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ℹ️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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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부터 2021년 사이에 국내 213개 고등학교 소속으로 작성된 해외 논문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작성된 논문 수는 총 558건, 학생 저자 수는 980명이었습니다.
• 만약 정말 실력있는 특출난 학생들만 논문을 작성한다면, 그 수가 많지 않아야 하고 이러한 극소수의 천재들은 대학 진학 이후에도 계속 학술 연구 활동을 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전체 저자들 중 최소 약 70%가 고교 시절 논문 한 편만을 작성했으며 추가적인 연구 이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 논문 작성이 대입을 위한 전략적 수단이 아닌 청소년 시기부터의 진지한 탐구 활동이라면, 입시 정책의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2014년도 학생생활기록부 논문 작성 이력 기재 금지 정책 발표 이후, 고등학생들이 작성하는 논문의 수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 컴퓨터공학, 의학 등 표준적인 이공계 중등교육 과정과는 거리가 먼 분야에서 논문을 작성한 사례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또한 학교 단위에서의 ‘입시 지도’를 거쳐 특정 학교에서 반복적으로 공신력이 낮은 학회·학술지에 투고가 이루어진 정황 역시 관찰됩니다.
• 물론 본 문서는 학교 유형, 학문 분과 등 집단(group) 수준의 분석에 집중하기에 개별 논문 하나 하나에 대하여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통계적 지표만으로 특정 논문의 작성 과정 자체가 적법했는지, 윤리적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특출난 성과와 합법적·제도적 지원을 바탕으로 고교 시절 논문을 작성한 사례 역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비리 및 오용 사례는 데이터 분석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 개별 사안 취재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aside> 📆 우리가 왜 프로젝트를 시작했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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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년 간 고등학생 논문 관련 이슈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대학원생 대필, 유료 작성대행, 친인척 인맥을 활용한 품앗이 등 다양한 관행이 밝혀졌죠. 또, 최근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논문 실적 위조 논란까지 발생해 이러한 악습이 특정 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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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기존의 보도들은 개별 사안 취재에 집중해오고 있기에 고등학생들이 작성한 전체 해외 논문 데이터셋을 활용해 분석을 한 시도는 없었습니다. 또, 입시 정책의 변화 양상이나 학교 유형별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보도가 이루어진 경우도 많았죠. 이에 저희는 지난 20년간 작성된 모든 고등학생 저자의 해외 논문들을 분석해보자는 취지 하에 본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aside> 🚸 고등학생 논문 및 입시와 관련해 알아두면 좋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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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들이 (넓은 의미에서의) 논문을 쓰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논문이란 ‘학술적인 연구를 정리하여 발표하는 글’이니 학생 대상 공모전도 많고, 과고·영재고에서는 정부 부처들의 지원을 받아 R&E라는 대학 연계 논문 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교육부에서도 청소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온 바 있죠. 획일적인 집필 시험에서 벗어나 학문 연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10대 시절에 유사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 다만 이러한 논문 작성 경험이나 청소년 학술대회는 자체적인 행사에 가깝고, 또 접근성도 꽤 높다보니 입시에서 차별화 전략이 되기는 힘듭니다. 자연스레 일부 학생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소위 ‘진짜’ 논문이라고 하는) 해외 학술지·학회에 투고하고자 하는 유인이 생깁니다. 다른 학생들이 “외교부 청소년 학술대회 고등부 논문 동상”이나 “매일경제신문 경제논문공모전 2위”를 제출할 때 “American Journal of Engineering Research, Volume-5, Issue-3 (2016)”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하면 훨씬 더 경쟁력 있게 보일테니까요.

• 물론 정말 탁월한 일부 학생들이 고등학교 시절 출중한 연구를 해서 해외 학술지·학회에 발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해외 논문 투고 이력이 있는 학생들 모두를 조작이나 대필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러한 유형의 학생은 매우 드물고, 또 대학 진학 이후에도 논문 작성을 계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음에 해당되는 패턴이 관찰된다면, 고등학생들의 해외 논문 작성 사실은 충분히 의심스럽습니다.

  • 해외에 논문을 투고한 고등학생들의 수가 지나치게 많음
  • 고교 시절 첫 논문 작성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학술 활동이 전무함
  • 이공계 중등교육 핵심 과정인 자연과학(물리학, 수학, 화학, 생물학 등) 분야를 벗어난 논문의 비중의 지나치게 높음

• 고등학생의 논문 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두 가지였습니다.

  • 2014년 : 논문 실적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가 금지됨
  • 2018년 : 논문 실적의 자기소개서 기재가 금지됨

  만약 고등학생의 해외 논문 투고가 뛰어난 영재들의 자연스러운 활동이라면, 이러한 정책에 따라 논문 작성 수가 급격히 변화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만약 논문이 입시의 수단으로서 급조될 수 있거나 전략적으로 활용되는 도구였다면, 아마 기재 금지 정책으로 인해 중대한 변화가 있었겠죠. 저희는 지금부터 이 문제에 대해 데이터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aside> 📊 어떠한 데이터를 사용해서 분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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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에 사용한 데이터는 두 가지입니다.

  • **Microsoft Academic Graph(MAG)**는 2021년까지 작성된 2억 7천건 가량의 전 세계 학술 연구의 메타 데이터 및 저자, 소속기관, 논문 주제 등 다양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미국국립의학도서관(NCBI)의 PubMed처럼 특정 분야에만 한정되지도 않고, Google Scholar와 달리 지난 해까지도 API 형식으로 제공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연구에 적합한 학술 DB라고 평가받습니다. (2000년부터 2021년 12월 1일까지의 데이터 기준 논문 총 1억 4천 7백만 건 수록.)

    Microsoft Academic Graph - Microsoft Research

  • **국내학술지 인용색인(KCI)**은 국내 논문 및 참고문헌 DB 관련 API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논문과 학술대회 발표문들 중 일부는 영어로 작성되는데요, 이는 위의 MAG 데이터에 포함되어 실제로는 국내 학술자료임에도 해외 논문으로 오분류 될 수 있습니다. 이에 MAG 데이터 필터링 용도로 KCI 논문 명단을 활용했습니다.

    한국학술지인용색인(Korea Citation Index)

• 분석 대상 고등학교는 교육부가 운영하는 학교알리미에 등록된 학교 분류와 교육 전문 신문 베리타스 알파가 제공하는 고등학교별 서울대 진학 자료를 활용해 다음 네 개 유형에 속하는 국내 213개 고등학교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 영재고등학교 (6개 학교)
  • 과학고등학교 (19개 학교)
  • 자율형 사립·공립 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169개 학교)
  • 2020년도 기준 서울대 진학 랭킹 Top 50에 속한 일반고등학교 (19개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