴, 그렇고 그런 사랑.
_67쪽, 「쉬운 년, 이상한 년, 지질한 년」 중에서
무엇을 다 주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나는, 짝사랑의 귀재가 되어 늘 사랑에 실패했다.
_68쪽,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중에서
나는 실패하고 싶었다. 사랑에 실패하고 싶었다. 그래서 우습지만 나는 늘 나를 멋지게 망칠 남자를 기다렸다. 망칠 만한 남자는 사실 널려 있었고, 나는 골라도 역시 제일 좋은 것만 골랐다. 가장 최악의 남자를. 먼 미래까지 내 인생을 괴롭힐 최악의 남자를 골랐다.
_91쪽, 「데칼코마니」 중에서
나는 그와 진지한 관계를 꿈꾸고 있었으므로, 차이는 것만으로도 미래를 통째로 날린 기분이 들었다. 그와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우리의 아이와 그 아이의 아이가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그려보고, 너의 장례식 날 식사 메뉴까지 고민했던 나였는데, 나는 그와 헤어졌다. 나는 맥주에 치킨을 뜯으며 슬픔을 삭였다.
_103쪽, 「잘 모르는 사람들」 중에서
지구 반대편에는 나를 사랑한다는 글이 떠다니고 있다.
나도, 사랑도 없이 떠다니고 있다.
그리고 나를 사랑한다던 그도 이제 내 세상에 없다.
순수한 고백은 대상을 전부 잃은 고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_131쪽, 「우연이 겹치면 운명이라고 믿게 된다」 중에서
공허하다.
너무나 뻔한 거짓말로 서로를 안심시킨다.
나는 오늘 몇 명에게 그 말을 해봤는지 세어보았다.
잠들 수 없을 것 같다.
_164쪽, 「도망가자」 중에서
사랑했기 때문에, 정말로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기 때문에 나는 그를 버리지 못했다.
_194쪽, 「흑」 중에서
출판사 서평
내가 마음에 들면 그는 마음이 일찍 떠나고,
그가 마음에 들면 나의 마음이 일찍 뜨는
이 세계는 정말 이상하다
사랑을 절대 두려워하지 않는 시인 이소호가 자신의 사랑을 믿고, 그 사랑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연애 에세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를 펴낸다. 이소호의 사랑은 폭죽놀이처럼 뜨겁고 대담하다. 그리고 그 화려한 소란함 끝에 사랑은 불꽃처럼 사라져버린다. 마음 깊이 사랑했으나 결국 실패로 끝나버린 이소호의 사랑들, 그 행복했고 가슴 아팠던 이야기들을 그려냈다.
이소호는 언제나 사랑에 진심이다. 그리고 사랑에 솔직하다. 대담하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모든 것을 감당하고, 또 그런 자신을 감당해낸다. 만남은 반짝이고 즐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만남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은 지리멸렬하고 중독적인 면모를 동반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연애의 세계에서 주체할 수 없는 것들로 지질해지고 엉망이 되어도, 사랑을 버리는 일은 어쩐지 그녀에게 쉽지가 않다.
만남의 시작과 끝을 짝지어 10개의 이야기를 모았다. 만남과 이별 속 사랑의 앞면과 뒷면을 번갈아 보여준다.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 학교에서 소개받은 남자,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 결혼 정보 회사에서 연결해준 사람들, 소개팅 앱으로 대화한 사람들, 오래 알고 지내던 아끼는 친구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만나며 그들과의 미래를 꿈꾸었다. 그러나 이내 그들과 헤어져버리고 만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으나 결국 그녀와 그들은 사랑하지 않는 때에 다다른다. 서로를 아끼고 또 망쳤다.
실패한 사랑을 딛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이소호의 사랑법
이 이야기는 마치 여느 화가들이 자신의 애인을 모델로 삼아 캔버스에 그려넣은 작업과 같다. 이소호 시인이 화가의 위치를 선점한다. 가감 없는 문장으로 그들의 시간을 그린다. 작품 뒤에 숨겨진 영원한 사랑은 없을 것이나, 그녀의 사랑은 이렇게 남는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의 몫이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느끼고 싶은 대로 느낀다. 그들은 여기서 도망자로 적혔으나, 다른 책에는 세상 다시 없을 아름다운 나의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적혀 있다. 독자들도 나처럼 영원히 구분하지 못하리라. 그들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구분할 수 없으므로 나는 계속해서 잘못된 선택과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아마도 너의 세계에서도 나는 영원히 다르게 적힐 것이다. 영원히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타이밍이 전부인 세계에서 우리의 시계는 이미 어긋났으므로.’ (153쪽, 「도망자들」)
이 끝난 사랑 이야기는 이소호 시인 스스로를, 독자를 더욱 용감하고 솔직하게 만든다.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을 품게 한다. 더 건강한 사랑을 꿈꾸게 한다. 끝난 사랑을 딛고 일어서, 다시 사랑할 이유를 찾아 나서게 한다. 그렇게 자신의 사랑법을 다시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통의 연애를 끝마친 이소호의 사랑을, 실패의 무덤에서 뜨겁게 부활하는 시인의 에세이를 만끽하면 된다.
기본정보
ISBN | 9791158161422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2월 23일 |
쪽수 | 220쪽 |
크기 |
131 * 200
* 21
mm
/ 30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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