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주요국이 이미 경기침체 속에도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진입했으며, 한국 또한 내년을 기점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의 경제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등 주요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고,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단계”라며 “향후 경제성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조 실장에 따르면 미국은 9월 물가상승률이 8.3%로 2000년 이후 평균치(2.6%)를 상회하고 있으며, 1분기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2.1%) 대비 2.7%포인트 낮은 -0.6%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물가상승률이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 간 괴리를 뜻하는 GDP 갭 역시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의 진입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발제한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2023년을 기점으로 경기불황 국면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올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7%로 1%를 밑돌았으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9%에 그쳤다. 특히 그동안 성장을 견인해 온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수치)의 성장기여도도 줄었다. 이 부연구위원은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실적에도 불구하고 원유·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이 더욱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수지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3%, 내년 1.9%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간소비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그는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실질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3.0%를 기록한 민간소비 증가율은 내년 2.5%로 줄어들 것”이라며 “복합적 위기의 인식 속에서 체감경기가 부진하고, 실물경제 위축의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