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탄소시장’으로 몰리는 글로벌 투자금
5년간 3배 오른 ‘탄소배출권’
ETF·펀드 등 경로 다양화
기관·개인자금 동시유입 주목

글로벌 투자금이 ‘탄소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치솟고,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 역시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국의 세금 정책까지 더해져 탄소배출권 가격은 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은 이산화탄소 환산t당 50.29유로를 기록하며 5년 동안 3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 1년 동안에만 124.2% 상승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상승세가 가파른 추세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급증한 주택 수요로 인해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목재를 제외하면 글로벌 상품투자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기관뿐만 아닌 개인도 투자 확대=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탄소배출권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7월 상장한 ‘크래인셰어카본ETF(KRBN,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는 올해 4억달러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크레인셰어즈에서 운용하는 KRBN은 총 3개의 탄소배출권 선물로 구성된 ‘아이에이치에스 마킷 글로벌 카본인덱스(IHS Markit Global Carbon Index)’를 추종한다. 상장 후 3일 현재까지 64.9% 상승했다.

크레인셰어즈의 최고운용책인자(COO)인 조나단 셀론(Jonathan Shelon)은 “정부의 규제와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기업들을 통해 수익률이 기대되기 때문에 KRBN에 개인들의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를 겨냥한 탄소배출 관련 펀드도 출시를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대표였던 마크 카하트(Mark Carhart)는 케포스 캐피털(Kepos Capital)과 함께 배출권, 선물, 파생상품, 주식 등이 포함된 탄소전환 펀드(carbon-transition fund)를 내놨다. 해당 펀드는 수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에토스 캐피털(Aetos Capital)가 작년에 출시한 탄소 펀드의 경우 투자금 목표액인 약 2억달러 가운데 절반 수준을 이미 확보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매니저인 노스랜더 상품 어드바이저 LLP(Northlander Commodity Advisors LLP)는 1억달러 모금을 목표로 탄소전용 펀드를 4월에 출시했다.

▶생산량, 투자수요, 과세...탄소 가격 상승 요인=장기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유럽과 미국의 배출권 거래를 진행하는 인티콘티넨탈 거래소(ICE)는 탄소배출권 거래의 참여자 규모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85% 증가했다고 밝혔다. 5월25일 기준 유럽 시장 규모만 1050억 달러에 달한다.

컨설팅 회사인 에너니 에스펙스의 에너지 전환 연구 책인자인 트레버 시코스키(Trevor Sikorski)는 “배출권 거래자들이 탄소배출 가격이 t당 100유로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공장과 발전소 등에서 생산량을 늘릴 때 오른다. 또한 탄소배출권 투자자들의 수요로 배출권의 가격이 오르고, 결국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노스랜더(Northlander)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울프 에크(Ulf Ek)는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서도 그들의 투자로 뭔가 좋은 일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주요국 과세 방침도 탄소배출권 가격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2023년부터 유럽, 미국 등 선진국들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한다.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10년 안에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승환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