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실력, 문장력 향상! 하루 30분 필사면 충분

 

필자는 신문방송학을 수학하고 기업체 홍보실에서 약 7, 자유기고가로 약 3년 활동했다. 그사이 조중동을 비롯한 관공서 계간지 등에 글을 다수 올린 바 있고 현재는 지역 문학회에서 현역 시인, 수필가들과 교류하며 영화평론부문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있다.

글짓기에 통달한 초고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글과 국어, 문학에 대해 일반인 이상의 전문성은 있다고 미리 밝혀두는 바다. 오늘 포스팅 주제는 글짓기 실력 빠르게 올리는 법’. 포스팅 전에 필자에 대해 어느 정도는 소개를 해두어야 거부감이 덜할 것 같아 사족을 붙여보았음을 양해 바란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유튜브, 블로그, SNS 등 개인 미디어 종류가 많아지면서 글쓰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글을 짓는 행위가 예전에는 작가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면 요즘에는 평범한 사람도 일상적으로 끄적거리는 행위로 범주가 넓어진 것이다.

이를 반영하든 서가에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강원국의 <글쓰기>를 비롯해 작문에 대한 다양한 서적이 나와 있다. 필자는 이런 책을 접하지 않았고 읽어보지 않았다. 해당 방면에서 박식함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저자가 지은 책인 만큼 그 퀄리티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글쓰기 실력을 단기간에 가장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묻는다면 난 단연코 ‘필사’하기를 꼽을 것이다. 필사란 무엇이고 그 효과는 어떠한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자.

 

필사는 단기간에 가장 효율적으로 글짓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필사는 다른 사람의 글을 그대로 똑같이 적는 것을 뜻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필사를 통해 글 실력을 키웠다고 솔직하게 인터뷰한 바 있으며, 모차르트 역시 시간 날 때마다 악보 필사를 했다. 이렇게 한 결과 모차르트의 오른 손은 20대 때 이미 기형이되었다고 한다. 사실상 천재가 아니라 노력파였던 것이다.


 

◆ 필사의 효과 ◆

-생소한 어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손으로 베껴쓴 어휘들이 추후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절로 구사하게 된다. 

-작가의 사상과 철학, 사고구조를 느낄 수 있다. 글의 장인이 쓴 글자를 한자 한자 눌러쓰는 동안 작가의 생각과 느낌을 온몸으로 오롯이 받아들이게 되며, 작가가 어떤 논리구조, 감성전개를 통해 해당 문장을 뽑아냈는지 자연스럽게 추측하게 된다.

-존경하는 작가의 필체를 따라가게 된다. 외과의사 이국종님은 소설가 김훈을 좋아해 하루 30분씩 김훈의 소설을 필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반년 뒤 김훈의 냄새가 나는 필치를 갖게 되었고, 김훈의 소설을 읽은 사람이 이국종님의 글을 보면 김훈이 쓴 것으로 착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한다. 필사의 힘은 강력할뿐더러 굉장히 속도감이 빠르다.

-어휘력, 맞춤법, 띄어씌기에 강해진다.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올바른 국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글의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다. 정제된 작가의 글을 따라하는 동안 글 전체의 밸런스, 문단의 배치, 문장의 구조가 이해되기 시작하고 각 부분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법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창의성, 통찰력이 늘게 된다. 필사는 모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눈을 거쳐 손으로 옮기는 동안 뇌에 내용이 각인되고 뉴런이 활성화된다. 뇌 속에 저장된 기억과 지식들이 서로 엉키고 융합하여 독창적인 나만의 지식, 나만의 논리 체계를 만들어 낸다. 특정 주제에 필사한 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동일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게 될 때 In put보다 더 많은 Out put이 나오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필사의 종류 ◆

통필사: 하나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베끼는 것. 시간이 많이 들고 필사가 불필요한 단순한 문장까지 베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통필사를 통해 존경하는(닮고 싶은) 작가의 필치와 사고방식을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분필사: 글 중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문장, 문단만 추려서 필사하는 방법. 시간 대비 효율이 뛰어나다. 하지만 문장력 이외에 작가의 사고체계나 특유의 필치를 따라하는 데는 효용이 떨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신경숙 작가는 물론,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 또한 지독한 필사광이었다.

◆ 필사하는 방법 ◆

1. Ice Breaking: 우선 베끼고자 하는 글()을 가볍게 읽는다. 저자의 생각 흐름을 이해해본다

2. 친해지기: 다시 한번 읽으며 생소한 어휘나 핵심어구, 따라하고 싶은 멋진 문장에 형광펜등으로 체크해본다

3. 필사하기: 정자체가 아니라도 좋다. 글자를 한자 한자 옮겨적어본다. 달리 집중하거나 부담갖지 않아도 된다. 편하게 필사한다. 자연스럽게 저자의 사고구조와 글의 흐름, 의식의 전개에 대해 파악하게 된다.

4. 정해진 글을 하루 30분 꾸준히 반년만 실천해본다. 어느덧 중수 이상의 필력을 가진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5. 컴퓨터 자판으로 하는 필사는 비겁한 행위. 타이핑하는 데만 몰두해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많다.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손으로 필사할 것을 권한다.


필자는 영화평론가 이동진님의 글을 하루 60분씩, 약 두 달 간 필사한 적이 있다. 
영화에 대한 짧은 평론문을 작성할 때면 나도 모르게 이동진님의 필치를 따라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은 평론가 등단보다 passive icome이 더 시급하다 생각해 잠시 중단한 상태)
대중문화 이야기 카테고리에서 <친절한 금자씨>, <호랑이형님>, <영화는 영화다>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직접 경험해보고 추천하는 방법이니 글짓기 실력을 향상 시키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필사해보길 바란다.

중고등학교 논술을 준비한다면 비싼 사교육비 들여 학원보내지 말고 신문 사설을 필사하면 된다.
비용도 들지 않고 효과는 몇 십배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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